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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철
정호철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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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명 늘리기
2개의 칼럼 #경제
  • 경제수명 연장을 위해 노후자산을 키우고자 할 때는 포트폴리오 구축이 기본이다. 포트폴리오 구축은 자산을 다양한 투자수단에 분산함으로써 수익과 위험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전략 중 하나다. 수익과 위험의 균형을 맞춘 자산 배분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금융자산이 바로 채권이다. 채권은 주식, 부동산 등 타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채권 투자는 개별채권을 사는 직접투자와, 펀드(ETF 포함)처럼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간접투자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중 채권ETF는 개별채권과는 달리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어 유동성이 높다. 운용 전문가가 다수의 채권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신용위험 관리측면에서도 유리하다. ETF 1주 상당액만으로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어 진입장벽도 낮다. 한 마디로 채권투자 입문용으로 적합하다. 반면, 단점도 있다. 펀드의 일종인 ETF에 대해서는 투자기간 동안 운용보수 등이 부과된다. 개인투자자가 개별채권에 투자하는 경우 이자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지만, ETF 투자시에는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채권 매매차익도 과세대상이다. 또한, 만기가 존재하는 개별채권과는 달리, 채권ETF에는 만기(존속기한)가 따로 없는데, 만기 유무는 금리위험(가격변동위험)과 관련해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개별채권과 채권ETF 모두 금리변동에 따라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개별채권의 경우에는 만기까지 보유함으로써 가격변동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발행사의 신용위험이 현실화하지 않는 한, 만기시점에 미리 정해진 원리금을 수령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만기가 없는 채권ETF는 엑싯시점의 가격에 따라 매매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채권ETF에 투자하면서도 가격변동위험을 피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 바로 ‘만기매칭형’ 채권ETF다. 일반적인 채권ETF는 다양한 만기의 채권들을 사고 팔면서 운용수익을 내는 반면, 만기매칭형 ETF는 만기가 거의 동일한 채권들을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에 금리변동에 상관없이 존속기한까지 만기매칭형 ETF를 보유한다면, 매수시점에 확인한 예상 만기수익률(YTM, Yield to Maturity)과 거의 같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ETF의 특성상 보통 10개 종목 이상의 채권을 편입하고 있지만, 마치 개별채권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매매가 편리한 ETF와, 만기가 존재하는 개별채권의 장점이 결합된 만기매칭형 채권ETF는 은행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자산의 가격변동성은 피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만기매칭형 채권ETF를 매수 후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 즉 예상 만기수익률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해당 ET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각 운용사는 홈페이지에 만기매칭형 ETF의 만기수익률을 전일 기준으로 고지한다. 만기매칭형 ETF의 만기는 편입채권의 만기와 거의 같은 시점으로 설계되기 때문에 채권 원리금상환 직후 ETF는 자동 청산된다. ‘만기매칭형’이라는 이름은 이처럼 편입채권 만기와 ETF 만기와 같다는 데서 유래한다. 편입채권의 만기시점은 ’25-08’ 등과 같은 형태로 ETF 종목명에 표시되는데, ’25-08’은 2025년 8월을 의미한다. 편입대상 채권은 국공채,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등으로 일반적인 채권ETF와 다르지 않다. 만기매칭형이라고 해서 ETF를 반드시 만기까지 보유할 필요는 없다. ETF 매수 이후 금리 하락으로 인해 가격이 투자자 본인이 원하는 수준으로 오른다면, 만기 전에 매도해 시세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 가격이 하락한다면, 손실 회피를 위해 만기까지 보유하면 된다. 만기매칭형 채권ETF는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다. 채권ETF 투자에 수반하는 가격변동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서 시장 수요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본 상품을 통해 채권ETF 투자와 개별채권 투자의 이점을 동시에 누리면서 자산포트폴리오의 변동성도 낮추는 효과를 경험해 보기 바란다.
    2024.11.30 10:14:08
    만기매칭형 ETF로 가격변동위험 헤지를!
  • “만 원으로 점심 한 끼 해결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사과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언론지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한국의 가구당 실질 소득은 전년대비 1.6% 감소해 7년 만에 최대폭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외식비, 과일 값 외에도 전반적인 물가가 많이 올라 보통의 직장인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2015년 이후 10년 가까이 4500원인 담배가격을 대폭 인상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흡연자들의 불만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기획재정부는 담배가격 인상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담배가격이 매우 낮은 수준이며 흡연율을 낮춰서 국민 건강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등 담배가격 인상 옹호론의 논리를 반박하기는 어렵지만, 100%에 가까운 인상폭은 흡연자들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담배가격 인상 얘기가 나오면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금연을 해야 하는 이유가 오직 건강에만 있는 걸까? 오늘은 금연이 불러올 수 있는 놀라운 경제적 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현재 20세인 청년이 60세까지 한 달에 20갑씩 40년 동안 흡연을 지속한다면 담뱃값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얼마일까. 보건복지부 ‘금연길라잡이’에 따르면, 현재 담뱃값 4500원 기준 한 달에 20갑을 피운다고 가정하면 40년간 지출하게 되는 담뱃값은 무려 4320만 원에 달한다. 만약 한 줄기 연기를 뿜어내는 대신 금연과 함께 담뱃값을 금융투자상품에 꾸준히 투자한다면 어떨까. 40년 동안 월 9만 원 또는 연 108만 원을 차곡차곡 모아 연 5~7%로 운용하면 약 1억 3000만 원에서 약 2억 2000만 원 규모로 불어난다. 여기에 담뱃값의 가파른 오름세를 반영하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1970~1980년대 고물가 시기를 제외하면 담뱃값은 소비자물가 대비 월등히 높은 상승률(연 5.21%)을 기록했다. 현재 한 갑에 4500원인 담뱃값에 연 5.21%의 상승률을 적용하면 40년 후에는 3만 2000원을 넘어선다. 어떻게 담뱃값이 그렇게 오를 수가 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현재 가격 대비 7배 이상 오른 가격도 여전히 현재 호주의 담배 한 갑 가격인 약 3만 8300원(US$ 28.4, 환율 1350원 적용 시)보다 낮다. 담배 가격 상승률까지 감안하면 단순히 40년 간 담뱃값을 모으기만 해도 약 1억 4000만 원의 목돈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연 5~7%의 복리 투자 효과를 더하면 40년간의 담뱃값은 무려 약 3억 원~4억 원으로 불어난다. 한 갑에 4500원, 티끌만큼이나 가볍게 여겼던 담뱃값을 40년 동안 꾸준히 모으고 잘 가꾸기만 하면 알토란 같은 금융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월 수입으로 환산해 보면 단순히 은행 정기예금 이자 만을 고려할 경우에도(연 3.61%) 세전으로 매월 90만 원에서 132만 원에 이르는 정기적인 수입이 만들어진다. 2023년 기준 가입기간 20년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의 노령연금 평균 수급액이 월 103만 원 수준이다. 단지 금연을 했을 뿐인데 40년 후 월 100만 원 수준의 현금흐름이 생길 수 있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번 금연에 도전해야 하지 않을까. “티끌 모아 태산? “야~야! 티끌 모으면 티끌이야!” 개그맨 박명수의 말이다. 티끌을 단지 모으기만 하면 태산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여전히 티끌 더미에 불과 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티끌들을 꾸준히 모으고 잘 가꾼다면 시간의 가치와 복리 효과가 더해지면서 태산을 만들 수 있다. 눈 앞에 흩어지는 한 모금의 연기가 아른거리더라도 하루에 담배 한 갑 줄이면 나의 건강수명 뿐만 아니라 경제수명도 함께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4.06.22 06:30:00
    ‘금연’을 거꾸로 하면 ‘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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