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7
  •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게임물은 법적으로 문화예술의 한 유형으로 규정되고 있다. 게임인은 예술인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게임물의 성격을 보면 그래픽이나 영상 등 예술적 요소와 소프트웨어 등 기술적 요소가 결합돼 있다. 더 나아가 게임물이 다른 서비스로 분화되거나 다른 서비스가 게임물로 변화하기도 한다. 게임물은 하나의 서비스나 기술이 아닌 다양한 유형이 융합된 결과물이다. 게임은 SW로서, 콘텐츠로서, 정보통신 서비스로서, 전자상거래에 따른 재화로서, 그리고 메타버스로서 분류될 수 있다. 이러한 각각의 성질에 따라 규율되는 법률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규제의 정합성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성질은 다양성 및 확장성에 있다. 메타버스는 게임 서비스가 되거나, 콘텐츠 서비스가 되거나 다양한 서비스가 융합된 플랫폼 서비스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가 연계되거나 혼재됨으로써 법적 적용에 있어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규제 체계는 다른 서비스와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정리될 필요가 있다. 다만, 메타버스의 새로운 서비스 유형에 대해서 규제 체계로 편입시킬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규제정합성 및 산업진흥이라는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하다. 게임규제는 시장에서 등급분류 받은 내용과 다르게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에 기반한다. 모든 영역에서 우려가 없는 것이 있을까? 우려가 없는 사업은 없다. 유독 게임산업법에서는 우려를 가지고, 규제의 근거로 삼고 있다. 이러한 규제적 속성은 게임물과 경계에 있는 메타버스에도 적용된다. 무엇보다, 메타버스산업이 게임산업과 유사하다는 점에 기인한다. 메타버스는 다양한 서비스의 집합과도 같기 때문에 게임산업법만이 아닌 청소년보호법 등 다양한 규제법제의 적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메타버스가 게임산업법을 우회하거나 사행성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게임물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한다는 것은 당위적이지 않다. 우려만이 아닌, 실제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영역이다. 물론 그동안 사업자들이 보여온 행태를 보면 우려가 이해가 가는 면도 있다. 따라서, 실증 특례를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정부의 신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 게임산업법의 탈 규제 체계의 수립, 자율규제의 확장과 책임의 강화 등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는 시장에 맡겨두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물론 무조건적인 자율은 아니다. 자율규제를 위반하거나 또는 기대했던 바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가중하는 것이다. 메타버스와 게임물은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게임화 또는 게임의 메타버스화하는 상황에서 양자는 명확한 구분이 쉽지 않다. 규제기관과 사업자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영역이다. 메타버스 정책과 게임정책은 기본적으로 진흥을 목적으로 하지만, 실질적으로 기대하는 효과나 목적은 상이하다. 게임의 속성상 ‘오락’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지만, 게임산업에 내재하는 사행성 이슈는 게임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제와 현실세계의 경제의 혼합을 규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내에서 경제활동은 규제의 대상이 되고, 현실 재화로의 이전은 금지된다. 지금까지 게임산업이 갖는 기술적인 특성에 따르면, 게임산업법의 규제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기술이라는 것은 변화하는 속성을 갖는다.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게임산업과 메타버스 산업을 구분하기 어렵다면, 규제라는 목적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규제는 사업자에게 부담지우는 것이기는 하지만 최종적인 소비자에게 분담지워진다. 이러한 분담은 소액이나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체감되지 않을 뿐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규제가 정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산업법이 도구적으로 메타버스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규제나 정책의 정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책이 정합적이지 않으면, 결국 수범자의 입자에서는 명확하지 않는 산업정책으로 인식될 뿐이다. 따라서, 메타버스 규제의 필요성이 있다면 그 필요성이 명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규제의 실익이 있는지를 설명하여야 한다. ‘우려’라는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은 정책적이지 않다. 과학적, 통계적 기반에 따른 게임정책이 요구된다. 정부 정책이 과학적이지 않는다면 해당 정책은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물의 규제에 대해서는 게임산업법의 목적규정과 입법취지에 부합해야 한다. 게임산업법은 “게임산업의 진흥 및 국민의 건전한 게임문화를 확립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과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 게임의 문화적 이용에 대한 규제 등 목적규정에 위배되는 규제는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 이처럼, 입법목적이 부정되는 법률을 누가 수범해야하는지 묻고 싶다. 우리 헌법은 문화국가의 원리를 기본원리로 삼고있음에도, 가장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게임 분야에서 몰가치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이러니할 뿐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법적 관점에서 본 메타버스와 게임의 경계
    by 김윤명
    2024.07.21 08:00:00
  • # 50대에 명예퇴직을 한 A씨. 우연찮게 유튜브를 통해 부동산 공동투자에 참여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모 부동산 업체의 부동산투자 강사 B씨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게 됐다. 몇 개의 영상을 보고 B씨가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라고 믿은 그는 B씨가 소속된 부동산 업체에서 주관해 진행하는 공동투자에 참여하기로 마음 먹었다.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 모아두었던 명예퇴직금까지 끌어모아 투자를 했는데, 몇 년이 지나도록 투자이익은 물론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부동산 폭등기 시절, 유튜브에서는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임을 표방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 사례를 소개하는 데에 그치는 듯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공동투자를 통해 함께 큰 돈을 벌자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강남에 부동산 학원을 차리고, 부동산 공동투자자를 모집하며 공동투자의 장점을 널리 홍보했다. 주식 및 코인과 달리 부동산은 투자에 필요한 시드머니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시작이 어렵다. 부동산 업체는 이러한 부동산 투자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공동투자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소액의 투자금으로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이들이 홍보하는 부동산 공동투자는 사실상 부동산 업체의 단독투자와 다를 바 없다. ‘공동’투자라면 투자에 있어서 핵심적인 사항을 함께 상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형태의 의사결정 체제가 정비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동산 업체의 공동투자 시스템은 그들이 투자할 부동산을 선정하고 매입가를 결정하며 매도가격과 매도시기 역시 업체가 결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부동산 업체가 단독으로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었기에, 사실상 ‘공동투자’가 아니라 부동산 업체가 주관하여 진행하는 ‘리딩투자’인 것이다. 부동산 업체가 주관하는 리딩투자 물건은 보통 아파트와 같이 거래가 쉬운 물건이 아니라 거래가 뜸한 토지가 많다. 부동산 하락기를 거쳐오면서 토지 매물을 찾는 수요는 훨씬 줄었고, 그 사이 공사비도 폭등한 탓에 토지는 제 값에 매도하기 더 어려워졌다. 시간이라도 더 끌며 매수자를 찾으면 좋겠지만 받아둔 투자금도 이미 바닥이 보이는 상황이라 대출이자를 내지 못해 경매에 부쳐진다. 투자에 참여한 사람들은 업체에 원금이라도 회수할 방안이 없는지 문의하곤 하지만 업체는 묵묵부답이다. 성공한 투자자로서의 제2의 인생은 없고, 떼인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일이 인생 후반기의 새로운 일이 돼버린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투자자는 업체의 처벌을 구하는 형사고소와 더불어 투자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부동산 리딩투자는 자본시장법 및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는 보통 자신에게 유리한 형태의 계약서를 미리 받아두기에, 법적 분쟁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리딩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경험을 간접적으로 쌓고 쉽게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는 엇나간 바람이다. 부동산 리딩투자는 자신의 투자경험이 아니기에 남는 것도 거의 없고, 투자금 역시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기 때문에 실패한 투자로 이어지기 쉽다.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주체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도움과 조언을 받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매물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분석한 뒤에 투자결정을 해야지만, 그 고민과정과 나중의 결과를 통해 투자경험이 남게 된다. 남에게 내 돈의 투자를 맡기면 경험도 남지 않고, 돈도 남지 않을 수 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깊이 명심해야 한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고수익 미끼' 부동산 투자리딩의 허와 실
    by 이시훈
    2024.07.20 08:00:00
  • 지난 달 헌법재판소로부터 매우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필자가 속한 법무법인에서 수행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친족상도례를 규정한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이다. 문제가 된 친족상도례 규정의 내용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에서 일어난 재산 범죄(사기, 횡령·배임, 절도, 권리행사 방해 등)는 형을 면제한다는 것이다. ‘법은 문지방을 넘지 않는다’는 고대 로마의 법원칙에 기원을 둔 것이기도 하고 ‘집안의 일은 가장이 알아서 해결할 일’이라는 가부장적 정신의 유산이기도 하다. 이는 형법이 제정된 1953년부터 있었던 조항이다. 당시에는 위헌이라고 볼 여지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가족은 하나의 경제공동체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처벌할 만한 재산범죄가 일어날 것이라고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71년이 지난 지금은 가족의 개념은 너무나도 달라졌다. 부모와 자식 간이나 형제 간에 벌어지는 일들도 이제는 처벌되어야만 피해자에게도 그리고 사회구성원에게도 납득이 되는 그런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선 4월에는 유류분 조항이 헌재의 철퇴를 맞았다. 유류분 조항은 고인의 유언과 관계없이 유족들이 유산의 일정 부분을 상속받을 권리를 규정한 것이다. 유류분 조항은 민법이 1977년 12월 31일 개정되면서 처음 도입된 조항이다. 당시에는 해당 조항도 위헌이라고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가족의 재산을 일정 부분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정신이 도전 받을 일은 많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가족의 재산을 독점하려는 사람이 경계를 받을 필요가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고인에 대해서 아무런 법적 의무나 인간적 도리도 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가족이라는 이유 만으로’ 그 재산의 일부를 받아가는 것이나, 형제·자매까지 그 재산의 일부를 받아가는 것이 이제는 납득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요컨대 세상이 바뀌었고, 헌법에 부합하던 법들이 이제는 헌법에 어긋나게 됐다. 즉, 법은 한 번 정당성을 얻었다고 해서 영원히 정당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의 삶이 변하는 만큼 법이 따라 변하지 않으면 법은 그 정당성을 잃을 수 있다. 법률가들은 때로는 법의 해석을 통해 법을 삶에 맞도록 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해석의 범위를 넘어 법이 어긋나 있게 되면 입법을 통해 개정하거나 헌법재판소의 위헌 선언을 기다리게 될 수 있다. 법률가들의 사명 가운데 하나는 법이 우리 삶에 잘 어울리도록 해 법의 규율 안에 있는 당사자가 자신의 권리를 잃지 않게 하고 의무를 준수하게 하는 것에 있다. 정의를 위한 의지가 있다면 굳은 법 앞에서 주저앉을 필요가 없다. 과감하게 변호사의 손을 잡고 헌법재판소의 문을 과감히 두드리자. 바뀌어 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우리 국민의 건전한 의식이 바로 헌법의 정신이다. 그 헌법의 정신을 법에 비추어 줄 책무는 바로 우리 국민에게 있다.
    법 위에 헌법, 헌법 위반 法을 바꾸는 방법
    by 안성훈
    2024.07.20 08:00:00
  • 최근 오피스텔 월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4년 5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33%로 2022년 3월 이후 2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에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하는 데다 전세사기 사건으로 인한 빌라 기피현상이 더해지면서 오피스텔 월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피스텔 임대인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해당 임대인이 은퇴자로서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하며 오피스텔에 투자한 경우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오피스텔 월세처럼 자산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인컴(Income)이라고 한다. 채권(Bond) 이자도 대표적인 인컴 중 하나다.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이자수익으로 은퇴생활비 일부를 충당할 수 있다면, 그만큼 경제수명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금리가 급등한 2022년부터는 개인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인이 증권사 중개를 통해 순매수한 채권 규모는 2021년 4조 6000억 원에서 2023년 37조 6000억 원으로 불과 2년 만에 33조 원 늘었다. 채권은 더 이상 기관투자자나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 아닌 셈이다. 채권은 발행자가 투자자에게 정해진 일자에 정해진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속한 채무증권이다. 주식과 비교해보면 채권은 타인자본으로서 주식 대비 선순위증권이다. 주주 배당에 우선해 이자를 지급받고, 회사 청산시에도 주주보다 우선해 잔여재산에 대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신, 채권 소유자는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 채권 직접투자시 투자자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발행사가 약속한 이자나 원금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 즉 신용위험이다. 국채와 같은 무위험채권이 아니라면, 모든 채권에는 채무불이행위험이 내재돼 있다. 하지만, 개별채권에 부여된 신용등급을 활용할 경우 이러한 신용위험은 일정 수준 통제할 수 있다. ‘BBB-’가 투자적격등급의 하한선인데, 이보다는 더 높은 등급으로 채권 투자대상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권 직접투자에 따른 또다른 위험은 시장이자율 변동에 따른 가격변동에 대한 위험, 즉 이자율 위험이다. 채권가격은 미래현금흐름을 당시의 시장이자율로 할인해 구한 현재가치이다. 시장이자율이 현금흐름 할인율로 쓰이기 때문에 시장이자율과 채권가격은 반비례 관계에 있다. 즉, 시장이자율이 매수시점보다 오른다면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만약, 가격이 하락한 채로 채권을 시장에 매도한다면 매매손실을 보게 된다. 하지만 만기까지 그대로 보유한다면, 이자, 원금 등 미래현금흐름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 매매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채권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 못지 않게 다양한 매력이 존재한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주식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낮은 대신 변동성도 낮다. 만기 때까지의 이자와 원금이 미리 정해져 있어서다. 주식과 같은 다른 자산클래스와의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또한, 채권은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투자수익률은 통상 은행 예금이율보다 높다. 최근 증권사에서 판매 중인 신용등급 A급 회사채의 경우 은행예금 대비 1~2%포인트(p) 정도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자수익 외에 매매차익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채권 직접투자의 매력 중 하나다. 시장이자율이 매수시점보다 낮아졌다면, 채권가격은 그만큼 올랐을 것이다. 이 경우 중도 매도시 매매차익을 거둘 수 있다. 게다가 현행 세법상 개인의 채권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금융투자소득세가 예정대로 2025년부터 도입될 경우 이와 같은 비과세 혜택은 없어질 수 있다. 채권 투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 연 200만 원(일반형)까지 비과세되고 이를 초과하는 소득은 9.9%로 분리과세되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2024년 1월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ISA의 납입한도와 비과세한도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관련 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향후 입법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에는 직접투자 말고도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식도 있다. 채권에 직접 투자하면, 펀드보수 등 간접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매매차익 등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발행사의 채무불이행 등 채권 투자에 수반되는 위험요소들을 투자자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하고, 중도 매도 여부 등 중요 의사결정도 직접 내려야 하는 등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투자 스타일이나 금융상품 지식수준 등을 감안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권 직접투자의 매력과 위험
    by 정호철
    2024.07.20 07:30:00
  • 최근 오피스텔 월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4년 5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33%로 2022년 3월 이후 2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에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하는 데다 전세사기 사건으로 인한 빌라 기피현상이 더해지면서 오피스텔 월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피스텔 임대인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해당 임대인이 은퇴자로서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하며 오피스텔에 투자한 경우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오피스텔 월세처럼 자산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인컴(Income)이라고 한다. 채권(Bond) 이자도 대표적인 인컴 중 하나다.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이자수익으로 은퇴생활비 일부를 충당할 수 있다면, 그만큼 경제수명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금리가 급등한 2022년부터는 개인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인이 증권사 중개를 통해 순매수한 채권 규모는 2021년 4조 6000억 원에서 2023년 37조 6000억 원으로 불과 2년 만에 33조 원 늘었다. 채권은 더 이상 기관투자자나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 아닌 셈이다. 채권은 발행자가 투자자에게 정해진 일자에 정해진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속한 채무증권이다. 주식과 비교해보면 채권은 타인자본으로서 주식 대비 선순위증권이다. 주주 배당에 우선해 이자를 지급받고, 회사 청산시에도 주주보다 우선해 잔여재산에 대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신, 채권 소유자는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 채권 직접투자시 투자자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발행사가 약속한 이자나 원금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 즉 신용위험이다. 국채와 같은 무위험채권이 아니라면, 모든 채권에는 채무불이행위험이 내재돼 있다. 하지만, 개별채권에 부여된 신용등급을 활용할 경우 이러한 신용위험은 일정 수준 통제할 수 있다. ‘BBB-’가 투자적격등급의 하한선인데, 이보다는 더 높은 등급으로 채권 투자대상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권 직접투자에 따른 또다른 위험은 시장이자율 변동에 따른 가격변동에 대한 위험, 즉 이자율 위험이다. 채권가격은 미래현금흐름을 당시의 시장이자율로 할인해 구한 현재가치이다. 시장이자율이 현금흐름 할인율로 쓰이기 때문에 시장이자율과 채권가격은 반비례 관계에 있다. 즉, 시장이자율이 매수시점보다 오른다면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만약, 가격이 하락한 채로 채권을 시장에 매도한다면 매매손실을 보게 된다. 하지만 만기까지 그대로 보유한다면, 이자, 원금 등 미래현금흐름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 매매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채권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 못지 않게 다양한 매력이 존재한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주식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낮은 대신 변동성도 낮다. 만기 때까지의 이자와 원금이 미리 정해져 있어서다. 주식과 같은 다른 자산클래스와의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또한, 채권은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투자수익률은 통상 은행 예금이율보다 높다. 최근 증권사에서 판매 중인 신용등급 A급 회사채의 경우 은행예금 대비 1~2%포인트(p) 정도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자수익 외에 매매차익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채권 직접투자의 매력 중 하나다. 시장이자율이 매수시점보다 낮아졌다면, 채권가격은 그만큼 올랐을 것이다. 이 경우 중도 매도시 매매차익을 거둘 수 있다. 게다가 현행 세법상 개인의 채권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금융투자소득세가 예정대로 2025년부터 도입될 경우 이와 같은 비과세 혜택은 없어질 수 있다. 채권 투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 연 200만 원(일반형)까지 비과세되고 이를 초과하는 소득은 9.9%로 분리과세되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2024년 1월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ISA의 납입한도와 비과세한도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관련 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향후 입법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에는 직접투자 말고도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식도 있다. 채권에 직접 투자하면, 펀드보수 등 간접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매매차익 등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발행사의 채무불이행 등 채권 투자에 수반되는 위험요소들을 투자자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하고, 중도 매도 여부 등 중요 의사결정도 직접 내려야 하는 등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투자 스타일이나 금융상품 지식수준 등을 감안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권 직접투자의 매력과 위험
    by 황명하
    2024.07.20 07:30:00
  • 최근 오피스텔 월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4년 5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33%로 2022년 3월 이후 2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에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하는 데다 전세사기 사건으로 인한 빌라 기피현상이 더해지면서 오피스텔 월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피스텔 임대인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해당 임대인이 은퇴자로서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하며 오피스텔에 투자한 경우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오피스텔 월세처럼 자산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인컴(Income)이라고 한다. 채권(Bond) 이자도 대표적인 인컴 중 하나다.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이자수익으로 은퇴생활비 일부를 충당할 수 있다면, 그만큼 경제수명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금리가 급등한 2022년부터는 개인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인이 증권사 중개를 통해 순매수한 채권 규모는 2021년 4조 6000억 원에서 2023년 37조 6000억 원으로 불과 2년 만에 33조 원 늘었다. 채권은 더 이상 기관투자자나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 아닌 셈이다. 채권은 발행자가 투자자에게 정해진 일자에 정해진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속한 채무증권이다. 주식과 비교해보면 채권은 타인자본으로서 주식 대비 선순위증권이다. 주주 배당에 우선해 이자를 지급받고, 회사 청산시에도 주주보다 우선해 잔여재산에 대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신, 채권 소유자는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 채권 직접투자시 투자자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발행사가 약속한 이자나 원금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 즉 신용위험이다. 국채와 같은 무위험채권이 아니라면, 모든 채권에는 채무불이행위험이 내재돼 있다. 하지만, 개별채권에 부여된 신용등급을 활용할 경우 이러한 신용위험은 일정 수준 통제할 수 있다. ‘BBB-’가 투자적격등급의 하한선인데, 이보다는 더 높은 등급으로 채권 투자대상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권 직접투자에 따른 또다른 위험은 시장이자율 변동에 따른 가격변동에 대한 위험, 즉 이자율 위험이다. 채권가격은 미래현금흐름을 당시의 시장이자율로 할인해 구한 현재가치이다. 시장이자율이 현금흐름 할인율로 쓰이기 때문에 시장이자율과 채권가격은 반비례 관계에 있다. 즉, 시장이자율이 매수시점보다 오른다면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만약, 가격이 하락한 채로 채권을 시장에 매도한다면 매매손실을 보게 된다. 하지만 만기까지 그대로 보유한다면, 이자, 원금 등 미래현금흐름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 매매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채권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 못지 않게 다양한 매력이 존재한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주식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낮은 대신 변동성도 낮다. 만기 때까지의 이자와 원금이 미리 정해져 있어서다. 주식과 같은 다른 자산클래스와의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또한, 채권은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투자수익률은 통상 은행 예금이율보다 높다. 최근 증권사에서 판매 중인 신용등급 A급 회사채의 경우 은행예금 대비 1~2%포인트(p) 정도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자수익 외에 매매차익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채권 직접투자의 매력 중 하나다. 시장이자율이 매수시점보다 낮아졌다면, 채권가격은 그만큼 올랐을 것이다. 이 경우 중도 매도시 매매차익을 거둘 수 있다. 게다가 현행 세법상 개인의 채권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금융투자소득세가 예정대로 2025년부터 도입될 경우 이와 같은 비과세 혜택은 없어질 수 있다. 채권 투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 연 200만 원(일반형)까지 비과세되고 이를 초과하는 소득은 9.9%로 분리과세되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2024년 1월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ISA의 납입한도와 비과세한도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관련 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향후 입법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에는 직접투자 말고도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식도 있다. 채권에 직접 투자하면, 펀드보수 등 간접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매매차익 등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발행사의 채무불이행 등 채권 투자에 수반되는 위험요소들을 투자자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하고, 중도 매도 여부 등 중요 의사결정도 직접 내려야 하는 등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투자 스타일이나 금융상품 지식수준 등을 감안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권 직접투자의 매력과 위험
    by 남창주
    2024.07.20 07:30:00
  • 최근 서울 주택가격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방 주택가격의 경우 여전히 바닥을 다지지 못하는 지역이 나타나면서 또다시 차별화, 양극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렇게 지역별 주택가격 변동성에 큰 차이가 나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역시 주택을 구입하는 배후 수요가 많고 적음이 회복 속도에 차이를 발생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서울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한다’는 막연한 기대감은 인구가 아무리 줄어들어도 서울 부동산의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전망에 기인한 것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서울 부동산 시장의 존재감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 세계적인 고금리 상황이 지속됐음에도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주택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상승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해외 주요 도시 내 주택이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갖는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여겨지면서 끊임없이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그렇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갖는 투자처로써의 매력은 어떨까?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세계도시종합력 랭킹에 따르면 서울은 뉴욕, 런던, 도쿄, 파리, 싱가포르, 암스테르담에 이어 글로벌 7대 도시로 선정된 대도시다. 전세계 사람들이 세계의 주요 도시를 이야기할 때 열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도시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이미 국내 핵심 오피스 빌딩은 외국의 투자 자본에 의해 점령된 경험이 있거나 점령된 상황이며, 이제 그 관심은 점점 주택과 같은 거주용 부동산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외국인 주택 소유는 연간 약 1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중 75% 이상이 수도권 주택에 편중돼있다. 이는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비중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5년 0.5%였던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비중은 2018년 0.9%, 2022년 1.0%에 이어 지난해 1.2%로 증가하였다. 미국(2.3%)이나 캐나다(3.0%)와 같은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서울의 경우 다른 선진 주요 도시들 대비 주택의 월세는 저렴하지만 주택 가격은 저렴하지 않은 편이다. 이로 인해 주택가격 자본환원율(Cap Rate)은 낮고 투자 매력도 떨어져 보일 수 있다. 지난해 평균주택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주택가격 자본환원율은 뉴욕이 5.0%, 로스앤젤레스(LA) 3.1%, 런던 4.0%, 시드니 2.4% 등으로 1.5%를 기록한 서울보다 훨씬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 주택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여타 글로벌 도시들에 비하면 최근 주택가격 상승폭이 낮았고, 전세라는 제도를 레버리지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서울에서 외국인 집주인이 임대를 주는 주택수도 2021년 6월 124건에서 올 4월 71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물론 외국인이 국내에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 수나 대출 규제 등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측면에서 ‘외국인 집주인’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아닌 ‘전 세계인의 도시 서울’에서는 더 많은 국가의 다양한 사람들이 서울 주택을 구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모든 문화에 K를 붙이면 글로벌 트렌드가 되는 지금, ‘외국인 집주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세계 7대 도시 시민으로서 ‘글로벌 스텐다드’에 맞춰 나가야 할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도시 서울, 아직은 어색한 ‘외국인 집주인’
    by 윤수민
    2024.07.20 07:00:00
  • 지난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이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기록한 최고가를 두 달 만에 경신한 것이다. 금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지난 주말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사건이 영향이 있어 보인다. 정치적 불안정성과 위험성으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으로 자산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선호 받는 자산이기도 하다. 실제로 금은 생각보다 큰 금액이 아니어도,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며 손 쉽게 금융상품을 통해서도 투자가 가능하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금 현물을 실제로 구입하거나 투자하는 직접 투자와 금과 관련된 지수를 가진 상품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골드바 구입하기 옛날에는 금을 사기 위해 동네 금은방에 가거나 귀금속 전문상가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금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이나 홈쇼핑, 은행, 거래소는 물론, 금은방에서도 살 수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도 골드바를 구입할 수 있어 접근성 높은 재테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주의 사항이 있다면, ‘금의 가격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처가 어디냐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은 다르다. 한국 금거래소, 한국조폐공사, 홈쇼핑에서도 살 수 있으니 가격 비교를 필히 해야한다. 골드바는 장기간 금에 투자하고 싶을 때 좋은 방법이며, 별도의 보유세나 상속세가 붙지 않는다. 실물 상품인 만큼 선물하는 것도 용이하다. 단, 부가가치세(10%)와 기타 수수료(5%)가 부과된다. 은행에 금을 예금해볼까, 금 통장 은행에 예금하듯이, 예금을 하면 그 금액만큼 금으로 바꾸어 통장에 적립하는 방법도 있다. 쉽게 예를 들면, 금 1g이 10만원이라 하면, 100만원을 은행 골드뱅킹으로 예금하면 통장에 100만원 대신 금 10g을 예금한 것으로 처리된다. 금 값이 만약 올랐다면 오른 만큼 이익이다. 금값이 1g에 10만원일 때 100만원을 예금해서 10g의 금을 은행에 예금했다. 금값이 올라서 1g에 12만원이 되었다면 투자한 돈은 100만원이지만, 받는 돈은 120만원이 된다. 예금은 나중에 금 현물로도 찾을 수도 있다. 앞서 소개드린 골드바를 마땅히 보관할 장소가 없거나 도난의 위험이 있다면, 안전하게 금을 은행에 보관할 수 있는 점이 금 통장의 장점이다. 또한 거래 단위가 0.01g이기 때문에, 매우 소액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 게다가 금을 현물로 직접 살 때 부담해야 하는 부가가치세(10%)도 납부할 필요가 없어 현물로 사는 것보다 10% 싸게 사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다만, 이익을 본다면 매매차익에 대해서 배당소득세 15.4%를 납부해야 한다. 또한 적립한 금을 실물로 찾는 경우 10% 부가가치세와 별도의 매매수수료도 발생한다. 금 통장이라도, 예금자보호법의 대상이 아니기에, 금 가격의 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는 것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가입 방법은 은행에서 ‘골드 뱅킹’ ‘금 통장’을 개설하면 가능하다. KRX 금시장 투자하기 KRX 금시장이란, 한국거래소에서 한국조폐공사 인증을 받은 금 현물을 주식거래와 유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유통시장을 말한다. 여기서 금 현물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KRX 금 거래는 증권사 앱을 통해 금거래 전용계좌를 개설하거나 영업점에 방문해 개설이 가능하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으나, 계좌개설 탭 ‘금현물’ ‘금거래전용계좌’로 써있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KRX 금거래의 장점은 매매 차익이 비과세이고 부가세가 면제된다는 점이다. 또한 한국조폐공사가 인증하는 순도 99.9%의 골드를 거래하거나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금은방이나 은행을 가지 않더라도 1g 단위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다. 금 투자에 있어서 유의할 점은 금이 ‘안전 자산’ 이라는 점이다. 금은 안정적인 투자 자산이지만, 가격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큰 이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해야 한다. 금값은 경제가 호황기로 들어서거나 불안감이 줄어들면 수요가 줄어들 수 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경제가 좋아지면 ‘안전한 자산’보다는 ‘리스크가 있어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자산’에 투자가 많아질 것이다. 이 때 가격이 하락해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명품 가방 대신 1g씩 금’테크 어떠세요?  
    by 이예원
    2024.07.20 06:00:00
  • 김다은 작가는 첫 소설작품 ‘당신을 닮은 나라’가 1995년 제3회 국민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습니다. 이후 장편소설 ‘바르샤바의 열한 번째 의자’ ‘금지된 정원’ ‘모반의 연애편지’ ‘훈민정음의 비밀’, 창작집 ‘쥐식인 블루스’ ‘위험한 상상’ 등을 비롯해 문화칼럼집 ‘발칙한 신조어와 문화현상’ ‘너는 무엇을 하면 가장 행복하니’, 서간집 ‘작가들의 연애편지’ ‘작가들의 우정편지’, 문학이론서 ‘영감의 글쓰기’ 등을 출간했습니다. 다수의 작품이 번역되어 해외에 소개됐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한 폴란드 바르샤바대학 작가 레지던시, 청송 객주 문학관의 작가 레지던시, 그리고 정선 여량면에서 주최한 아우라지 작가 레지던시 문학관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와 불어불문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 프롤로그 이 소설은 자신이 겪은 가장 치욕스러운 일을 통해 구원받은 이야기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잊을 수 없는 치욕스러운 일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과거의 치욕을 아직 치워버리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그 감정이 여전히 남아 울컥 마음의 밑바닥에서 치솟아 올라오는, 떨쳐 버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나쁜 꿈같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치욕이 어떻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지, 반대로 삶의 영예처럼 여겼던 일이 나를 어떻게 롤러코스터처럼 솟구치게 했다가 순식간에 나락으로 내동댕이쳤는지를 전하고 싶다. 내가 느꼈던 치욕도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명예로운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1.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 국제예술창작재단에서 전화가 왔다. 김아리랑 팀장이라고 했다. 아리랑이라는 이름을 듣고 나는 단번에 그녀를 기억해 냈다. 그녀가 강하게 각인된 이유는 ‘아리랑’이라는 독특한 이름과 언젠가 한 대사관 파티에서의 과한 술주정이 매우 천진해 보였기 때문이다. 한껏 멋을 내고 도도하게 잘난 척하는 무리 속에서 마치 술에 취한 시골 아낙처럼 혀 꼬인 소리로 사람들을 쥐락펴락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여 프랑스 대사관 행사에 단골로 오는 약간 귀여운 주정뱅이 정도로 알았는 데, 그녀는 국제예술창작재단의 유럽지역 문학 담당자였다. 사람에 관한 인상이나 추측이 그렇게 빗나간 적이 살면서 처음이었다. 아마 그 빗나감이 내가 겪을 사건의 전조였던 모양이다. 그 귀여운 술주정뱅이가 아니었으면, 사람의 마음을 턱 놓게 만드는 그녀의 대화술이 아니었으면 일이 그렇게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경계심 없이 그쪽의 용건에 귀를 기울였다.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도서전에서 프랑스 작가와의 대담을 기획했는데, 한국인 대담자가 코로나에 감염되어 갑자기 격리되었다 했다. 행사가 3일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긴급전화라 했다. 대담의 논제가 될 프랑스 작가의 작품은 한국에 막 번역 출간된 『인공낙원의 문』이라 했다. 책을 구해 읽을 시간이 충분치 않다거나 코로나 2차 접종을 앞둔 사실을 말하기 직전에, 아리랑 씨는 “지금 상황에서 이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 당신입니다”라고 말했다. 귀여운 주정뱅이에게서 정중한 부탁을 받자, 언어 마법에 걸렸던 모양이다. 환각에서 깨듯 정신을 차리고 나니 승낙한 후였다. 전화를 끊고 나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난 결정이 묘하게 미심쩍었다. 자주적인 결정이었다고 합리화하기 위해, 내심 독서가 뜸해진 시기에 책이나 읽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그녀의 화술에 넘어가 무심코 한 결정은 아리랑 고갯길이 아니라, 이렇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찾아 먼 길을 떠나게 만든 것이다. 책을 구하는 데 시간을 잃지 않도록 재단 측에서 『인공낙원의 문』을 택배로 보내주었다. 막 출간된 따끈한 책을 펼치고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은 진지하게 독서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책 커버의 문구가 눈에 띄었다. 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 표지 문구에는 작가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담는다. 값을 주고 누가 누구를 샀단 말인가. 인간을 값을 주고 샀다면 그것은 고대 시대의 노예나 다름없었다. 그러므로 값을 주고 샀으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는 문장은 매우 모순적이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비틀어 쓴 반어법에 지나지 않았다. 『종의 기원』이 생물학적 종이 아니라 사람의 종을 의미하고, 사람들에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러기에는 표지 문구에 자유의 본질을 상징하는 무엇인가가 빠져 있었다. 대담의 첫 질문으로 이 모순적인 문장을 건드리기 위해 메모장에 적었다. 소설류는 이래서 읽을 가치가 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두 번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 아예 첫 번째 독서로 세계적인 작가와의 대담에 걸맞은 질문들을 뽑아내야 했다. 장편 소설 『인공낙원의 문』의 배경은 세계지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특정 나라가 아니었다. 도입부에 묘사된 소설 시공간이 살아있는 시체들의 도시처럼 보여서 좀비 이야기인가 싶었다. 그런데 ‘인공낙원’은 마약의 환각에 의해 들어갈 수 있는 미지 세계의 기괴한 이야기였다. 그들은 좀비처럼 몸을 가누지 못했고 아무도 그들을 통제하지 못했다. 소설의 중심 인물은 마약 제조자들이었다. ‘모르’라는 이름의 마약은 사람의 뼛가루가 들어가야만 효능이 있어서, 그들은 인간의 뼈를 구할 수 있으면 무엇이든지 했다. 몰래 무덤을 파내고 덮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갈수록 대담해진 일당은 무덤을 파고 덮는 번잡하고 위험한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졌다. 돈을 주고 장의사(葬儀社)에게서 뼈를 빼돌리기로 했다. 교통사고로 몸이 손상된 사체의 뼈들이 가장 안전한 상품이었다. 장의사가 뼈를 빼돌려 악당들에게 넘겨주거나 묘지로 이동하기 전에 필요한 부위의 뼈를 적출하기로 했다. 그날도 교통사고로 죽은 한 여인의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 몰래 관을 열었다. 일당은 소스라쳤다. 죽은 여자만 들어 있어야 하는 관 안에 갓난아기가 탯줄도 끊지 못한 채 어머니의 몸에 매달려 있었다. 어찌 임신한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입관했는지 경악스러웠다. 분명 의사가 여자의 죽음을 확인했고, 장의사도 여자의 죽음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가 죽은 후에 아이가 출생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았다. 아이가 죽은 엄마의 몸에서 스스로 빠져나왔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여자의 사망을 선고한 가짜 의사에게 생명을 경원시한 죄를 물어야 한다고 한동안 떠들다가, 악당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하고 스스로 풀이 죽었다. 여자의 시체를 빼돌린 브로커도 경찰에 넘겨야 한다고 떠들다가 잠잠해졌다. 어머니의 몸에서 죽은 후에 분만된 사산아는 사체 유기죄의 사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당의 우두머리가 아는 척을 했다. 그러자 일당은, 가족도 없고, 힘도 없고, 돈도 없는 여자인 것 같으니, 문제를 크게 만들지 말자고 의견을 모았다. 소설 도입부를 읽을 때 만해도, 나는 기존 좀비와 전혀 다른, 즉 죽어서 돌아다니는 좀비가 아니라, 마약 때문에 살아도 죽어 있는 사람들의 도시를 설정한 것에 신선함을 느꼈다. 치밀하게 직조된 악의 그물망을 따라 읽을 때만 해도, 작가의 문학적인 재능에도 조금 감탄이 되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독자를 건드리기 위해 작가가 놓은 교묘한 덫을 발견하고는 기분이 나빠졌다. 여자의 뼈는 빼돌린다 해도 아이를 어찌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부분부터였다. 일당은 아무렇지 않게 아이까지 데려가자는 결론을 내린다. 한 사람의 돈으로 두 사람의 뼈를 가지게 된 것이 이득이라고까지 했다. 나는 갑자기 작가가 놓은 덫이 너무 허술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유혹에 빠졌다. 작가와의 대담에서 흔히 하는 질문들은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 혹은 영감을 어디서 얻었느냐 등 정해진 루틴이 있다. 하지만 나는 죄의식 없는 인간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고 싶어졌다. 이 질문을 뽑으면서, 나는 스스로 당혹스러워졌다. 도덕이 선에 관한 윤리라면, 문학은 인간의 갈등과 악에 관한 철학이다. 그러므로 소설이 악한 주인공을 선호한다고 해서 탓할 일은 아니다. 문학은 그런 악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조건을 들여다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작가 알베르 까뮈의 소설 『이방인』에서 재판장이 왜 살인했느냐고 묻자, 주인공 뫼르쏘는 “태양이 너무 눈부셔서”라고 자신을 변론한다. 그 소설은 세계적인 작품의 반열에 올라 있다. 그런데, 악당 중의 한 명이 갑작스럽게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다. 그는 처음에 모자(母子)의 관을 도로 덮자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었지만, 갑자기 무슨 쇼냐는 일당의 면박을 받는다. 그는 다시 도덕심에 호소했고, 동료들은 요즘 벌이가 좀 괜찮아지니 배가 부르냐고 콧방귀를 뀐다. 그는 망설이다가 받았던 돈을 땅에 던지고 줄행랑을 쳤다. 동료들은 이 배반자를 잡아 족치고 싶었지만, 너무 빨리 달려 가버렸다. 그는 그들 중에 유일하게 딸아이가 있는 아버지였고, 그들은 그를 조금 이해하기로 했다. 단지 괘씸죄로 한 달간 일할 기회를 주지 않기로 했다. 그들은 먼저 탯줄을 끊고 아기를 옮기기로 한다. 그러다가, 다들 경악한 표정으로 관에서 뒷걸음질을 쳤다. 나도 문장을 읽다가 ……소스라쳤다. 여자의 다리 아래쪽에서, 염소 새끼처럼 아이는 아주 미묘한 울음소리를 내었다. ▶다음 회에 계속 …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무단 부분 혹은 전체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종의 기원
    by 김다은
    2024.07.15 10:04:16
  • 주택 매매시장 하락세가 둔화되며 약보합세를 띄고 있는 가운데 무주택자인 자녀를 위한 다주택자 부모의 주택 증여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다른 부동산에 비해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 주택가격이 하락한 시점의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적용해 증여 시 절세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사매매사례가액이란 증여재산과 유사한 다른 재산에 대한 매매 등의 사례가액(이하 유사매매사례가액)을 말한다. 원칙적으로 증여세 산정의 기초가 되는 주택의 증여재산가액은 증여일 현재의 시가에 따른다. 이 때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시가란 증여일 전 6개월부터 증여일 후 3개월까지의 기간 내에 해당 주택에 대한 매매, 감정, 수용, 공매 또는 경매가 있는 경우 그 가액을 말한다. 위 가액이 없을 시 유사매매사례가액이 확인되는 경우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봐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다주택자인 부모가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해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면 보유주택 수 감소와 더불어 유사매매사례가액을 활용해 자녀의 증여세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 하지만 주택을 증여받은 자녀가 납부해야 할 증여세를 별도로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경우 도리어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을 급매로 처분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과세당국은 수증자의 증여세 일시납부 부담을 분산시켜 증여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분납과 연부연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납부할 증여세를 2회에 나누어 내는 것을 분납, 장기간에 나눠 내는 것을 연부연납이라고 한다. 분납과 연부연납 제도는 상속 및 증여세법에 자세히 나와있다. 우선 분납하려는 납세의무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0조 및 동법 시행령 제66조에 따라 증여세 납부세액이 1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증여세 신고기한으로부터 2개월 이내에 분할해 납부할 수 있다. 증여세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세액의 50% 이하의 금액, 증여세액이 2000만 원 이하일 때에는 1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분할해 납부 할 수 있다. 증여세 신고서 ‘분납’란에 분할해 납부할 세액을 기재해 제출하면 분납 신청이 완료되기 때문에 별도의 신청서를 제출할 필요는 없다. 연부연납을 신청하려는 납세의무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1조 및 동법 시행령 제67조에 따라 △증여세 납부세액 2000만 원 초과 △각 회분의 분할납부 세액이 1000만 원을 초과하도록 연부연납기간의 정함 △납세의무자의 담보 제공의 요건을 충족해 납부해야 할 증여세액에 대해 연부연납신청서를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와 함께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허가를 받은 증여세 납세의무자는 연부연납 허가일로부터 최대 5년 이내에 연부연납기간을 정할 수 있다. 분납과 달리 연부연납의 경우 증여세 납세의무가 있는 모든 수증자가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 요건을 모두 충족해 별도로 연부연납 신청을 통해 주소지 관할 세무서장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증여세를 장기간에 나누어 납부하는 만큼 각 회분의 분할납부 세액에 일정한 연부연납가산금을 가산해 납부해야 한다. 연부연납가산금이란 분할납부에 따른 일종의 이자 성격이다. 현재 국세기본법 시행규칙 제19조3항에서 정한 연부연납가산금의 이자율은 연 1000분의 35이다. 금융기관에서의 대출금리보다 연부연납가산금의 이자율이 더 낮다면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분할납부하는 것이 당장의 세금 납부재원을 마련하는 것에 따른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 당초 신청한 연부연납기간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연부연납기간 만료 전 여유자금이 생겨 증여세액 일부를 납부하고자 하거나 연부연납기간을 변경하고자 한다면,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청해 미리 납부할 수 있으며 연부연납기간을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다. 납세의무자의 과중한 부담과 손해를 막기 위한 분납 및 연부연납제도의 도입 취지에 맞게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수증자가 세액을 일시에 납부할 자력이 없다면 연부연납 요건 등을 확인해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증여세, 한 번에 내야 하는 걸까?
    by 이창언
    2024.07.13 08:00:00
  • 몇 달 전부터 휴대전화에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다. 쿠팡 영업부서라며 쿠팡을 이용해줘 감사하다며 사용후기 체험단을 모집하는데 다양한 제품을 무료로 받아 사용 후 후기를 쓰면 포인트 등을 지급해 주는데, 해당 업무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하루 1~2시간 정도 소요되어 대학생, 주부 등이 쉽게 일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필자 또한 종종 이용하고 있던 전자상거래업체를 사칭한 문자라 순간 호기심이 생겨 문자를 가만히 살펴보았더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 해당 업체는 많은 국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유명 전자상거래업체인데 굳이 개인 전화번호로 문자가 온 것이다. 유명 전자상거래업체인데 직원이 개인 전화번호로 문자를 보내면서까지 체험단을 모집할 필요가 있나? 라는 의문과 함께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인가? 하는 의심을 하며 문자를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는데 그 후로도 비슷한 문자가 여러 번 왔다. 그런데 최근 언론에 이러한 문자로 사기 피해를 입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 신종 보이스피싱이었던 것이다. 필자가 14년 동안 검사로 근무하면서 수많은 보이스피싱 사건들을 처리하면서 느낀 점은 보이스피싱 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그 어떤 범죄보다 시대에 앞서 그 수법이 진화한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악성 프로그램을 다운받도록 유도한 후 개인정보를 가져가 사기 범행을 하는 스미싱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행은 계속 진화하고 증가하면서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도 보이스피싱 범죄는 꼬리 자르기식으로 조직의 최하단에서 단기 고수입 알바 등에 현혹되어 온 젊은 청년과 경력이 단절된 주부 등만 입건되어 보이스피싱 척결이라는 사회적 필요에 따라 매우 엄중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필자가 처리한 많은 보이스피싱 실제 사건들을 중심으로 보이스피싱 유형과 그에 대한 형사처벌에 관하여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보이스피싱 범죄에는 이런 것들이 있으니 유의하세요 ①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여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돕는다고 유인 전화를 걸어오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② 문자나 카카오톡 등을 이용하여 택배나 카드결제, 체험단 모집, 때로는 지인을 사칭한 부고 관련 유인 문자를 보내어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한 후 이를 클릭하여 설치한 피해자의 휴대폰 내 개인정보를 탈취하여 재산상 피해를 주는 변형된 보이스피싱(일명 스미싱) ​③ 가족 중 누군가의 납치 등 위험 상황이나 휴대폰 고장이나 교통사고 등 곤란한 상황을 가장해 돈을 송금하도록 하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④ 젊은 여성을 가장해 SNS를 통해 남성에게 접근한 후 음란 채팅을 하면서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유인하고, 이를 통해 개인정보를 빼내어 이를 토대로 협박을 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변형된 보이스피싱(일명 몸캠 피싱) ⑤ 외국인 이성으로 가장해 국내에 있는 이성과 채팅(화상채팅)을 하면서 연애의 감정을 무르익게 한 후 한국으로 와서 상대와 결혼하거나 연애할 것처럼 가장하고 외국에서 획득한 자금 등 재산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명목 등의 비용을 잠시 융통해 줄 것을 요구하는 변형된 보이스피싱(일명 로맨스스캠) 이러한 일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는 것일 수 있으니 유의하세요 우리의 소중한 자녀와 청년들이 위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아 재산상 피해를 보는 일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들이나 주부들이 구인·구직사이트나 문자 등으로 온 “단기 고수입 알바”, “쉬운 알바” 등의 글에 현혹되어 무심코 시작한 일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업체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아르바이트생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서 초면인 아르바이트생에게 큰돈이나 알 수 없는 물건을 맡기고 송금이나 전달을 하는 단순한 일을 시킨다면 일단 해당 업무는 보이스피싱 범죄일 수 있으니 의심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청년대출, 학생대출 광고 문자에 이끌려 대출을 받으려는 과정에서 대부업체가 거래를 만들어 신용도를 높이고 대출금액을 높이거나 대출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통장번호 등을 요구하는 경우 해당 통장을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하는 것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처벌이 매우 엄중합니다 보이스피싱은 그 사회적 폐해가 큰 만큼 국가적인 차원에서 경찰과 검찰 같은 수사기관뿐만 아니라 법원도 엄중한 판결로 엄정하게 대처하는 상황이다. 그에 따라 검찰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형법상 사기죄임에도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별도의 구형 기준을 마련하여 통상의 사기죄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엄중한 구형을 하고 있고, 법원도 이를 조직적 사기범죄로 보아 그 양형기준이 통상의 사기죄에 비해 2배 정도로 엄중하게 대처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로 검거되는 대부분의 범인들이 인출책, 송금책 등의 하위 가담자인 게 현실임에도 보이스피싱 척결을 위한 사회적 필요에 따라 그 처벌이 매우 엄중한 만큼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유형에 대한 꾸준한 홍보와 해외 등에 숨어 있는 보이스피싱 상위 가담자에 대한 부단한 검거 노력이 필요하겠다.
    소중한 자녀와 청년들을 위한 호신 형사법(4)
    by 김은정
    2024.07.13 08:00:00
  • 우리는 자녀들 또는 손자 손녀들의 현실 인식이 자신의 현실 인식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중학교 시절 나는 부모 세대로부터 자신들이 어린 시절 목격했던 1919년의 3·1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일본 순경들이 휘두르는 칼을 피하지 못해 팔의 피부가 잘려나가 피를 흘리는 젊은이가 집으로 도망쳐 뛰어 들어왔을 때, 흘리는 피를 막기 위해 솜에 불을 붙여 상처 난 곳을 불로 지져 지혈했다는 이야기였다. 처참한 내용이었지만, 나에게는 내가 6·25 때 직접 보았던 일들만큼 절실한 감정을 일으키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몇 학년 때인가 확실하지 않지만, 3·1 운동 선언문의 전반부를 외운 적이 있었다. 외워야 했던 것이 분명한 것은, 지금도 선언문의 첫 몇 문장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吾等은 玆에 我 朝鮮의 独立国임과 朝鮮人의 自主民임을 宣言하노라. 此로써 世界万邦에 告하야 人類平等의 大義를 克明하며 此로써 子孫万代에 誥하야 民族自存의 正権을 永有케 하노라.’ 20세기 초 일본의 핍박 아래 있었던 가난했던 조선의 이 선언문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克明하며”와 “正権을 永有케”의 단어는 기억나지 않는다. 혹시 당시 교과서에는 다른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00년 이후 태어난 후배들은 이 선언문이 한국의 선언문인지 중국의 선언문인지 헷갈릴 것이다. 백년의 세월을 넘긴 지금 한국은 그만큼 달라졌다. 나에게 3·1운동이 기록의 역사이듯이,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내가 겪은 2000년 이전의 모든 사건은 기록의 역사일 것이다. 기록된 사건과 경험한 사건의 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요즈음 세대들은 과거의 사건이 지금 우리 삶과의 연결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 너무나 흔하고 과거를 꾸며대는 가짜 뉴스가 너무 많아, 이들의 사고를 그렇게 안이하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록의 역사와 현실 체험 둘을 서로 관계가 없는 다른 나라의 일인듯 여기는 사고 방식은 자신이 속한 그룹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이 그런 태도를 조장한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교육하고, 그렇게 역사 왜곡을 일반화시킨 것이다. 지금 학생들은, 한국의 건국을, 1948년 이승만 정부수립과 1919년 상해 임시 정부 수립 중 어느 하나를 택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올바른 역사 인식을 위해서는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들은 “명성황후의 이미지는 뮤지컬에 등장하는 화려한 모습이면 되었지... 하루가 멀다고 궁중에서 무당 굿을 벌였다는 이야기를 꼭 덧 붙여합니까?”라고 반문한다. 이런 안이한 역사 의식의 꼬투리를 찾아보자. 한국의 방송은 스포츠, 바둑시합을 방송할 때 그것이 재방송인 경우, 사건의 시각과 장소를 밝히지 않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밝히더라도 구석에 밀어넣어 보이지 않게 만든다. TV와 유튜브 모두 같다. 역사 인식의 기본을 파괴하는 일이다. 사건 발생의 시각와 장소는 역사 인식의 기본 틀이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변명을 할 것이다. “지나간 시합임을 알리면 시청률이 떨어져요, 지금 진행되는 경기인듯 보여야 시청률이 올라가거든요” 시청률을 위해 역사 인식의 틀을 짓밟아 버리는 것이다. “역사 인식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시청률이 더 중요해요, 시청률은 돈입니다. 돈...” 여기서 우리는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깊이 생각해보면, 방송이 사건의 시각과 장소를 알리지 않는 것은 마땅히 알려야 할 정보를 알리지 않는 일이다. 인식의 틀에서 보자면, 대한민국의 건국 정보를 정확히 알리지 않는 일과 다르지 않다. 알리지 않는 배경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모든 역사 왜곡은 방송처럼 그로부터 덕을 보는 이익 집단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 우리의 언론은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설명해 주지 않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우크라이나 역사의 이해가 절실하다. 동유럽 역사가인 티머시 스나이더(Timothy David Snyder, 1969-)는 저서 ‘피에 젖은 땅’ (Bloodlands, 2010, 번역 2021)에서 우크라이나의 양민 학살을 상세히 설명한다. 1934년 이후 1945년까지 히틀러와 스탈린은 폴란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지역의 1400만 민간인을 살해한다. 전쟁으로 싸우다 죽은 것이 아니다. 무덤을 파게 한 다음 집단으로 총살하고, 불태워 죽이고, 굶겨 죽인 것이다. 1940년에 이르면, 곡물 수출 물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음 해에 심을 씨앗까지 징발해, 우크라이나인을 굶겨 죽인다. 나는 유튜브의 해설자로부터 이 책을 알게 되어, 구입해 읽었다. 끝까지 읽지 못하고 끔찍한 학살의 여러 페이지를 남겨둔 채 책을 내려 놓지 않을 수 없었다. 학살의 기록이 이어질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러-우 전쟁은 2년을 넘기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알게 될 경우, 이 전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달라질 것이다. 한 밤 중 러시아의 미사일이 느닷없이 날라와, 유치원, 어린이 병원을 폭격한다. 평화로운 아파트 건물 한쪽을 날려버리기도 한다. 그곳에 아이들과 잠 자던 가족들은 모두 죽는다. 주민들은 이 장면을 보고도 돌아서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한다. 그들의 역사를 알면, 그들 모습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달라질 것이다. 나는 한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 인식을 거부하는 집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누군가의 눈치를 보느라고 입을 다물고 있는 언론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면 “너는 왜 그걸 모르니?”라고 반문한다. 무얼 모르는 것일까? 모르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들 한다. 지식인들의 나태가 원인이라고도 말한다. 지식인들에게 “당신들은 해방 후 80년간 국민에게 무슨 담론을 마련해 주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들은 “공부하느라고... 바빠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공부? 그건 개화기 초에나 정당화될 수 있는 답변이다. “출세하느라고 바빴겠지.” 가짜 뉴스가 횡횡하고 언론이 담론을 왜곡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공부하지 않았던 결과의 결과다. 70년대 이후 당시 대학은 학기가 시작하고 한 달을 넘기면 데모에 휩싸였고 70년대 후반부터는 4월 휴교가 다반사였다. 개강하면, 먼저 과제를 주고 리포트를 받아 놓아야 했었다. 학점을 줄 근거를 마련해야 하니까 말이다. 공부하지 못한 이들 386 세대의 전성기는 지난 정권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현실은 전교조 교사로 진출한 386이 성장기의 어린 학생들의 뇌를 수십년에 걸쳐 비틀어 놓은 결과일 것이다. 그 세뇌가 지금 일부 여성들의 맹목적 열정이고 태연한 가짜 뉴스이고, 왜곡된 담론이다. 이제 우리는 대체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10년 후를 내다보자. 어차피 롱-텀의 게임이다. 신 세대의 세뇌 거부는 본능적일 것이다. 2030년대 후반, 이들이 사회적 담론을 주도하게 될 때, 새로운 한국이 태어날 것임을 확신한다. 그때의 한국은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 공산화만은 막아내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약력]서울대 명예교수 [저서]시와 리듬(1981, 개정판 2011), 음악을 본다(2009), 세계의 음악(2014) 등 [번역]기호학 이론(U. Ecco, 1984), 서양음악사(D. J. Grout, 1997)
    역사 의식과 세대
    by 서우석
    2024.07.13 05:50:00
  • AI가 가져올 수 있는 여러 위험을 시장의 자율에 맡길 것인가, 아니면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규제를 통해 관리할 것인가는 복잡한 문제이다. 자율과 규제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으며, 어느 한쪽에 치우친 접근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술과 이용이 상호 연관되어 있듯이 자율과 규제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AI는 블랙박스 특성을 가지므로 그 작동 원리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안전한 AI를 구현하기 위해 기술적, 제도적 측면에서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설명가능한 AI 기술의 발전과 국제표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기술외교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AI와 관련된 글로벌 논의와 정책은 국가별로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2023년 11월, 영국 블레츨리에서 AI 안전에 대한 글로벌 논의인 AI Safety Summit이 있었고, 블레츨리 선언(Bletchley declaration)이 이루어졌다. 2024년 5월, 서울에서 후속 논의인 AI Seoul Summit이 개최된 바 있다. AI의 편향, 공정, 신뢰의 가치를 넘어 AI 안전이라는 의제를 다루었다. 또한, AI 안전을 위한 정책과 기술 모니터링을 위한 AI 안전연구소 설립도 발표되었다. AI 안전연구는 특정 부처만의 역할이 아닌 범부처의 역할로 보아야 한다. AI는 고도의 알고리즘을 통해 구현되는 의사결정시스템이다. 조건에 맞게 작동하며, 그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결함’이 있는 상태가 된다. 그동안 SW 안전에 대한 논의에서는 SW의 결함이 수용 가능하거나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면 큰 문제로 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AI는 블랙박스로서 원인과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고,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 관계의 추론에 머무는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AI 안전을 위한 기술적 측면, 제도적 측면 등 여러 가지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설명가능한 인공지능은 다양한 영역에서 연구되고 있으며, 국제표준화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표준화는 기술외교의 한 방편이다. 특히, 국제표준은 글로벌 AI 정책이나 기술에 있어서 헤게모니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술외교의 영역으로 볼 수 있다. 설명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기술의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신뢰성을 얻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생성물로 인한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환각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이 제시되고 있다. 검색증강생성은 고전적인 AI인 전문가시스템(expert system)으로 볼 수 있다. AI 겨울을 초래했던 전문가시스템이 새롭게 그 역할을 인정받는 시대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기술 발전은 서로 융합되거나 기술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가는 수단이 될 가능성도 높다. 다만, 기술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것은 지양될 필요가 있다. 기술의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 주체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기술의 문제에 대한 사람의 책임이 배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로 인한 여러 문제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 책무성 등을 강조하는 정책들이 제안된 바 있다. 결국, 최종적인 이용자인 일반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하겠다. 클로드 AI(Claude AI)에서 적용하고 있는 헌법적 AI(constitutional AI)는 답변 과정에서 법적인 사항까지도 체크한다. 이처럼 AI가 생성하는 결과물에 대해 위법한 내용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도 의미있다. 헌법적이라는 표현을 쓰고있지만, 사람이 갖추어야할 윤리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기술에 적용한 모델로 볼 수 있다. 최상위 규범을 정하고, 그 규범에 따른 하위 규범이 구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종의 입법체계가 AI 모델에서 구현된 것이다. 이와 같이, 결과만을 생성하는 것이 아닌 질문의 맥락을 파악하고 그 내용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조언까지 제시한다면, 이용자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윤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검열로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타인의 명예훼손이나 나의 위법행위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최종적인 판단은 이용자 스스로 선택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사회 규제가 갖는 성격상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기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는 필요충분성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최소한의 안전성이 보장된 상태에서 신기술이나 신사업이 허용되도록 하고, 발전과정에서 안전성 보장을 조정하고 강화하여야 한다. 결국, AI에 대한 규제의 성질은 그 특성에 따른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선호하는 자율 규제라는 것은 기업이나 개발자 스스로 AI보다 더 윤리적이어야 하다는 전제에 기반한다. ‘선허용 후규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지만, 사전적인 규제가 없다는 점이 반드시 긍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규제가 강한 규제로 실시되거나 예측하지 못한 규제가 되는 경우에 막대한 투자가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지의 기술인 AI에 대한 사전적 규제없이 시장 출시를 허용할 경우, 사업자는 이에 대한 리스크나 예측가능성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AI의 성질이나 목적에 따라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사업자나 이용자에게 예측가능하고 신뢰가능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정부의 규제는 AI 윤리에서 EU AI법과 같이 법적 규제로 넘어가고 있지만, 모델 자체는 여전히 사람과 같이 윤리적 가치가 우선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 AI 안전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며, 이를 위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자율 규제는 기업이 스스로 윤리적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전제에 기반하지만,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전 규제를 통해 AI 기술의 문제를 관리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AI 자율과 규제의 균형을 찾아서
    by 김윤명
    2024.07.07 09:37:27
  • #주부 A씨는 돈을 불리고는 싶은데, 왠지 주식은 어렵고 위험할 것 같아 투자하기 겁이 난다. 하지만 남편의 월급 중 일부를 모아 목돈을 모으고 싶다. 절대 안정형 투자자인 주부 A씨에게 잘 맞는 재테크 방법은 ‘한 푼도 잃지 않는 안정적인 투자’인 것이다.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도 나는 방법이 어디 없을까? 예∙적금 풍차돌리기란? ‘잃지 않는 투자’ 즉,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예∙적금 고수들에게 소문난 재테크 투자법이 있다. 바로 ‘예∙적금 풍차돌리기’다. 말 그대로, 안전하게 돈을 불리고 싶은 투자자들이 적금을 풍차 돌리듯이 매달 나눠서 가입하는 방법이다. 쉽게 예를 들어 보면, 월 30만원짜리 적금(1년 만기)을 하나씩 가입한다. 적금에 새로 가입할 때마다 월 납입액이 30만원, 60만원, 90만원으로 30만원씩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하게 되면 13개월 차마다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게 되어, 매월 원금 360만원에 더해 이자까지 받게 된다. 적금 풍차만 있나? 예금 풍차 돌리기도 있다. 적금 풍차로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았다면, 예금으로 목돈을 굴릴 수 있다. 매달 들어오는 ‘360만원 + 이자’를 예금으로 1년 만기로 묶어 예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금 뿐만 아니라 이자에도 이자가 붙게 된다. 이를 ‘복리 효과’라고 한다. 풍차 돌리기의 장점과 단점은? 풍차는 말 그대로, 계속 돌아야 하기 때문에 매달 가입할 적금과 예금을 찾아서 가입해야 한다. 또한 매달 가입을 하게 되니 여러 계좌를 관리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1년이 지나면 12개의 적금 통장과 예금 풍차돌리기까지 한다면, 추가 되는 예금통장까지 관리해야 되기 때문이다. 또 풍차돌리기를 할 때에는 들어오는 수입을 고려해야 한다. 매달 10만원씩 했다면, 마지막 달에는 120만원이라는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입과 지출을 고려해서 여윳돈이 없다면 조금 더 소액으로 풍차돌리기를 시작해보자. 하지만 이만큼 돈 모으기에 안정적인 방법은 없다. 내 돈이 쉬지 않고 돌아가는 풍차를 닮아, 마법의 복리효과를 부리는 동안 돈 모으는 습관까지 얻는 것은 덤이다. 풍차돌리기는 매달 적금을 새로 가입하기 때문에, 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좋다. 대부분 급하게 급전이 필요한 경우 주식에 있다면 손해가 난 상황에도 매도를 해야 하고, 큰 목돈을 한 번에 예치한 경우 만기까지의 이자를 포기하고 얼마 안되는 중도해지 이자만을 받아야 한다.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필요한 규모에 맞는 적금만 해지해서 사용할 수 있으니, 나머지 풍차돌리기한 적금은 만기를 채울 수 있다. 특히 금리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저금리 상품에 목돈이 묶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상황도 최소화 할 수 있다. 만약, 생활비가 급하다면 이자는 생활자금으로 사용하고 원금만 재예치하거나, 원리금을 모두 재예치해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이 방법은 예금자보호가 가능한 예금과 적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회초년생인 청년, 주식에 맞지 않는 안정형 투자자, 잃지 않는 투자를 지향하는 주부들에게도 부담 없는 재테크 방법이다.
    고수들의 '예·적금 풍차 돌리기'
    by 이예원
    2024.07.07 09:28:35
  •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을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부동산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의식주 중 하나인 동시에 예로부터 ‘내 집 마련’은 모두에게 꿈이곤 했다. 이제는 한 발 나아가 투자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부동산 시장은 경제 상황과 법적 제도들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근에는 ‘전세 사기’가 많이 발생하고 시장에 영향을 주는 정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부동산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은 주식과 같이 비교적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 상품과 달리 실물 자산이라는 특성이 있으며 고가의 자산이기 때문에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따라서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올바른 투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부동산을 공부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공부할 내용들이 많아 보이지만 시작은 자신이나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신이 모르는 곳을 공부하려면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렵지만 적어도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익숙한 지역을 공부하게 된다면 일상 속에서도 부동산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주변 지역의 부동산 시세를 파악할 수 있는 ‘네이버 부동산’, ‘KB 부동산’ 등의 사이트를 참고할 수 있다. 이들 사이트들을 통해 아파트, 분양권, 오피스텔, 빌라와 같이 다양한 물건들의 시세와 매물을 위치별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국의 아파트 시장동향 리포트와 권역별 빅데이터 자료들을 확인하고 싶다면 ‘부동산지인’ 사이트를 통해 파악이 가능하다. 이렇게 매물과 빅데이터 자료들을 이해할 정도가 된다면 다음은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앞으로 자신이 거주하는 도시의 발전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AURUM)’에서는 각 도시의 5년 혹은 10년 단위의 도도시기본계획을 열람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는 서울의 미래상과 주택, 경제, 교통, 문화 등 부문별 전략계획은 물론 도시공간구조 계획과 구체적인 계획의 실행 방안까지 작성돼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서울 동남권 생활권 구역 계획을 살펴보면 강남 도심 및 대규모 가용지 개발과 잠실의 광역중심 및 국제업무 기능 보완을 통한 MICE 산업벨트 확대 방안 등이 담겼다. 자신의 생활권과 함께 수도권에도 관심이 있다면 서울의 3개 도심인 종로, 강남, 여의도와 잠실을 포함한 7개의 광역거점 및 1기부터 3기까지의 신도시들을 알아놓으면 유리할 것이다. 특히 기본계획 중에서도 부동산과 관련해 눈여겨봐야 할 점은 바로 ‘교통체계’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국토에서 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국가인 만큼 교통의 편리성이 항상 중시돼 왔다. 게다가 현재도 각종 지하철들이 연장 및 신설 공사를 진행중이고, 이러한 교통은 투자자들에게 호재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A 노선이 일부 운행을 시작했으며 동해와 포항을 잇는 동해선, 대구도시철도 1호선, 부전-마산 복선전철 등 여러 지방 철도 노선도 개통 예정이다. 광역버스 또한 광역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로가 운정-대화, 고양 삼송지구-한국한공대역에 2개 신설 예정이며 철도역과의 환승 체계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렇게 공부를 하다 보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숨겨진 계획들을 알게 되거나 전혀 몰랐던 지역들이 매력적이게 느껴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에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해서 이렇게 평소에 도시기본계획과 주변 인프라에 관심을 가진다면 더욱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해진다. 투자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공부했느냐에 따라 달려있기에 부동산 공부를 통해서 모두가 미래의 경제적인 자유와 성공을 위한 바탕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돈 버는 '부동산 공부' 어떻게 시작할까
    by 김상학
    2024.07.07 09:00:00
  • #30대 직장인 A씨가 분양 받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2022년 준공된 한 지식산업센터. 분양 당시 완판은 물론이고 플러스 피까지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진행된 경매에서 감정가 2억5000만원의 매물이 절반 가까운 가격에 매각됐다. 피까지 얹어줘야 겨우 살 수 있었던 지식산업센터 매물이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부동산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게 된 것이다. A씨는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이 높은 상황을 보고 계약을 취소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어떻게든 분양계약 취소를 하고 싶은데 방법이 있을지 밤잠을 설치며 중도 해지 방법을 수소문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산업 및 정보통신산업을 위한 시설이 입주할 수 있는 도시형 건물을 뜻한다. 과거에는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앞다퉈 지식산업센터에 투자한 이유는 2가지였다. 분양대금 대비 최대 90%의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적은 투자금으로 살 수 있다는 점과 전매 제한이 없어 분양계약 후 잔금 납부 없이 곧바로 플러스피(플피)를 받고 팔기가 쉽다는 점이었다. 지식산업센터는 기업인들을 위한 부동산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점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지식산업센터 시장에 대거 몰렸다. 분양을 받지만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모두들 잔금 내기 전에 피를 받고 팔고 나올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광풍이었다. 그 누구도 “만약 안 팔리면?”이라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은 없었다. 지식산업센터를 매수하고 전매에 실패한 투자자들은 지금 현실에서 잔금 납부를 독촉받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시세 대비 고분양가로 책정돼 있기에 투자자 입장에서 잔금 납부를 하는 즉시 손해가 확정된다. 잔금 후에 임차인을 맞추지 못해 공실상태가 유지되면 매달 대출 이자를 직접 감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관리비까지 납부해야 한다.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이자와 관리비만 수백만원이다. 빠른 시일 내에 임차인이라도 맞추면 다행이지만 공급폭탄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지식산업센터가 공급되면서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지식산업센터의 분양계약을 취소, 해제하려는 경우가 많아졌다. 잔금 납입기일이 통보되면 어떻게든 분양계약을 해지할 방도를 찾고자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분양계약’은 말 그대로 계약이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는 계약을 이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당사자 일방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계약 과정에서 사기, 협박 등 하자가 존재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계약 해제와 취소가 가능하다. 수분양자가 분양대금을 납부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 신용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은 사람은 계약금만 내고 중도금과 잔금 대부분을 대출로 충당하기 때문에, 그동안 대출받은 중도금에 대한 기한의 이익이 상실돼 즉시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만약 분양대금 상환이 안되면, 금융기관이나 보증기관인 시공사에서는 강제집행절차에 착수할 수도 있다. 분양계약 해제, 취소는 무턱대고 대금을 내지 않거나, 취소를 하고 싶다고 취소가 되는 것이 아니다.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있는지 확인해봐야 하며, 계약 해제 사유가 존재한다면 법률적인 절차를 따라 분양계약 해제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분양계약 체결 전부터 계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봐야 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중도금까지 냈다면 계약 과정의 문제점은 없었는지, 취소할 방법은 없는지 변호사와 심도 있는 상담을 통해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공실폭탄' 지식산업센터, 분양계약 해제·취소 시 주의할 점
    by 이시훈
    2024.07.06 10:00:00
  • 학업 결과는 전국 평가와 상대 평가 시스템에 의해 서열화됩니다. 14년간 진학 상담을 해온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강남 1등과 지방 1등 모두 학업에 대한 열정이나 의지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자주 느낍니다. 꼴등은 유전자 차이에 의해 결과가 나타날수도 있겠지만, 1등 결과의 차이는 결국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가’, 즉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강남 1등: 치열한 경쟁 속의 강박과 독함 ‘강남의 1등은 완벽한 인프라를 갖춘 환경에서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강남 1등은 높은 경쟁 속에서 끊임없는 강박감을 느끼며, 1등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이들은 종종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학원 시스템은 내신 기출문제를 미리 제작해주는 수준까지 발달해 있으며, 선행 학습이 필요한 과목들은 과외를 통해 보강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이러한 환경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학습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심리적 부담을 크게 증가시킵니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강남 1등 학생들은 '완벽주의' 경향을 보이며, 이는 자신과 타인에게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때 심한 자책과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또한, '성과 불안(performance anxiety)'이 만연해 시험이나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지속적으로 존재합니다. 이는 종종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으로 이어지며,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잃고 무기력함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강남 1등의 현실은 단순한 학업 성과를 넘어 심리적 복잡성과 그로 인한 도전들을 포함합니다. 이들은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견뎌야 하는데 이는 한국 교육 시스템의 복잡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학생들의 심리적 건강을 위한 지원과 균형 있는 학습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입니다. ◇ 지방 1등: 비교와 열등감, 그리고 현실적인 선택 지방 1등 학생들은 종종 ‘우물 안 개구리’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서울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열등감(inferiority complex)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 학생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서울의 풍부한 자원과 환경을 갖추지 못한 현실 때문에 스스로를 낮추어 보기도 합니다. 지방에서는 사교육의 비중이 인터넷 강의와 과외에 집중됩니다. 내신 성적은 충분히 잘 유지할 수 있지만, 수능 준비를 위해 인터넷 강의가 필수적입니다. 필요한 과목은 과외를 통해 보강하며, 최근에는 온라인 1:1 과외를 많이 활용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경제적인 효율성(사교육비 절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학습 자원의 질과 양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결국, 지방 1등의 현실은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과 함께 끊임없는 비교를 통한 열등감의 극복을 포함합니다. 이들은 서울의 학생들처럼 풍부한 자원을 갖추지 못했지만, 자신이 처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노력과 의지로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도전은 다양한 학습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에서 나타나며, 이는 경제적 효율성(사교육비 절감)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학습 자원의 질과 양에서의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을 동반합니다. 현재 공교육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 만들어진 교육 정책들은 모든 학생과 지역을 일반화해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억 이상을 들여 만들어진 '학교어디가?' 사이트는 강남 1등과 지방 1등을 동일하게 바라보고 합격자 입시 결과를 제공하는데, 실제 제일 많이 활용이 되는 자료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서울과 지방의 중간쯤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실제 해당 부족분을 사교육을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도입 될 고교학점제와 같은 정책에서 인프라와 교사의 수, 양질의 교사가 핵심이 되는 상황에서도 서울이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지방의 사교육비 과열현상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개인별, 지역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위해 3800억원을 들여 선도 교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큰 틀의 변화는 환영할 만하지만 과연 사교육비를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강남 1등과 지방 1등은 각기 다른 환경과 심리적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비슷합니다. 교육 정책은 이러한 차이점을 고려해 맞춤형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강남의 꼴등과 지방의 꼴등도 사교육비 없이 공교육만을 통해 학업은 물론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지역별 맞춤형 접근이 지방교육세, 지방소멸대응기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의 자금을 활용해 지방소멸지역에서 실행된다면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 모든 학생이 공정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입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남 1등과 지방 1등, 과연 무엇이 다를까
    by 전대근
    2024.07.06 09:00:00
  •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회사 예산 부정사용 등 사내에서 발생하는 비위행위에 대한 조사에 대하여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내 조사는 조사 후 비위행위 직원에 대한 인사조치 및 법원 및 수사기관에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과정에서 회사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등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이러한 사내 조사에서 가장 문제되는 이슈 중 하나는 면담 시 면담 대상 직원이 녹음하는 경우이다. 실제 회사가 비위행위 등에 관한 면담 진행 시 면담 대상자가 녹음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면담 대상자는 향후 징계 및 관련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녹음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면담 녹음으로 인하여 조사 진행 과정에서 기밀사항이 타 직원 및 회사 외부로 전파 될 수 있고, 타 직원의 사생활 또한 침해 될 여지가 있다. 아울러 면담이 녹취되고 있다면 면담 진행자는 자유롭게 질의하는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위와 같은 면담 녹음의 부작용을 고려하여 면담 진행자는 면담 진행에 앞서 사용자의 인사명령에 의해 녹취를 하지 않을 것을 면담 대상자에게 전달하는 부분을 고려할 수 있다. 통상 대화자간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처벌이 되지 않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고 실제 그렇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동의 없는 녹취는 노동위원회나 법원 징계사건에서 증거로 널리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법원 선례에 의하면 대화 무단 녹취에 대하여 사내징계가 가능하고, 아울러 동의 없는 녹음은 대화 상대방의 음성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로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다. 따라서 면담 진행자는 이러한 점을 기초로 면담 대상자에게 면담 녹음을 하지 않도록 하는 인사명령을 실행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면담 대상자는 면담 진행자의 녹음 금지 요청에 대하여 자신이 어떤 진술을 하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반발하는 경우가 있다. 향후 면담 대상자가 회사의 징계 처분에 대하여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기 위한 측면에서 이러한 주장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이 경우 면담 대상자에게 면담 내용을 기록한 문답서를 열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을 안내하고, 별도의 시간을 지정하여 면담 대상자가 문답서를 확인하고 수정하도록 함으로써 면담 대상자의 방어권을 부여하면서도 면담 녹취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과장님, 면담 중 휴대폰 녹음 안 됩니다"
    by 이태은
    2024.07.06 09:00:00
  • 일본 문화가 상징이라는 ‘기모노’를 입고 있다면, 일본 음악은 ‘유겐’(幽玄)과 ‘모노노 아와레’(物の哀れ)라는 속옷을 입고 있다. 사물을 바라보는 ‘유겐’과 ‘아와레’(哀れ)의 두 태도가 일본의 미-의식이라고 한다. 먼저 유겐을 살펴보자. 우리도 사용하고 있는 ‘깊고 그윽함’이라는 뜻의 ‘유겐’(幽玄)은 언어가 표현할 수 없는 것이지만, 저 세상의 일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유겐은 세상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안에 있는 ‘깊고 그윽한 곳’이다. 이 세상에 속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 그것이 ‘유겐’이다. 무인정치가 시작되는 무로마치(室町, 1336–1573) 막부 시대의 연예인이었던 제아미 모토키요(世阿弥 元淸)는 유겐의 뜻을 다음의 시로 묘사한다. 꽃 덮힌 언덕 위로 석양이 사라지고 거대한 숲속을 거닐며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멀리 섬 뒤로 사라지는 배를 보고 구름 사이로 보이듯 안 보이는 기러기를 바라본다. 대나무의 미묘한 그림자가 대나무에 드리움이다. 이 시는 ‘사라지는’ 순간과 ‘보이지 않는’ 순간을 노래한다. 사라지면서 보이지 않는 순간, 그것이 사물의 근원이고, ‘깊고 그윽한 곳’이며 아름다움의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모노노 아와레’(物の哀れ)는 에도 시대의 문학 평론가인 노리타가(本居宣長, 1730~1801)가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1008)를 해설하면서 제시한 개념이라고 한다. 사물을 접하는 순간, 논리와 윤리가 나타나기 전의 ‘느낌의 세계’를 뜻한다. 진/위, 선/악 이전에 인지된 세계다. 유교적 권선징악의 이념을 벗어나 있다는 뜻이다. ‘바쿠후’(ばくふ, 幕府)라는 군부정치의 이념을 연상케하는 바가 없지 않다. 그러나 막부정치의 영향 보다는 유교로부터 벗어나려는 욕구가 ‘모노노아와레’(物の哀れ) 추구의 보다 근본적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불교적으로 말하자면, 연기(緣起)에 앞선 존재의 근원적 인식을 뜻한다. 예를 들어, 벌레를 노려보는 개구리의 모습에서, 약육강식의 논리나 삶과 죽음 등의 선악을 판단하지 말고, 그 감정에 앞서서 바라보라는 것이다. 이것이 ‘物の哀れ’이고, 미-의식의 근본이다. 이 때의 인식이 ‘아름다움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그 느낌은, 불교에서 말하는 욕망에 몰두하는 취착(取着), 취착을 유발하는 갈애(渴愛), 그리고 갈애에 앞선 ‘느낌’의 세계에 도달함을 뜻한다. 그러나 까다롭게 설명하자면, 이는 붓다가 설명한, 감각이 대상과의 접촉에서 발생하는 ‘좋은/ 나쁜/ 무덤덤함’을 느끼기 이전의 상태라는 주장이지만, 붓다는 ‘좋은/ 나쁜/ 무덤덤함’에 앞선 순간에 대해 말한 바가 없다고 한다. 그에 의하면, 셋 중 하나를 느끼는 것은 원초적이다. 그에 앞선 것은 없다는 뜻이다. 어쨌건, 이 점에서 ‘物の哀れ’는 유교의 이념과는 상반된다. 유교적 이념을 택한 조선과 문화적 차이를 낳은 시작일 것이다. 사라지면서 보이지 않는 먼 곳(幽玄)과, 가까이서 본 즉각적인 느낌인 ‘애처로움’(哀れ), 이 둘은 서로 보완한다. 무한한 시간과 정지된 시간이 만나는 것이다. ‘유겐’과 ‘아와레’는 세계 인식의 근원을 찾는다는 점에서 서로 보완한다. 그러나 둘 다 상징 체계의 명료성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샤미센 음악이 이 미적 세계를 잘 보여준다. 샤미센의 연주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에게, ‘너, 지금 무슨 얘기를 하니?’라고 묻지 마세요. 저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다. 제 중얼거림을 그냥 보여드릴 따름입니다. 왜 보여 주느냐고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저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샤미센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음악이다. 악보를 이용해 설명해 보자. 다음의 악보는 샤미센 음악의 흐름을 설명하기 위해 내가 만든 음-진행이다. 위 악보를 보고 “mi re fa re mi fa.... ”를 노래해 본다. 다만 두 음이나 세 음의 반복이 느껴지게 노래해서는 안 된다. 분절이나 강조되는 음이 구조를 만들지 않게끔 노래해야 한다는 뜻이다. 까닥 잘못하면, 끝 머리의 “re mi fa, mi, re mi fa” 에서 “re-mi-fa”의 반복 구조가 들리게 된다. 이를 피하려면, “re-mi, fa-mi-re, mi-fa”로 연주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연주하면, 이 음악은 우리에게 “그냥 들으세요. 의미있는 구조를 만들지 마세요”라는 말을 걸어오게 된다. 물론, 실제 음악은 샤미센이 반주하고, 직접 또는 옆에서 가사를 얹어 노래를 부르는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런 연주에서도 샤미센의 반주는, 앞서 말한 “그냥 들으세요”라는 느낌을 벗어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해 샤미센 연주를 들어보기 바란다. 작은 반복은 있지만 구조로서의 반복은 없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샤미센 악기를 잠시 살펴보자. 샤미센(三味線)은 일본의 남쪽 열도 국가였던 오키나와로 부터 유래되어, 에도 시대에 유행하게 된 악기다. 3 현(絃)을 ‘바찌’(ばち, 撥)로 튕겨 연주하는 악기로서, 중동 지역에서 중국에 이르기 까지 널리 전파된 유형의 악기다. 오키나와에서 일본의 본토로 전해진 다음, 악기의 모습은 세련된 여러 형태로 발달한다. 그러나 근본은 3 현이고 깍찌로 튕겨 소리를 내는 발현 악기다. 한편, 일본의 ‘아악’(雅樂, 가가쿠)으로 알려진, 에텐라쿠(越天樂)가 추구하는 상징은 샤미센의 음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고수가 천천히 손을 들어 팔로 원호를 그리며 내려치는 북소리와 함게 흘러나오는 히치리키(ひちりき, 篳篥 피리)의 강렬한 직선적인 멜로디가 에텐라쿠 음악의 기본이다. ‘미’음을 오래 끌다가 다음 음으로 치켜 올라가고 이어 ‘레’음으로 답하는 진행은 더 이상의 조형을 거부하겠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분절이 완성되었음을 암시한다. 조형의 거부는 음악적 건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지만, 분절을 마무리 짓는 것은 상징의 명료성를 드러내는 일이다. 이 상징의 명료성은 샤미센의 끊임 없는 중얼거림과는 선명한 차이를 보여 준다. 이 외의 일본 음악은 주로 무대 음악이다. 일본의 무대 음악은 음악의 장르라기 보다는 연극의 장르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 옳은 견해일 것이다. 일본식 오페라 가부키(歌舞伎), 인형극 분라쿠(文楽), 가면극 노가쿠(能楽) 등은 음악적인 면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약하다. 반면 무대 예술의 관점에서 보자면, 복잡한 무대 장치와 소품을 수반한, 그리고 그 하나하나에 중요한 연극적 의미가 부여된 독특한 장르이기도 하다. 일본 음악의 상징은 그 장르에 따라 상징성에 있어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본의 모든 음악은 상징이 기본이다. 음을 상징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오페라를 대신하는 아리아처럼, 널리 알려지는 멜로디를 만들지 못한다. 짧은 노래일지라도 스스로의 공간을 가져야 하는데, 음악적 공간은 다른 공간을 흉내내거나, 상징적 편법을 써서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음악의 공간은 근본적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가 스스로 음을 듣고 만들어내어야 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성장기에 좋은 음악-듣기가 중요하다. 수준 높은 음악의 이해는 보다 복잡한 위상 공간을 우리의 뇌가 만들어 내고 체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음악은 일본 문화의 상징적 체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음악적 공간이 매우 좁다. 그 틀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벗어날 수 없었음을 일본의 음악사가 보여 준다. 13세기초부터 19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막부 정치는 틈틈이 솟아오른 서민의 흥행적 유행을 허용하지 않았다. 음악의 경우, 민요적 다양성, 다시 말해 자유롭게 노래 부르면서 획득한, 서민들의 음악적 공간을 수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처럼 중-하류층의 음악이 상류층으로 흘러 들어와 예술 음악이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일본 문화가 기모노라는 상징을 입고 있음으로 해서, 샤미센이라는 민속화된 음악마저도, 그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냥 들으세요 보여드릴 뿐입니다”는 속옷을 벗어 던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일본은, 상징이 온 몸을 옥죄이고 있는 나라인 듯 보인다. ‘성 아래 기모노를 입은 두 여성’을 보고 당신은 무엇을 느끼십니까? 나는 후쿠시마(福島) 아이즈(会津), ‘쓰루가죠’(鶴ヶ城)의 저 높은 성곽이, ‘두 처녀가 기모노를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를 무서운 눈초리로 내려다보고 있음을 느낍니다. “物の哀れ”입니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약력]서울대 명예교수 [저서]시와 리듬(1981, 개정판 2011), 음악을 본다(2009), 세계의 음악(2014) 등 [번역]기호학 이론(U. Ecco, 1984), 서양음악사(D. J. Grout, 1997)
    상징과 일본음악
    by 서우석
    2024.07.06 04:00:00
  • 일찍 혼자가 되신 A(75세) 할머니는 최근 암에 걸린 지인의 문병을 다녀오며 고민이 생겼다. 아버지의 상속재산에 대한 자녀간의 분쟁 발생으로 서로 골이 깊어지며 지켜보던 고령의 부모는 몸과 마음에 병이 생겼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평소 치매에 걸릴까 걱정이 많은 A할머니도 두 명의 자녀가 있어 사후 상속재산 분배에 대해 염려가 된다. 여러 번의 사업실패로 생활이 힘든 첫째에게 조금 더 주고 싶지만 또 사업자금으로 한 번에 탕진할까 고민이다. 욕심이 많은 둘째가 할머니의 상속 계획에 반발할까봐 걱정도 된다. 평생 힘들게 일궈온 재산 10억 원을 자신의 생활비와 간병비 등 노후자금으로 쓰면서, 분쟁 없는 상속 계획까지 미리 세우고 싶어 평소 거래하던 금융기관에 상담을 의뢰했다. 2022년 우리나라 사망자수는 약 35만 명으로 2050년까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3조 4000억 원이던 상속재산은 부동산 가격상승과 고령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2022년 56조 4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자녀들 간 재산 분할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가족 서로 협의하지 못해 가정법원에 심판을 구하는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건수는 2022년 기준 2776건에 달했고, 다른 상속인에게 법적 상속 권리를 요구하는 ‘유류분반환청구소송’ 접수 건수도 약 1872건에 이르렀다고 한다. 갑작스런 사망에서도 많은 재산을 아무런 분쟁 없이 가족들에게 이전하고, 본인이 희망하는 기부단체에 기부도 한 상속 사례가 있다. 지난 2009년 공연 준비 중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잭슨은 미리 대비한 ’신탁‘을 통해 생전에 일궈 높은 부와 명성을 성공적으로 이전했다. 마이클잭슨은 본인이 사망할 경우 상속인 지정부터 이들에 대한 상속재산의 배분비율, 지급시기까지 신탁계약으로 사전에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그가 가입한 신탁을 미국에서는 ’패밀리트러스트(Family Trust)‘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는 ’유언대용신탁‘이라고 한다. 최근 본인 사망 후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분쟁을 예방할 방법으로 유언대용신탁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유언대용신탁이란 2012년 7월 26일 시행된 신탁법59조에 따라 유언장이 없더라도 신탁계약의 형태로 재산상속이 가능하도록 한 상품이다. 고객(위탁자)이 은행, 증권, 보험사 등(수탁자)에 금전·부동산·유가증권 등으로 신탁계약하고 위탁자 본인 재산의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이전한다. 위탁자가 살아 있을 때는 본인이 신탁계약의 수익자로서 발생하는 이익을 향유하다가 위탁자가 사망할 경우 신탁계약에 근거해 위탁자가 지정한 사후 수익자에게 신탁재산을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다. 이 때 다른 법적상속인들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신속한 지급이 가능하다. 유언대용신탁의 이점으로는 유연한 상속설계, 일정한 재산관리, 편리한 유언집행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상속계획을 생각할 때 유언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유언을 기재한 유언서의 경우 민법상 엄격한 방식과 요건이 요구되며 만약 조금이라도 부합하지 않으면 무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유언대용신탁은 복잡한 유언서 작성 절차 없이 신탁계약을 통해 위탁자가 원하는 대로 설계하여 유언과 유사한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유언서는 만약 A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실 경우 특정 자녀가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하거나(유언서는 가장 최근 것만 유효) 분실, 훼손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유언대용신탁은 A할머니의 의사대로 상속될 수 있어 안전하다. 그리고 유언서는 사망 후 일시에 전액 지급하여 재산 관리 기능이 없는 반면 유언대용신탁의 신탁재산은 위탁자의 다양한 요구 지시 등에 따라 자산관리에 전문화된 은행 등 수탁자가 관리, 운용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생전 고객(위탁자) 본인의 의료비, 생활비 출금도 가능하며 사후에도 위탁자가 지정한 조건으로 사후수익자(생전에 고객이 정한 자)에게 지급할 수 있어 일정한 재산관리까지 이루어져 유용하다. 예를 들어 재산관리가 걱정되는 첫째의 경우 2억 원을 월 500만 원씩 3년 4개월 동안 분할 지급받도록 하는 등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유언집행도 유언서는 모든 상속인의 동의가 필요하여 분쟁 발생 시 긴 소송을 거쳐야만 지급받을 수 있지만, 유언대용신탁은 사후수익자 신분 확인만으로 집행이 가능해 편리하다. 그럼 두 자녀에 배분할 상속재산의 비율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자녀간의 분쟁이 전혀 없길 바란다면 유류분을 고려해 나누어야 한다. 유류분이란 법률로 정해진 상속재산으로 사후에 본인의 재산을 더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줄 자유는 있지만, 민법에서는 ’피상속인(사망하신 분)의 의사와 관계없이, 피상속인의 상속 재산 중 일정한 법적상속인을 위해 반드시 남겨두어야 하는 부분‘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유언서의 경우 유류분권자의 유류분 청구가 있으면 반드시 유류분 만큼을 돌려주어야 한다. 반면 유언대용신탁은 1심 판결의 입장이 엇갈린 상황으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성남지원)과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마산지원)이 대치하고 있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없어 유언대용신탁은 유류분을 반환해야 하는지 명확히 규정할 수 없으며, 이 부분은 더 지켜보아야 한다. 그래서 전 재산 10억 원을 두 자녀에게 물려준다면 유류분을 고려해 조금 더 주고 싶은 첫째에게 최대 7.5억 원(3/4)을 둘째에게 최소 2.5억 원(1/4=법적상속분(1/2)의 1/2)을 나누어 주는 방식을 추천 드린다. 그러면 A할머니 사후에 첫째가 둘째의 동의 없이도 유언대용신탁 계약에서 정한 금액을 바로 찾아갈 수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일반적으로 신탁을 설정·관리·운용·집행하는 보수가 발생한다. 신탁 보수 등에 부가가치세가 발행하는 경우도 있고, 신탁재산이 부동산 등 등기·등록해야 하는 재산이라면 등기등록 비용도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신탁 가능한 재산은 금전, 증권, 금전채권, 동산, 부동산, 지상권·전세권 등 부동산에 관한 권리와 무체재산권(지식재산권)으로 크게 일곱 종류로 제한된다. 유언대용신탁이 상속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노후자금 관리와 자녀간의 상속갈등을 예방을 위해 사전적으로 준비하고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철저한 계획을 통해 더욱 편안한 노후생활을 가져가길 바란다.
    나와 자녀를 위한 편안한 노후설계…유언대용신탁으로 준비해볼까?
    by 이창언
    2024.06.2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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