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8
  • 지난 24일, 서울의 강남3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지 약 1달 만의 조치다. 그러면 이제 한동안 강남3구와 용산구에 아파트를 사고 싶은 사람 입장에서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아파트 매수가 불가능한 것일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매하려면 관할구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아야 매매가 가능하다. 실무상 관할구청에서는 매수인에게 실거주할 계획인지와 자금조달계획서의 제출까지 요구하고, 실거주를 하려는 매수인이 아니라면 토지거래허가를 내어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갭투자를 목적으로 한 주택 매매가 불가하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에도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부동산 경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부동산 경매로 집을 사는 경우에는 토지거래허가가 면제된다. 부동산 경매는 기본적으로 집주인이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않아 법원이 주관해 강제로 집을 매각해 부동산 재산을 현금화하고, 그 돈을 은행과 같은 채권자들에게 배당해주는 절차다. 법원이 채무자의 집을 강제로 매각하려고 하는데 여기에 관할구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며 낙찰자의 실거주까지 요구하고 들면 도무지 적정가격에 매각되기 어렵다. 따라서 부동산 경매의 경우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도 토지거래허가 없이 매수를 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 경매로 갭투자까지도 가능할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기본적으로 갭투자가 막히는 것이기 때문에, 마치 부동산 경매를 이용하면 갭투자가 가능한 것처럼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갭투자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갭투자가 어렵다’이다. 15억원짜리 아파트를 매매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 아파트의 임차인의 전세금은 10억원이라면,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 5억원만 지급하면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적은 돈만으로도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면 갭투자가 불가하므로 매수인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서라도 15억원 전액을 마련하여 매매대금을 일시불로 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 부동산 경매의 경우도 크게 다를 것은 없다. 부동산 경매에서는 보통 임차인을 인수하지 조건으로 매수를 하기 때문에, 매수인은 매수대금 15억원 전액을 마련하여 일시불로 경매법원에 납부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관할구청의 토지거래허가가 필요하지 않고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는 점, 일반매매의 경우보다 경매의 경우가 대출이 조금 더 많이 나온다는 점은 경매의 장점이다. 또 부동산 경매는 일단 소유권을 취득하면 그 즉시 임차인을 구해 전세를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 매수인에게 실거주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매수자금으로 투입하였던 돈을 빠른 시간 내에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 경매고수들은 낙찰받자마자 임차인을 구해 그 임차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받아 사실상의 갭투자를 하는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매수인이 경매 낙찰을 받으면 보통 경매법원에서는 매수대금을 낼 기한을 약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부여한다. 매수인은 그 사이 원래 살고 있던 임차인과 협상을 해서 적정가격에 다시 전세계약을 체결하거나 미리 새 임차인을 구해 소유권 취득과 동시에 전세금을 받는다. 이런 방법을 이용하면 매수인 입장에서는 매수자금 전액을 일시에 마련할 필요가 없으며, 임차인이 낸 전세금으로 갭투자를 할 수 있다. “부동산 경매로 집을 사면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을 “부동산 경매를 이용하면 갭투자가 가능하다”는 말과 동의어인 것처럼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앞서 본 것처럼 부동산 경매를 이용한 갭투자는 현장상황과 임차인과의 협상 경과에 따라 가능할 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있는 주택 매수를 원하지만 자금이 부족해 갭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부동산 경매는 분명 매매보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단, 부동산 경매라도 잠시라도 매수자금 전액을 융통한 뒤에 임차인을 맞춰야 할 수 있으니, 자금계획을 더 철저히 점검하고 접근하길 당부한다.
    경매로 강남3구 갭투자 할 수 있을까
    by 이시훈
    2025.03.27 17:35:49
  • 교육방송 EBS의 유명한 다큐 중 하나인 ‘건축탐구-집’은 2019년에 처음 방송을 시작해 세 번째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 공간,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끌어내고 있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집마다 건축주의 개성과 삶이 담겨 있다. 표준화된 ‘아파트 공화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저 집은 나중에 어떻게 팔지?”라는 걱정을 많이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 집을 그대로 보는 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파트는 면적, 연식, 구조(판상형·타워형) 정도로만 구분돼서 거래되다 보니, 현장을 가서 보는 게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매도자 우위의 시장에서는 급한 마음에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을 먼저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거주’보다는 ‘투자 자산’의 가치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 상황이다. 이런 거래가 많아질수록 의사결정에 필요한 시간도 짧아지고 시세 반영 속도는 더 빨라진다. 서울시가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일부 해제한 직후 강남 3구 핵심 아파트 단지에서는 단기적인 호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수요자가 물밀듯 몰려드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송파구의 2월 3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잠실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는 30억 원(전용면적 84㎡)이라는 가격 기준선을 넘었다. 하루 아침에 집값이 2억 원, 3억 원씩 급등하는 시장은 정상적인 시장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에 구입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절대로 상급지로 이동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최근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이러한 시장의 불안감이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즉 ‘소외 불안 증후군’이나 ‘고립 공포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트렌드 용어들은 주로 마케팅 영역에서 시작된다. FOMO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한정 판매’나 ‘매진 임박’이라는 문구를 사용해서 불안감과 공포감을 자극하는 홈쇼핑을 들 수 있다. FOMO 현상을 심화시킨 주요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SNS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정보유통 속도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관련 소식을 듣지 못했더라면 몰랐을 사실들을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이를 자신과 비교하게 되고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들어오는 소식들은 주로 성공 사례에 집중되기 때문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할까?”라는 불안감이 증폭 되는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부동산이라는 재화의 특성상 가격 진입장벽이 높지만 “나도 지금이라도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가?”라는 불안감은 ‘영끌’을 만들어내고, 여기서 나타나는 부동산 가격의 변동성은 ‘투자 실패’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조모(JOMO)는 무엇일까? JOMO는 'Joy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어떤 일을 선택하지 않고 놓치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을 의미한다. 한편으로 ‘아웃사이더’라는 말이 비슷할 수도 있다. 최근 MZ세대가 ‘칠(Chill)’하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여유롭고 차분하며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런 용어들이 유행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외부에서 오는 영향보다는 자신의 내면에서 삶의 만족을 찾으려는 경향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JOMO라는 단어를 들으면 ‘건축탐구-집’의 건축주들이 떠오른다. 주변에서 무엇이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뜻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가는 사람들. 진정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FOMO가 아닌 JOMO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강남 신축 아파트 매수 후기보다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개성에 맞춘 집들이 더 ‘Chill 해 보이는’ 시대를 기대해 본다. /서경IN
    혼돈의 부동산 시장, FOMO와 JOMO 사이에서 균형 잡기
    by 윤수민
    2025.02.22 07:00:00
  • 지금에 비하면 해외여행이 활발하지 않았던 2000년대 초. 당시에는 국방의 의무를 마치지 않은 사람(병역의무자)이 해외에 나가려면 주변 사람들에게 ‘귀국보증서’를 받아 병무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부모님 중 1인 및 부모님 외 보증인 1인에게 귀국보증서를 받아야 했는데, 보증인 자격도 ‘연간 재산세 등 부과액이 3만 원 이상인 사람’으로 제한해 관련 증빙서류를 마련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특히 ‘보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패가망신’을 떠올리는 사회적 풍토로 많은 청춘이 해외여행을 포기하게 했던 이 제도는 2005년에 폐지됐다. 사람들은 왜 보증을 두려워할까? 통상적으로 금융에 대한 보증은 ‘채무자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때 보증인이 대신 책임을 질 것’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대차 시장에서는 보증이라는 단어가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임대차 보증금’, ‘보증보험’과 같은 단어처럼 전월세 시장에서는 보증이라는 단어가 모든 계약의 주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주택 금융의 측면에서 전세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보험으로 대표되는 보증기관이 전세보증금에 대한 보증서를 발급하고, 금융기관은 이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한다. 보증이라는 제도가 가진 위험성에도,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증보험을 제공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임차인은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전세대출 보증을 사용했다. 사실 전세대출 보증의 역사는 길지 않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처음 전세대출 보증을 시작한 것이 2004년인 것을 고려하면 전세대출 보증의 역사는 20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시간 동안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규모는 200조 원을 넘어섰고, 전체 가계부채의 측면에서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아파트 시장부터 촉발된 ‘역전세’, ‘전세사기’가 보증보험 기관이 가진 ‘보증’의 리스크를 일깨우는 계기로 작용했다. 불문율로 여겨지던 전세대출 시장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결국 금융당국은 올해 1분기 중 전세자금보증의 보증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추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전세대출 시장에 대한 대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줄어들면 금융기관에서 판단하는 전세대출의 리스크가 증가하고, 이는 전세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100%에서 90%로 줄어든 만큼, 줄어든 10%는 일반적인 신용대출에 준해 검토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세대출 금리가 상승하면 임차인의 월세 선호는 더욱 강해지고, 임대차 시장의 월세 구조 변화는 더욱 가속화된다. 앞으로 전세대출 보증 비율 감소 폭이 더 확대되고, 전세대출 DSR 규제까지 도입된다면 수요자들은 전세를 외면할 가능성이 더 크다. 월세 중심의 임대차 시장 개편은 단기적으로 전세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투기 수요를 감소시켜 주택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택 수급 불균형에 따른 월세 상승은 도시 내 슬럼지역을 증가시키고 지역별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는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 주택시장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로, 주거지의 양극화는 급격한 사회적 비용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전세대출 보증 비율 축소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장기적 대응 방안은 ‘주거지 선호가 높은 상급지 갈아타기’로 연결될 수 있다. 반대로 주택가격이 저렴한 지역에 주택 월세를 중심으로 하는 임대 주택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변화의 대응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말처럼,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잘 되짚어 보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다.
    90%로 줄어드는 전세대출 보증 비율…임대차 시장 이렇게 변한다
    by 윤수민
    2025.01.18 07:00:00
  • 서울 은평뉴타운에 위치한 34평형 아파트. 지난 11월 감정가 8억원의 아파트가 1회 유찰되어 20%가 저감된 6억 4000만원의 최저가격으로 매물로 나왔다. 공인중개사사무실에서 확인한 호가는 감정가와 비슷한 8억원이었고 실거래가도 7억원 후반대로 형성되어 있어, 최저가격 수준으로 입찰하면 1억원 이상의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경매 물건이었다. 입찰이 이루어진 날, 총 2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첫 입찰자는 최저가인 6억 4000만원을 썼다. 첫 입찰자가 입찰 가능한 가격 중 최저가격을 썼기에 다른 입찰자는 얼마를 써도 무조건 낙찰을 받는 상황. 과연 1등을 한 입찰자는 얼마의 입찰가를 썼을까? 1등의 입찰가격은 670,000,000,000원이었다. 무려 6700억원을 입찰가로 썼다. 아마도 1등은 6억 7000만원의 입찰가격을 쓰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입찰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숫자 자릿수를 착오하여 0을 3개나 더 써냈다. 원래 생각한 입찰가보다 무려 1000배가 더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이다.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6700억원의 입찰자가 낙찰자로 선정되었다. 경매입찰법정 내의 분위기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실수를 인지한 낙찰자는 법원의 집행관에게 우는 소리로 사정해보고, 숫자를 잘못 써냈다는 이유로 경매법원에 낙찰을 취소해달라는 서류도 내어본다. 그 누가 봐도 실수임이 명백하지만 입찰서의 숫자를 잘못 써낸 것은 자신이 한 실수이므로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낙찰자는 자기가 실수로 쓴 입찰가격에 구속되며 6700억원의 가격 전액을 납부해야 한다. 낙찰자가 위 돈을 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면 매각대금 납부를 포기하게 되는데, 그러면 낙찰자가 입찰 당시에 납부하였던 입찰보증금이 몰수되고 다시 경매절차가 진행된다. 입찰보증금은 최저입찰가의 10% 가격으로 책정되는데, 이 경매 사건은 최저가격이 6억 4000만원이었으므로 그 가격의 10%인 6400만원이 입찰보증금이다. 이 입찰보증금은 경매법원이 몰수하여 배당재원에 포함시킨다. 경매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처음에 가장 걱정하는 것이 ‘권리분석’과 ‘명도’이다. 그런데 권리분석은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으나 꾸준히 공부를 하면 전혀 어렵지 않으며, 명도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대부분의 경우에 협의로 잘 마무리된다. 경매를 한다고 해서 특별히 겁먹을 일이 없는 것이다. 다만 경매에서는 권리분석과 명도보다 더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실수 없이 입찰표를 작성하는 일이다. 입찰표를 작성하면서 특히 ‘입찰가’ 부분을 잘못 쓰면 그 대가가 만만치 않다. 입찰가는 마치 매매계약서의 ‘매매대금’과 동일한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고칠 수 없게 되어 있다. 입찰자가 입찰가를 실수로 잘못 적은 것은 모두가 알지만 공정한 경매절차를 진행할 의무가 있는 법원 입장에서는 ‘6700억원’이라 쓰여진 낙찰가를 그대로 인정해야 하고 낙찰자에게 그 돈을 납입할 것을 독촉하는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결국 낙찰자는 잔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입찰보증금 6400만원을 몰수당했다. 만약 낙찰자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6억 7000만원의 가격에 낙찰받아 호가보다 약 1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는데, 한순간의 실수로 6400만원의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경매를 직접 해보면 사실 크게 어려운 것은 없다. 왠지 어려울 것 같은 권리분석이나 명도도 생각보다 쉽다. 의외의 복병은, 위 사례처럼 입찰가를 잘못 쓴 경우다. 이 경우는 입찰자가 실수로 0을 3개나 추가로 붙였지만, 보통은 0을 하나 더 붙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도 최고가 입찰이 되어 낙찰자가 되고, 입찰보증금을 몰수당하곤 한다. 경매는 기본적으로 시세보다 싼 가격에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어 웬만하면 원금을 잃을 일이 없다. 하지만 초보자의 경우 이런 사소한 실수로 인해 입찰보증금을 몰수당하는 일이 종종 있으므로 입찰시 입찰가격을 잘못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험공부를 잘 끝내고 정작 시험에서 답안지를 밀려쓰면 안 되는 법이다.
    아파트 한 채가 ‘6.7억 → 6700억’…경매법정서 도대체 무슨 일이?
    by 이시훈
    2025.01.12 11:33:22
  •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지는 탄핵 정국으로 인해 현재와 내년의 부동산 시장과 경매 시장의 전망은 어떠할까. 정치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한국 경제 전반에 걸친 충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에 당분간 투자 위축 심리가 부동산 시장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원래도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다수였는데 이 사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다. 일반 수요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12·3 비상계엄 전후의 낙찰가율을 분석해보았다. 부동산 경매는 입찰자가 미래의 시장 상황을 예측하여 입찰가를 쓰기 때문에 그 입찰가격의 변동율을 통해 매수자들의 당장의 매수 심리를 파악하기 용이하다. 12·3 비상계엄이 있은 때로부터 2주 전인 11월 셋째주에 낙찰된 서울 아파트는 총 32건이었으며, 평균 낙찰가율은 92.9%였다. 그리고 비상계엄 직전 11월 넷째주에 낙찰된 서울 아파트는 총 18건이었고, 평균 낙찰가율은 92.5%였다. 이처럼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적으로 90%대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12·3 비상계엄 사태가 있은 때부터는 어떠할까. 비상계엄이 있고 그 다음 주인 12월 둘째주에 낙찰된 서울 아파트는 총 42건이었는데, 평균 낙찰가율은 88.4%였다. 비상계엄 여파로 인해 평균 낙찰가율이 4% 가량 갑자기 떨어진 것이다. 웬만하면 깨어지지 않던 서울 아파트의 90% 낙찰가율 선도 붕괴되었다. 다만 입찰자 숫자는 여전히 많은 편이라 서울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가 반영되어 매수자들이 종전보다 입찰가격을 좀 더 낮게 쓴 것으로 분석된다. 떨어진 낙찰가율 수치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곧바로 원상회복하였다.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14일이 지나자마자 12월 셋째주에 진행된 법원경매 물건 중 서울 아파트는 총 28건, 평균 낙찰가율은 92.1%이었다. 탄핵안 가결 후 계엄이 있기 직전 수준으로 낙찰가율을 회복한 것이다. 비상계엄의 여파가 여전히 느껴지긴 하지만 탄핵안이 통과됨으로 인해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에 한해서는 그 여파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그럼 2025년은 어떠할까. 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은 투자대상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될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을 구입하고자 했던 수요자들 입장에서 특별한 움직임 없이 시장을 관망하려는 사람들이 늘 것은 자명하다. 이런 시기에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다른 수요자들처럼 똑같이 시장을 관망해야 할까, 아니면 주택 매입을 적극 고려해야 할까. 내년의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가격의 대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위기는 곧 기회라 했다. 실수요자라면 이런 위기의 순간에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싼 가격에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 부동산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경매이다. 부동산 경매는 서울 기준 1번 유찰될 때마다 20%씩 가격이 저감되어 진행되기 때문에 꾸준히 입찰을 반복하면 아파트를 일반 매물보다 1억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적지 않다. 특히 내년 부동산 경매시장에 나올 매물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그 숫자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경매 물건이 많아지는 만큼 입찰자 입장에서는 낙찰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크게 오른다. 탄핵심판의 결과는 4월까지는 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에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내년 1월부터 4월 사이의 기간이 실수요자가 가장 주택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시기이다. 내 집 마련을 고민 중인 실수요자라면 내년 상반기의 부동산 경매시장을 주시해보는 것은 어떨까. 항상 미뤄만 왔던 ‘실거주 집 마련’이라는 평생의 숙제를 끝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12·3 비상계엄과 부동산 경매
    by 이시훈
    2024.12.28 06:05:00
  • 2024년 갑진년이 열흘 가량 남은 지금, 올 한해 주택시장은 ‘양극화와 차별화의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연중 한 때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회복을 보였지만 지방 아파트 가격은 끊임없는 약세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방소멸이나 고령화 등 지방 아파트 시장에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지방 주택시장은 눈길도 주지 않는다’는 푸념 섞인 이야기도 많이 들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달까지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살펴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이 0.2% 상승한 가운데 수도권이 2.0% 상승하고 지방은 1.5% 하락했다. 지방에서도 5대광역시는 2.3% 하락한 반면 기타지방은 0.6% 하락하는데 그쳐 지방광역시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객관적인 통계치가 올해 지방 아파트 가격의 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내년 지방 주택가격이 올해와는 달리 상승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몇 가지 지표들을 통해 확인하고자 한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투자 수요가 많은 서울과 다르게 지방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와 공급 물량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시장의 수급상황이 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인데, 이런 시장 내 수급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바로 전세가격 지표다. 전세가격이 하락에서 상승 전환한다는 것은 공급과잉에서 비롯된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면, 지방광역시는 10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고 기타지방도 8월 상승 전환한 이후 상승 폭을 점점 키워가는 모습이다. 물론 불과 4~5개월 사이의 변화만 가지고 전체 시장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최근 전세가격이 하락폭 둔화, 보합, 상승전환이라는 장기적인 변화 흐름을 갖고 움직였고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로 전환되었다는 측면에서 단기적인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미약한 수준이라고 할지라도 전세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상승폭이 확대된다면 아파트 매매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방 아파트 미분양 지표도 올 초 대비 점점 안정세를 찾고 있다. 지난해 1월 6만 3000가구 수준을 기록했던 지방 미분양은 지난해 연말 5만 가구 수준까지 감소했다가 올 6월 다시 5만 9000가구 수준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대구와 대전 지역의 미분양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10월 말에는 5만 2000가구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물론 지역별로 여전히 미분양이 다시 증가하는 곳도 보이지만, 미분양 비중이 가장 심각했던 대구 지역의 미분양이 감소 추세로 전환됐고 준공 후 미분양도 줄고 있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최악의 미분양 상황은 넘어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미분양 감소세에 따른 영향으로 대구와 부산 지역 주요 미분양 아파트 단지들의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당연히 이 두 가지 지표만을 가지고 내년 지방 주택시장의 변화를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방광역시의 입주물량이 지난해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크게 감소하며, 기타지방도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 다시 감소세에 접어드는 등 공급 지표의 측면에서는 확실한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대출 규제의 측면에서도 지방 주택시장에 차별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만큼 ‘부정’적 고정관념보다 ‘긍정’과 ‘희망’의 시선을 갖고 내년 지방 시장을 바라 볼 필요가 있다.
    2025년 지방 주택시장, 희망의 싹이 피어날까
    by 윤수민
    2024.12.21 07:00:00
  • #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빌라. 감정가 1억5000만원의 이 매물은 2021년 경매가 시작된 후 유찰을 반복하여 결국 3년 뒤에 열린 23번째 매각기일에 이르러서야 감정가의 1.08% 수준인 162만원에 낙찰됐다. 임차인이 경매를 신청한 지 무려 3년 만이었다. 임차인은 셀프낙찰을 받으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방법도 고려했지만 이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임차인은 도대체 왜 셀프낙찰을 포기한 것일까.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많은 논의들이 이루어지면서 여러 대책들이 시행 중이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남아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임차인이 ‘가등기 함정’에 빠진 케이스다. 전세사기꾼들이 흔히 쓰는 수법 중 하나는 ① 먼저 시세에 준하는 가격으로 임차인을 구해 전세를 맞추고 ② 임차인이 입주하자마자 신용불량자 명의로 빌라 소유권의 명의를 옮기고 ③ 곧바로 가등기를 설정해 신용불량자가 빌라 소유권을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거는 방법이다. 여기서 전세사기꾼이 거는 가등기는 ‘소유권이전등기 가등기(매매예약)’를 의미한다. 가등기를 설정해두면 등기상의 순위를 보전할 수 있는 효력이 있어서 전세사기꾼들이 원할 때 그 빌라의 소유권을 다시 되찾아올 수 있게 하는 효력이 있다. 문제는 이 가등기가 임차인에게까지 피해를 준다는 점에 있다. 왜냐하면 경매절차에서 위 전세사기꾼이 설정한 가등기는 ‘선순위 가등기’로 취급돼 경매낙찰자가 가등기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경매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실제 경매시장에서는 그 위험성 때문에 선순위 가등기가 설정된 물건은 누구도 입찰하면 안 되는 물건으로 취급되고 있다. 결국 임차인은 이런 물건을 셀프낙찰을 받는다 해도 전세사기꾼이 걸어둔 가등기가 있는 상태의 부동산을 인수할 수밖에 없다. 전세사기꾼의 가등기가 남아 있으면 임차인 입장에서 대출을 받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가등기를 설정한 이가 본등기를 하면 그 즉시 임차인은 빌라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임차인은 셀프낙찰을 받아 피해를 최소화해보려고 알아보다가도 곧바로 포기하곤 한다. 최근 임차인이 셀프낙찰 후에 가등기를 설정한 이를 상대로 ‘가등기 말소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였는데, 법원은 가등기권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가등기를 말소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판결의 추세만 보아도 현재의 법률 규정에 따르면 임차인이 셀프낙찰을 받는다고 해도 가등기 말소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임차인의 피해는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등기의 함정에 빠진 임차인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부 차원의 입법적 대책이 필요하다.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까지 받은 다음에 비로소 설정된 가등기라면, 경매절차에서 그 가등기가 소멸되는 조건으로 경매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실무가 개정되어야 한다. 이리 되면 전세사기꾼에게 작업당한 임차인이라도 손쉽게 셀프낙찰을 받을 수 있다. 다행히 임차인 입장에서 이런 가등기를 미리 방비할 수 있는 방법이 한가지 있다. 처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에게 전세권 설정의 특약을 요구하는 방법이다. 등기부에 전세권이 설정된 상황이라면 그 후에 가등기가 설정된다 하더라도, 경매절차에서는 가등기 말소조건으로 경매 진행이 가능하다. 이리 되면 임차인이 전입한 후 가등기가 새로 설정된다 하더라도 피해를 입지 않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임차인이 전세권 설정을 하기 위해서는 임대인과의 합의가 필요하고 등기비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나서서 임차인 전입 후 설정되는 가등기를 경매낙찰자가 인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경매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실무례를 개정하는 것이, 가등기 함정에 빠진 임차인들을 구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상책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살려주세요"…전세사기 당한 임차인 두 번 울리는 '가등기의 함정'
    by 이시훈
    2024.11.30 08:00:00
  • 2024년 한해가 마무리되면서 올 한해 주택 시장을 되짚어보고 내년 시장에서 나타날 변화를 예측하는 다양한 시장 전망 자료들이 발표되고 있다. 올해 주택 시장은 그야말로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고 판단된다. 주간 단위 서울 아파트값이 2021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반면, 4분기 이후 주택 시장은 또 한번의 하락·정체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도 차이는 뚜렷해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가격 하락 폭을 상당 부분 회복한 것과 달리 지방은 상승 추세로 전환하지 못하고 하락세가 지속됐다. 그렇다면 올해 주택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요인은 무엇일까? 금리, 정책, 공급부족, 대출규제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은 대출 금리로 판단된다. 상반기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빠른 시장의 회복을 가져왔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다시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장을 침체에 빠지게 만들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변화는 올해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비슷한 영향을 보였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저하고’, 주택가격은 ‘상고하저’라는 새로운 시장 패턴을 만들고 있다. 2025년을 앞둔 지금, 내년의 주택 가격 변화를 예측하는데 있어 가장 눈여겨보아야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변수를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내년에도 여전히 대출금리 변화가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주택 소비자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이보다 훨씬 중요한 지표는 실질적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짓는 금융채 5년물 채권금리와 코픽스 금리의 변화다. 특히 금융채 5년물 채권 금리는 매주 변동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어서, 시장금리의 변화가 즉각적으로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금융기관의 대출정책 변화도 대출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런 대출정책에 대한 변화는 시장이 예측하고 반응하기 어려운 만큼, 채권금리의 변화를 꾸준히 살펴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방안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다양한 공급지표 중 ‘준공후미분양 아파트 추세’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에서 전세가격의 상승이 매매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이야기한다. 실수요자의 측면에서 볼 때 전세가격 상승이 임차인의 불안감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임차인으로 하여금 주택을 구입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사실상 공실 상태의 새 아파트와 같기 때문에 언제든 전세나 월세로 공급될 수 있는 무한 대기 상태에 놓여있다. 결국 준공후미분양 아파트가 많을수록 해당 지역의 전세 가격은 하락 가능성이 높고 이는 아파트 매매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지역별로 준공후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들 지역의 주택가격이 회복세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준공후미분양이 선제적으로 감소하는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 이 밖에도 내년에 스트레스 DSR 규제의 완전체가 도입·시행돼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형태의 대출규제가 시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보니 주택시장이 점점 예측의 영역이 아닌 대응의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성토도 나온다. 적절한 지표를 활용한 발 빠른 예측과 규제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는 지금, 보다 적극적인 시선을 갖고 시장과 함께 호흡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냉온탕 오간 올해 주택시장…내년에 눈여겨봐야 할 두 가지 요인
    by 윤수민
    2024.11.23 07:00:00
  • #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 위치한 나홀로 아파트. 최근 감정가 16억 7000만원의 위 아파트가 경매 매물로 나왔다. A씨는 위 아파트가 재개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한남3구역 내에 위치한 사실을 알고, 공격적인 입찰가를 써 내기로 마음 먹었다. 한남3구역은 현재 이주가 진행 중이라 신축아파트가 완공되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서울 핵심지인 용산에 신축아파트를 가질 수 있다는 꿈에 설레어 지난 10월에 열린 매각기일에 감정가보다 5000만원을 높여 입찰가를 써 냈고, 2등과 3억원 이상의 차이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었다. A씨가 필자에게 연락을 해왔다. 한남3구역에 위치한 신축아파트를 가지고 싶어 경매 물건에 입찰해서 낙찰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입찰보증금만 해도 무려 1억 4000만원. 낙찰자로 최종 선정된 후에서야 비로소 질문을 해왔다. “제가 재개발구역 내의 경매 물건을 낙찰받았으니 신축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것 맞나요?” 필자는 잠시 이 경매 물건을 살펴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A씨가 경매 낙찰을 받았음에도 신축아파트를 받을 수 없음을 금방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개발사업이 완료된 후 새로 지어진 신축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해당 재개발구역의 ‘조합원’ 지위를 가져야 한다. 재개발구역 내에 주택을 가지고 있다면 조합원 지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원칙이긴 하나 신축아파트를 원치 않는 사람도 있기에 특정 시기까지 정비사업에 참여할 뜻을 밝히지 않는다면 현금청산자가 된다. 현금청산자가 되면 신축아파트 대신 현금으로 보상금을 받게 된다. 이때의 보상금은 원래 가지고 있던 구축아파트의 감정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그런데 서울 지역의 경우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하여 여러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고, 이는 정비사업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정비구역의 경우에는 흔히 P(프리미엄)를 노린 투기수요가 많은 편이기에 도시정비법에서는 투기수요를 막기 위해 조합원의 지위를 승계할 수 있는 특별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에 의하면, 경매를 통해 조합원 지위가 승계되기 위해서는 최소 2가지 조건은 갖추어야 한다. 첫째 원래 소유자가 ‘조합원’이어야 하며, 둘째 해당 경매 사건이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금융기관’이 신청한 경매이어야 한다. 위 경매 사건에서는 원래 소유자가 한남3구역의 조합원이어야 한다는 첫 번째 조건은 충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조건에 문제가 있었다. 왜냐하면 해당 경매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원래 소유자가 체납한 미납관리비를 받기 위해 신청한 경매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위 경매 매물을 낙찰받는다고 하더라도, 원래 소유자가 가진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다면 현금청산자가 된다. A씨는 한남3구역 내 주택의 소유권을 경매로 취득하긴 했지만 재개발사업이 종료되면 신축아파트를 받는 것이 아니라 원래 구축아파트에 대하여 산정된 감정가에 따라 보상금만 받게 된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A씨는 잔금 납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음을 전제로 높은 가격의 입찰가를 산정했었기 때문이다. 실제 조합에 확인해본 결과 위 경매물건의 현금청산자로서 받을 수 있는 보상금도 약 9억원 정도만 책정되어 있었기에, 17억원 이상의 입찰가로 낙찰을 받은 A씨 입장에서는 큰 손해가 되는 계산이라 경매 물건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부동산 경매물건을 검색하다 보면,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내에 있는 주택 매물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경매 물건을 입찰할 때에는, 앞서 살펴본 사항에 대해 미리 체크해보아야 함은 물론이고 조합도 직접 방문해 조합원 승계가 가능한 매물이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보아야 한다. 재개발구역의 조합원이 되는지, 현금청산자가 되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재개발 물건, 경매투자 고민중이라면?
    by 이시훈
    2024.11.18 15:36:32
  • “부동산 경매로 돈 버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부동산 경매 공부를 시작하면, 금방 주위 사람으로부터 듣는 말이다. 과연 부동산 경매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난 것일까. 이제 부동산 경매는 공부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을까. 위 말이 사실이라면 주위 사람의 그 한마디는 ‘조언’이 될 수 있겠지만, 위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 한마디는 조언이 아닌 ‘훈수’에 불과하다. 위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최근 며칠 간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몇 개의 아파트 매물을 살펴보았다. 1. 사건번호 2024타경84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 위치한 46평형 아파트, 8층에 위치한 이 매물의 최초 감정가는 6억 9,300만원이다. 해당 물건은 1회 유찰돼 지난 10월 28일 5억 3,348만원에 낙찰되었다. 낙찰가는 감정가 대비 77%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난 8월 같은 층의 매물이 매매를 통해 거래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 실거래가는 6억 8,500만원이었다. 경매를 통해 매수한 사람이 단순 매매를 통해 매수한 사람보다 아파트를 1억 5,000만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한 것이다. 현재 같은 아파트 단지에 나온 비슷한 층수의 매물 호가도 6억 5,000만원부터 시작인 상황이라, 경매낙찰자는 시세 대비 최소 1억원 이상 싼 가격에 아파트를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2. 사건번호 2023타경4842 평택시 용이동에 위치한 33평형 아파트, 13층에 위치한 이 매물의 최초 감정가는 5억 4,800만원이다. 해당 물건은 1회 유찰돼 지난 10월 28일 4억 1,055만원에 낙찰되었다. 낙찰가는 감정가 대비 75%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난 9월 비슷한 층수의 11층 매물이 매매를 통해 거래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 실거래가는 4억 7,000만원이었다. 경매를 통해 매수한 사람이 단순 매매를 통해 매수한 사람보다 아파트를 6,000만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한 것이다. 현재 같은 아파트 단지에 나온 비슷한 층수의 매물 호가도 4억 9,500만원부터 시작인 상황이라, 경매낙찰자는 시세 대비 최소 6,000만원 이상 싼 가격에 아파트를 매수했다고 볼 수 있다. 3. 사건번호 2023타경4116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 위치한 60평형 아파트, 24층에 위치한 이 매물의 최초 감정가는 8억 6,500만원이다. 해당 물건은 1회 유찰돼 지난 10월 23일 6억 7,800만원에 낙찰되었다. 낙찰가는 감정가 대비 78%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난 8월 및 10월 27, 30층의 매물이 각 매매를 통해 거래된 적이 있었는데, 그 실거래가는 각 8억 8,900만원, 8억 2,900만원이었다. 경매를 통해 매수한 사람이 단순 매매를 통해 매수한 사람보다 아파트를 1억 5,000만원 ~ 2억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한 것이다. 현재 같은 아파트 단지에 나온 비슷한 층수의 매물 호가도 8억원부터 시작인 상황이라, 경매낙찰자는 시세 대비 최소 1억원 이상 싼 가격에 아파트를 매수했다고 볼 수 있다. 위 3개 물건은 모두 최신 경매물건이다. 위 3개 물건 모두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의 매물이다. 이 사례들을 통해, 경매시장은 현재도 실거래가에 비해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 정도 저렴하게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꾸준히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 경매시장이 과거보다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보다 경쟁이 치열해지지 않은 시장이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무한경쟁시대에 어느 시장이든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임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시장 상황에서 꾸준한 노력을 통해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그 틈새시장에서 나름의 작은 성공들을 이루어나가는 것이다. “부동산 경매는 끝났다”는 부정적인 이야기만 믿고 아무 것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오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행동으로 옮긴 사람에게만 과거의 삶보다 나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부동산 경매로 돈 못 번다는 말, 사실일까
    by 이시훈
    2024.11.03 11:10:31
  • # 서울에 가깝고 교통은 좋으나 30년된 구축인 경기도 내 A지역의 아파트, 서울에서 다소 머나 신도시 지역 내에 지어지고 있는 신축인 경기도 내 B지역의 아파트 중 하나를 고민 중에 있습니다. 두 개 아파트 모두 8억원의 동일한 가격입니다. 둘 다 괜찮아 보이는데, 어떤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이 좋을까요? 최근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신축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생긴 신조어이다. 신축아파트와 구축아파트를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요즘에는 새로 짓는 신축아파트가 많지 않은 편이라 대략 10년 내에 지어진 아파트는 신축아파트로 본다. 신축아파트는 구축아파트에 비해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지하의 여유 있는 주차 공간, 아파트 단지 지상에 자동차 출입이 제한되어 아이를 키우기 안전한 환경, 아파트 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등이 장점으로 손꼽히곤 한다. 얼죽신 현상이 팽배한 지금 이 시기에, 서울에 가깝고 교통이 좋은 경기도 A지역에 위치한 30년된 구축아파트와 서울에서 다소 머나 신도시로 개발 중인 B지역의 신축아파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아파트를 선택해야 할까? 얼죽신 현상이 뚜렷한 현재의 유행을 따른다면 B지역의 신축아파트를 선택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겠지만, 만약 당신이 두 곳의 선택지 중 B지역을 선택한다면 아무래도 몇 년 뒤 그 선택을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투자를 실행함에 있어서는, 현재의 유행을 고려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명확한 투자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부동산을 비교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비중을 두어야 할 가치 기준은 무엇일까? A지역의 구축아파트는 30년이 지났는데 가격이 8억원이다. 보통 30년된 아파트 건물 부분은 이미 노후화되어 사실상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런데도 가격이 왜 8억원이나 할까? 약간 과장하여 설명하면, A지역에 위치한 구축아파트의 시장가격 8억원 중 7억9000만원 정도는 땅값일 것이고, 나머지 1000만원 정도만이 건물값일 것이다. B지역의 신축아파트는 같은 8억원의 시장가격이라고 하더라도, 가격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 B지역의 신축아파트 가격을 파헤쳐보면 아마 땅값이 3억원, 건물값이 5억원으로 나뉘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요즘은 공사비도 폭등한 까닭에 신축 건물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에 비추어 보았을 때, 몇 년 후 두 곳 아파트의 시세는 각 어찌 될까? 신축아파트라도 건물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감가상각을 통해 빠르게 가치가 하락하면서 구축아파트가 될 것이므로, 몇십년이 지나면 건물값은 거의 없는 것과 다름 없게 된다. 결국 땅값만 남는다. 그런데 빠르게 떨어지는 건물값과 달리 땅값은 약간씩이라도 무조건 증가한다. 그렇다면 결국 A지역에 위치한 구축아파트는 구축이라도 그 가치가 꾸준히 계속 올라가지만 B지역의 신축아파트는 땅값이 오르는 속도보다 떨어지는 건물값이 더 커서, 실질적인 부동산의 가치는 점점 더 벌어지게 된다. A지역의 구축아파트가 훨씬 더 비싸지는 것이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같은 경기도에 위치해 있다 하더라도 A지역의 입지가 B지역의 입지보다 훨씬 우월하고 그로 인해 땅값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부동산 가치의 본질은 땅값에 있고, 땅값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입지이다. 입지는 쉽게 설명하면 결국 서울에 대한 접근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동산의 가치를 구성하는 본질을 깨달아야 위와 같은 비교적 단순한 양자 선택지에서도 어렵지 않게 올바른 투자 결정에 이를 수 있다. 얼죽신이라는 한때의 유행 같은 기준만을 가지고 투자 결정을 하게 되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어떤 분야이든 항상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좋은 성과가 따른다. 부동산 투자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는 입지와 땅값이다. 신축이라는 포장지는 당장은 대단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10년만 지나면 그 포장지는 다 해지게 되고 그제서야 포장지 내에 있는 본질이 무엇인지 보이게 된다. 부동산 투자의 기본과 원칙만 기억한다면, 앞으로 임하는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대단한 성공까지는 아니라도 최소한 대단한 실패까지는 절대 겪지 않을 것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구축아파트 vs 신축아파트, 당신의 선택은?
    by 이시훈
    2024.10.20 07:00:00
  • 얼마 전 ‘데뷔 2년이 지난 4세대 아이돌 뉴진스에 이어 5세대 아이돌이 등장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아이돌이나 아파트나 지금 4세대라는 점은 똑같네’라는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아이돌의 세계에서는 톱스타가 배출됐거나, 장르의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가 생긴 시점을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한다. 1세대는 H.O.T.와 젝스키스, 2세대는 빅뱅과 소녀시대, 3세대는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4세대는 뉴진스라고 한다. 아파트의 세대 구분도 과거의 세대가 넘어설 수 없는 특징적인 기능이 기준이 된다. 이미 재건축이 이뤄졌거나 재건축이 진행 중인 1세대 아파트들은 2세대 아파트에 비해 층이 낮고 지하주차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주로 1990년대에서 2000년대에 지어진 2세대 아파트는 기술의 발전으로 층이 높아지고 지상주차장과 지하 주차장을 함께 갖춘 경우가 많다. 다만 2세대 아파트는 건축법에서 규정하는 놀이터, 도서실, 경로당 등의 시설만 설치돼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되지 않았다. 2010년대에 건설된 3세대 아파트는 주차장을 지하에 배치하고 헬스장과 키즈까페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아파트의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남향을 우선했던 11자형 동배치에서 벗어나 ㄱ자형, Y자형 등 다양한 형태의 배치가 생겨났다. 4세대 아파트는 3세대 아파트에서 한층 더 발전된 형태로 ‘소유’의 개념에 ‘거주’의 기능까지 더했다는데 큰 차이를 갖는다. 식사서비스와 수영장, 사우나 등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가능했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데다, 주택의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층고와 광폭 주차장 등 3세대 아파트와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 이렇게 주차장, 커뮤니티시설 등을 통해 세대별로 아파트를 구분하는 것은 이런 요건들이 세대를 뛰어넘는데 있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세대 아파트는 재건축을 하지 않고서는 지하주차장을 설치하기 어렵고, 2세대 아파트는 재건축·리모델링 없이 세대와 지하주차장을 직접 연결할 수 없다. 3세대 아파트는 공간적인 제약으로 4세대 아파트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호텔식 커뮤니티의 확대가 불가능에 가깝다. 이렇게 재건축·리모델링 없이 세대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 보니 4세대 아파트가 갖고 있는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그에 따른 희소성이 강조되면서 올 한해 아파트 시장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4세대 아파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 분양하는 신축 아파트들은 너도 나도 ‘4세대 아파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주 비용’에 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하고 이러한 시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른 아파트들에 비해서 더 높은 기본 관리비가 발생한다. 규모의 경제로 3000~4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어느 정도 비용 절감이 가능하지만, 그 미만의 규모에서는 관리비를 납부하는데 크게 부담이 없는 입주민들로만 구성이 가능한 단지에서나 큰 문제 없이 4세대 아파트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단지의 규모라는 물리적인 특성, 입주민의 생활수준이라는 사회적 특성이 충족되는 경우에만 4세대 아파트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고 또 유지해 나갈 수 있는데, 이 역시 4세대 아파트의 희소성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돌의 세대교체 주기가 빨라진다는 말처럼 아파트의 세대교체 주기도 점점 빨라지면서, 벌써 5세대 아파트에 대한 다양한 전망도 논의되고 있다. 내 삶에서 멀어지려야 멀어질 수 없는 부동산 시장, 세대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부동산 시장에서도 필요한 이유다.
    아이돌만 세대 따지나…아파트도 생겨나는 세대의 차이
    by 윤수민
    2024.10.19 07:00:00
  • # 새내기 직장인 A씨. 첫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2억원의 작은 전셋집 하나를 마련했다. 거주 후 2년이 지나고, 이사일 아침에 전세금을 돌려받고 이사만 나가면 되는 상황이다. 이사일 아침, A씨는 먼저 이사짐을 빼고 기다리는데 임대인은 “은행에 왔는데 사람이 많아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곧 돈을 보내주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전세금 반환을 지체했다. 그런데 새 임차인도 이사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 A씨는 임대인의 말을 믿고 새 임차인의 이사를 허락하고 집을 나왔다. 그 직후부터 임대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 A씨는 필자의 지인이다. A씨는 이사를 나오자마자 임대인과 연락이 끊기자, 필자에게 전입은 옮기지 않고 그대로 뒀으니 전세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지 않냐며 질문해 왔다. 필자는 어떤 답을 주었을까. 필자는 A씨에게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전세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고 답변했다. A씨는 어설픈 지식과 잘못된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전세금 2억원을 전부 잃었다. 많은 사람들이 임차인으로서 항상 챙겨야 하는 것이 ‘전입’과 ‘확정일자’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맞는 말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의 전세금을 보호해주기 위한 제도적 수단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를 인정하는 조건 중 하나가 전입과 확정일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차인으로서 내 전세금을 완벽히 안전하게 지키고 싶다면 여기까지만 알고 있으면 부족하다. 임차인이 전세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하나의 조건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A씨가 간과한 조건은 바로 ‘점유’이다. 점유란 말 그대로 임차인이 그 주택에 살고 있어야 함을 뜻한다. 임차인이 짐을 뺀 경우라도 임차인이 집열쇠나 비밀번호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면 임차인이 점유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 사례에서 A씨는 전입과 확정일자는 갖추었다. 하지만 A씨는 주택을 점유하고 있지 않다. 정확히는 점유를 하고 있다가 이사일 아침에 점유를 상실했다. 새 임차인에게 점유를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A씨는 이사일 아침에 비로소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어긴 것이 돼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다. A씨가 이사일 아침에 새 임차인에게 이사를 허락한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였다. 이사일 아침에 새 임차인이 이사를 독촉했기 때문에 순간 심적으로 마음이 약해진 것은 이해하나, 그 안일한 생각으로 인해 불과 1~2시간 사이에 전세금 2억원 전액을 잃은 것이다. 이런 경우는 A씨가 보증보험에 가입했다 해도 배상을 받지 못한다. 전세금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를 나간 A씨의 잘못으로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다. A씨는 임대인을 상대로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야 있겠지만, 이런 악의적인 행동을 한 임대인은 다른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하기도 어려워서 A씨 입장에서 전세금을 돌려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돈은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전세금은 수억원의 목돈이므로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 임차인이라면 이사일에 새 임차인이 이사를 들어오는 상황이라도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절대 이사를 허락하지 말아야 함을 명심하자.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내 소중한 전세금, ‘이사일’까지 안전하게 지키세요"
    by 이시훈
    2024.09.29 06:00:00
  • 골드만삭스, JP모건 등과 함께 세계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모건스탠리가 최근 우리나라 임대주택 투자를 결정한 가운데 다수의 외국계 사모펀드들도 국내 주거용 부동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례로 영국계 펀드인 ICG는 국내 코리빙 시장의 메인 공급자 중 하나인 홈즈스튜디오와 3000억 원대 투자계약을 체결했고, 싱가포르투자청도 SK디앤디와 함께 서울 내 4개의 코리빙 시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이런 투자자들의 주요 부동산 투자 대상이 대형 오피스 건물에 한정됐던 만큼, 임대주택에 대한 투자 증가는 국내 주거용 부동산 구조에 큰 변화가 시작되는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대한민국 임대주택 시장도 장기적인 투자 가치가 있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펀드와 같은 대형 투자 자본은 대상 부동산 자산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을 기초로 하고, 투자 기간동안 발생한 자본 차익을 추가 수익으로 획득한다. 그렇다 보니 이를 선정할 때 안정적인 임대료 상승이 가능하고, 상승한 임대료에 따라 자본차익도 발생시킬 수 있는 자산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주택 임대료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최근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외 선진국이나 국내 오피스와 달리 우리나라 임대주택에 대한 투자는 왜 이렇게 늦게 이뤄졌을까? 집값이나 물가 등 국가·도시 통계 비교 사이트 Numbeo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30개 도시 중 서울의 평균 임대료는 20위로 조사됐다. 홍콩이 1만 5000달러로 가장 비쌌고, 스위스(1만 4000달러), 런던(1만 3000달러)이 뒤를 이었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1500달러로 약 200만 원 수준이다. 즉, 서울의 주택 임대료는 도시 규모나 이미지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홍콩과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2020년 기준 3.3㎡당 약 6550만 원)을 기록하다 보니 임대료 경쟁력은 더 낮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월 임대료가 다른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저렴할 수 있었던 것은 전세라는 제도가 주택 매매시장과 임대차시장 사이에 완충 작용을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활용하여 자기자본 투입 금액을 줄일 수 있고, 임차인은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해 순수 월세 거주하는 것에 비해 비용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전세를 선호하고 상대적으로 월세가격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전세가격 상승, 전세대출 규제, 대출 금리 관리 등의 요인과 더불어 전세사기 등 제도적 불안정성까지 더해지면서 전세시장 규모가 점점 축소되고 빠른 월세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월세 가격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외국계 투자자금들도 우리나라의 임대주택 시장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본이나 대규모 리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개인 투자자들도 과거 고시원의 형태를 발전시킨 코리빙 주거 시장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서 미래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시장의 변화에 스며들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금은 왜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 투자할까?
    by 윤수민
    2024.09.28 07:00:00
  • # 40대 후반에 접어든 주부 A씨. 그동안 틈틈이 부동산 공부를 하며 여러 채의 아파트를 매입했다.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자 정부는 다주택자의 주택 취득을 강력히 규제하기 시작했고, 양도소득세 세율도 대폭 올렸다. A씨는 남동생의 아내이자 무주택자인 올케 명의로 아파트 1채의 소유자 명의를 이전해 두었다.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하기 위함이었다. 그 후 2년의 보유기간이 지나 아파트를 매각했고, 비과세 혜택까지 받아 3억원 이상의 투자 수익을 얻었다. 주부 A씨는 남동생 부부에게 투자 수익 3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갑자기 남동생과 올케는 아파트 투자 수익을 돌려줄 수 없다며 수익금의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최근 지인 A씨가 상담을 요청했다. 양도소득세 혜택을 받기 위해 올케 명의로 사둔 아파트를 매도했는데, 남동생과 올케가 수익금 3억원을 돌려주지 않는다며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질문해왔다. A씨는 남동생과 올케가 특별히 한 것도 없이 욕심을 부리고 있다며 법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되찾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자는 A씨에게 어떤 조언을 주었을까? 먼저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부동산 관련 법률이 차명 부동산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차명으로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라는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이 법률은 ‘부동산실명법’이라고도 불린다. 이 법률은 차명으로 부동산을 사는 행위를 ‘명의신탁’이라 정의하는데, 명의신탁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에게 여러 가지 패널티를 부과한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패널티가 있다. 첫째,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에게 과징금을 부과한다. 과징금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30%의 금액으로 부과된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시세보다는 다소 낮지만 시세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반영되어 있기에 서울 소재 아파트라면 수억원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둘째,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소유권을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내 것이 아니라고 인정해도 결론은 똑같다. 부동산등기부등본에 표시된 소유자만이 법적인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래서 위 사안에서 A씨는 부동산에 관한 어떤 법적 권리도 인정받을 수 없고, 올케가 부동산의 소유자로 인정된다. 올케만이 부동산의 유일한 소유자이므로, 부동산을 매도함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금도 모두 올케에게 귀속된다. A씨가 모든 투자 과정을 주도하였고 그 투자로 인한 수익금이 3억원이라 하더라도, A씨는 단돈 100원도 받을 수 없다. 다만 올케가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A씨로부터 지원받은 돈이 있다면, 올케는 그 돈만 돌려주면 된다. 필자는 이런 내용을 설명해주며 남동생과 올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고민하는 주부 A씨에게 “포기하라”고 조언을 주었다. 어차피 소송을 진행해도 아파트에 관한 올케의 소유권이 인정될 것이고, A씨가 승소할 방법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실을 행정기관에서 인지하게 되면 A씨는 과징금까지 부과받을 수 있어, 득은 없고 실만 예상될 뿐이었다. 결국 A씨는 소송을 포기했고 남동생 부부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 버렸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무주택자를 제외하곤 아파트를 취득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시기이다. 그 때문에 유주택자 입장에서는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의 명의를 빌려 아파트 투자를 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견물생심이라 했듯, 투자가 잘 되고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다 하더라도 그 때부터 가족 또는 지인과의 새로운 분쟁이 시작될 수 있다. 사람의 도리상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명의를 빌려준 가족이나 지인의 마음은 절대 비난받을 만한 것이 아니다. 단 한순간도 그 부동산은 나의 소유인 적이 없었다. 애초부터 나의 것이 아닌 것을 나의 것으로 착각해 탐한 나의 탓일 뿐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내 돈으로 산 올케 명의 아파트, 당연히 내 소유일까
    by 이시훈
    2024.09.07 08:00:00
  • 올해 소비자 트렌드를 예측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4’는 올해의 단어 중 하나로 디토(Ditto) 소비를 선정했다. '디토’는 최근 걸그룹 뉴진스의 노래 제목으로 대중에 잘 알려졌다. 과거1990년 개봉한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남자 주인공의 사랑 고백에 여자 주인공이 “Ditto”라고 응답하는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Ditto는 일상 대화에서는 ‘나도, 나도 그래’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마케팅의 관점에서는 특정 유명인이나 컨텐츠의 제안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를 말하기도 한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신유빈 탁구선수가 경기 중 에너지 젤리를 먹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이 급증한 것도 디토 소비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주택 시장에도 디토 소비를 적용할 수 있을까? 주택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거래의 단위가 크고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특성이 있는 만큼, 유명 연예인들을 따라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신에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봤거나 많은 사람들이 구입하는 아파트 단지를 선호하고 이를 따라 주택을 구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시장에서의 ‘디토 소비’는 아파트 브랜드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강남 사세요? 전 OO에 살아요”라는 아파트 브랜드의 광고 카피처럼, 아파트 브랜드는 주택구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아파트 브랜드를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으로 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20년대 ‘대장 아파트’라는 표현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약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 가장 고가이면서 가구 수가 많고 미래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대장아파트라고 부르는데, 이로 인해 지역을 넘어 ‘단지’ 단위로 부동산을 구분하는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 잠실 ‘엘리트(엘스, 리센츠, 트리지움)’나 대치 ‘우선미(우성, 선경, 미도)'와 같이 복수의 아파트 단지를 줄여 말하는 것에 이어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 ‘경자(경희궁자이)', ‘아리팍(반포 아크로리버파크)'처럼 개별 아파트 단지의 이름을 줄여서 말하는 것도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 주택 가격에서도 유명 단지를 선호하는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은 전국 아파트 중 시가총액이 높은 50개의 단지를 ‘선도아파트’로 정의하고 선도아파트에 속하는 단지들과 가격지수를 따로 발표하고 있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검정색 점선은 KB선도아파트 50지수를, 붉은색 점선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뜻하는데 선도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일반 아파트 대비 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규모가 크고 유명한 아파트가 시장에서 더 선호되며 빠르게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부동산 가격변동의 전부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심리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최근의 시장 상황에서는 이런 트렌드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주택가격 변화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투자 수익률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시장의 빠른 속도에 맞는 호흡법을 찾기를 기대한다.
    '디토 소비'가 가져오는 주택시장의 변화
    by 윤수민
    2024.08.24 07:00:00
  • “지금 집 사도 될까요?”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있는 실거주 매수희망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특히 신혼부부나 아이를 가진 학부모는 거주 안정과 아이의 교육을 위해 내 집 마련을 인생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내 집을 언제 사야 할지, 얼마에 사야 할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사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내 집 마련, 어떻게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부동산 시장의 오르고 내림에 대하여 민감한 시각으로만 바라보면 쉽게 살 수 없는 것이 서울‧수도권 지역의 아파트다.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비싸서 못사고, 가격이 떨어진다 하면 더 떨어질 것 같아서 못 산다. 내 집 마련을 하고자 하는 초보 부린이라면 내 집 마련의 첫걸음을 떼기 위해 다음 사항을 꼭 기억하자. 1. 언제 살 지를 고민하지 말고, ‘무엇’을 살 것인지 고민하라. 필자는 부동산 투자를 꽤 오랜 시간 동안 해왔지만 저점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는 부동산 고수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어본 경험이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부동산 시장 흐름의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부동산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이 기사 몇 개 읽어보다가 저점을 잡아 내 집 마련을 한다는 것은 사실 공상에 가깝다는 냉혹한 현실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만약 매수희망자가 관심 있는 그 지역에 위치한 그 아파트를 당장 사지 못한다면 앞으로 시장의 상황이 어떻게 되든 간에 그 매수희망자는 그 아파트를 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 폭등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사지 못할 것이고, 하락하면 부동산 시장이 더 떨어질 것이라 걱정하며 사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사는 것도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이 더 잘하는 법이다. 저점을 잡아 내 집 마련하겠다는 막연하고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버리고, 현재 내가 가진 돈과 감당할 수 있는 대출을 감안해 매수할 수 있는 관심단지를 선정하라. 그리고 그 관심 단지 내에서 괜찮은 매물을 탐색해야 한다. “시장의 저점에 사겠다”는 막연한 목표만으로는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내 집 마련하기 어렵다. 2. 대단지 아파트에서 ‘초급매’라는 기회를 잡아보자. 먼저 대단지 아파트의 구별기준을 알아보고 대단지 아파트에서 ‘초급매’라는 기회를 잡는 방법을 알아보자. 대단지 아파트는 무엇일까? 대단지 아파트란 400~500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를 의미한다. 이보다 세대수가 적은 아파트 단지도 괜찮지만 그렇다면 최소한 거래가 활발한 편에 속하거나 거래수요가 있는 신축단지여야 한다. 나홀로 아파트처럼 세대수가 적은 구축 아파트의 경우에 수년 동안 실거래가 전혀 없는 경우도 있어 이런 종류의 아파트는 관심단지에서 배제하는 편이 좋다. 대단지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종종 급매가 나온다는 것이다. 대단지 아파트일수록 소유자의 절대 숫자가 많으므로 여러 사연이 있는 소유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대단지 아파트는 종종 급매물이 나오므로 공인중개사들에게 실수요자로서 당장 매수할 것만 같은 인식을 심어준다면, ‘급매물’ 또는 ‘초급매물’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아파트 시장에 관심이 많은 실수요자들도 투자를 위한 목적이 크기에 평소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다가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만 나오면 그제서야 추격 매수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진정 실수요자로서 아파트를 매입하고 싶다면 이제는 그런 식의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실거주를 위한 아파트를 매입할 생각이라면, 저점을 잡아 사겠다는 목표보다는 관심 있는 단지를 물색하고 감당 가능한 괜찮은 가격 수준의 매물을 잡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초보 부린이라면 경매로든 급매로든 현재 시장가보다 싼 가격에 사는 방법만이 괜찮은 실거주 아파트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리고 일단 선택을 했으면 부동산 시장은 어느 정도의 등락은 당연히 있는 것이므로 약간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내 집 마련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임한다면, 어느 순간 매력적인 가격으로 실거주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집 살 타이밍?…눈 번쩍 트이는 부동산 투자 꿀팁
    by 이시훈
    2024.08.24 07:00:00
  • # A씨는 2020년 정비구역 내에 있는 허름한 빌라를 매매했다. 해당 정비구역은 재건축 정비사업이 한창 진행돼 관리처분인가까지 완료된 상황이었다. A씨가 그 빌라를 산 이유는 재건축 사업이 관리처분인가 단계를 지나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4년 뒤, 2024년 하반기 A씨는 재건축된 서울 신축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허름한 빌라가 서울 신축아파트가 되기까지 2015년 정비구역 지정이 된 이후부터는 10년, A씨가 빌라를 매수한 때로부터는 4년의 기간이 걸렸다. A씨의 이야기는 바로 필자의 이야기다. 필자는 서울 모처에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정비구역에 있던 빌라를 매수해 최근 신축아파트로 보상받은 경험이 있다. 부동산 투자자이자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인 필자가 생각하기에 재건축 투자는 철저한 공부와 사전조사를 거쳐 접근해야 한다. 이 현장을 예시로, 재건축 투자를 하려는 경우 어떤 사항을 중점적으로 체크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1. 사업시행인가 또는 관리처분인가 단계의 재건축 구역을 고르자 필자가 매입한 재건축구역은 2015년 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2016년 6월에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설립됐다. 그 뒤 2017년 사업시행인가와 2019년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공사를 시작했고, 2024년에 이르러서야 공사가 완료돼 신축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정비구역이 지정되고 신축아파트가 완전히 지어지기까지 약 10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통상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신축아파트 준공까지 10년의 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다. 조합원 수가 많고 비상대책위원회 등 계파가 생기는 곳은 20년의 기간이 걸리기도 한다.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은 이만큼이나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정비사업을 막 시작한 구역의 매물보다는 어느 정도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구역의 매물을 매입하는 것이 빠른 시간 내에 신축아파트를 얻게 할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정비사업이 ‘사업시행인가’ 또는 ‘관리처분인가’ 단계까지 진행됐다면 그 구역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해도 좋다. 필자는 2020년경 관리처분인가 단계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재건축 정비구역의 빌라 매물을 매수하여 조합원이 됐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는 상황을 미리 체크한 뒤 매수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2. 조합원들이 분담금 납부 여력이 있는 곳을 매수하자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을 하려면 조합원들이 각자 자신이 가진 부동산을 감정평가가격 수준에 조합에 넘기고 신축아파트의 분양책정가에 따라 그 차액을 조합에 지급해야 한다. 쉽게 설명하면 조합원이 가진 빌라의 가격이 3억원이고 신축아파트의 분양책정가가 7억원이라면, 조합원으로서는 차액인 4억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신축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위 차액 4억원을 ‘조합원 분담금’이라고 한다. 최근 공사비가 급등한 탓에, 대부분의 서울 및 수도권의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조합원 분담금이 수억원 정도로 부과되고 있다. 조합원들이 분담금을 제때 납부해야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빠른 속도로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해당 정비구역의 조합원들의 분담금 납부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조합원 분양가 대비 시세 차익이 충분히 예상되는 곳이어야 조합원들이 수억원에 이르는 조합원 분담금을 적극적으로 납부하는 경향이 있다. 재개발‧재건축 투자는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단 매입만 해두면 특별한 노력 없이 몇 년 후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신축아파트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재테크 수단이다. 다만, 재개발 재건축 부동산은 다른 부동산과 달리 사업의 진행 속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므로 일반 매매의 경우보다 치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부동산 중개업소와 조합관계자의 말만 무조건적으로 믿지 말고, 확실하고 안전한 물건을 찾기 위해서 부지런한 공부와 발품은 필수다. 재건축·재개발 물건이라고 무조건 오르는 시대는 끝났다. 정비사업의 사업성과 사업 단계, 사업 속도, 위치, 학군, 조합원 분담금의 납부 여력 등 사항을 매매 전에 미리 조사해 체크한다면 서울 및 수도권의 신축아파트로 돌아올 ‘옥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로또 청약은 이제 그만, '로또 재건축' 어떠세요?
    by 이시훈
    2024.08.11 08:00:00
  • # 50대에 명예퇴직을 한 A씨. 우연찮게 유튜브를 통해 부동산 공동투자에 참여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모 부동산 업체의 부동산투자 강사 B씨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게 됐다. 몇 개의 영상을 보고 B씨가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라고 믿은 그는 B씨가 소속된 부동산 업체에서 주관해 진행하는 공동투자에 참여하기로 마음 먹었다.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 모아두었던 명예퇴직금까지 끌어모아 투자를 했는데, 몇 년이 지나도록 투자이익은 물론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부동산 폭등기 시절, 유튜브에서는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임을 표방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 사례를 소개하는 데에 그치는 듯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공동투자를 통해 함께 큰 돈을 벌자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강남에 부동산 학원을 차리고, 부동산 공동투자자를 모집하며 공동투자의 장점을 널리 홍보했다. 주식 및 코인과 달리 부동산은 투자에 필요한 시드머니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시작이 어렵다. 부동산 업체는 이러한 부동산 투자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공동투자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소액의 투자금으로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이들이 홍보하는 부동산 공동투자는 사실상 부동산 업체의 단독투자와 다를 바 없다. ‘공동’투자라면 투자에 있어서 핵심적인 사항을 함께 상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형태의 의사결정 체제가 정비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동산 업체의 공동투자 시스템은 그들이 투자할 부동산을 선정하고 매입가를 결정하며 매도가격과 매도시기 역시 업체가 결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부동산 업체가 단독으로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었기에, 사실상 ‘공동투자’가 아니라 부동산 업체가 주관하여 진행하는 ‘리딩투자’인 것이다. 부동산 업체가 주관하는 리딩투자 물건은 보통 아파트와 같이 거래가 쉬운 물건이 아니라 거래가 뜸한 토지가 많다. 부동산 하락기를 거쳐오면서 토지 매물을 찾는 수요는 훨씬 줄었고, 그 사이 공사비도 폭등한 탓에 토지는 제 값에 매도하기 더 어려워졌다. 시간이라도 더 끌며 매수자를 찾으면 좋겠지만 받아둔 투자금도 이미 바닥이 보이는 상황이라 대출이자를 내지 못해 경매에 부쳐진다. 투자에 참여한 사람들은 업체에 원금이라도 회수할 방안이 없는지 문의하곤 하지만 업체는 묵묵부답이다. 성공한 투자자로서의 제2의 인생은 없고, 떼인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일이 인생 후반기의 새로운 일이 돼버린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투자자는 업체의 처벌을 구하는 형사고소와 더불어 투자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부동산 리딩투자는 자본시장법 및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는 보통 자신에게 유리한 형태의 계약서를 미리 받아두기에, 법적 분쟁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리딩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경험을 간접적으로 쌓고 쉽게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는 엇나간 바람이다. 부동산 리딩투자는 자신의 투자경험이 아니기에 남는 것도 거의 없고, 투자금 역시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기 때문에 실패한 투자로 이어지기 쉽다.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주체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도움과 조언을 받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매물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분석한 뒤에 투자결정을 해야지만, 그 고민과정과 나중의 결과를 통해 투자경험이 남게 된다. 남에게 내 돈의 투자를 맡기면 경험도 남지 않고, 돈도 남지 않을 수 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깊이 명심해야 한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고수익 미끼' 부동산 투자리딩의 허와 실
    by 이시훈
    2024.07.20 08:00:00
  • 최근 서울 주택가격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방 주택가격의 경우 여전히 바닥을 다지지 못하는 지역이 나타나면서 또다시 차별화, 양극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렇게 지역별 주택가격 변동성에 큰 차이가 나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역시 주택을 구입하는 배후 수요가 많고 적음이 회복 속도에 차이를 발생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서울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한다’는 막연한 기대감은 인구가 아무리 줄어들어도 서울 부동산의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전망에 기인한 것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서울 부동산 시장의 존재감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 세계적인 고금리 상황이 지속됐음에도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주택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상승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해외 주요 도시 내 주택이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갖는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여겨지면서 끊임없이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그렇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갖는 투자처로써의 매력은 어떨까?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세계도시종합력 랭킹에 따르면 서울은 뉴욕, 런던, 도쿄, 파리, 싱가포르, 암스테르담에 이어 글로벌 7대 도시로 선정된 대도시다. 전세계 사람들이 세계의 주요 도시를 이야기할 때 열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도시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이미 국내 핵심 오피스 빌딩은 외국의 투자 자본에 의해 점령된 경험이 있거나 점령된 상황이며, 이제 그 관심은 점점 주택과 같은 거주용 부동산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외국인 주택 소유는 연간 약 1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중 75% 이상이 수도권 주택에 편중돼있다. 이는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비중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5년 0.5%였던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비중은 2018년 0.9%, 2022년 1.0%에 이어 지난해 1.2%로 증가하였다. 미국(2.3%)이나 캐나다(3.0%)와 같은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서울의 경우 다른 선진 주요 도시들 대비 주택의 월세는 저렴하지만 주택 가격은 저렴하지 않은 편이다. 이로 인해 주택가격 자본환원율(Cap Rate)은 낮고 투자 매력도 떨어져 보일 수 있다. 지난해 평균주택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주택가격 자본환원율은 뉴욕이 5.0%, 로스앤젤레스(LA) 3.1%, 런던 4.0%, 시드니 2.4% 등으로 1.5%를 기록한 서울보다 훨씬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 주택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여타 글로벌 도시들에 비하면 최근 주택가격 상승폭이 낮았고, 전세라는 제도를 레버리지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서울에서 외국인 집주인이 임대를 주는 주택수도 2021년 6월 124건에서 올 4월 71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물론 외국인이 국내에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 수나 대출 규제 등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측면에서 ‘외국인 집주인’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아닌 ‘전 세계인의 도시 서울’에서는 더 많은 국가의 다양한 사람들이 서울 주택을 구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모든 문화에 K를 붙이면 글로벌 트렌드가 되는 지금, ‘외국인 집주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세계 7대 도시 시민으로서 ‘글로벌 스텐다드’에 맞춰 나가야 할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도시 서울, 아직은 어색한 ‘외국인 집주인’
    by 윤수민
    2024.07.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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