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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준
양석준 자본시장연구원 초빙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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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칼럼 #재테크
  • 올해 1분기 말 현재 우리나라의 순(net) 대외금융자산은 8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단순히 말해 우리나라 입장에서 해외에 투자된 외화자산이 국내 투자를 위해 들어온 외화부채보다 많다는 뜻이다. 어려운 용어를 빌리자면 국제투자포지션(IIP·International Investment Position)이 그만큼 자산초과상태임을 의미한다. 순 대외금융자산에는 외환보유액이 포함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어느덧 외환보유액의 두 배 수준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증가했다는 건 놀랍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2018년 초 400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반면 순 대외금융자산은 당시 3000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 이외의 민간의 외화자산이 그사이 엄청나게 증가한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순 대외금융자산은 양적으로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매우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산 구성이 직접투자, 증권투자, 준비자산 등으로 적절히 분산돼 있고 부채도 주로 원화로 표시되어 있거나 만기가 장기인 구성이 많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무엇이 순 대외금융자산을 증가시켰는가. 가장 큰 요인은 2010년대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했다는 데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권투자자금 유입도 이어져 왔다. 이들은 환율의 하락요인이자 외환보유액의 증가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아울러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확대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형성했다. 그동안 정부 등의 시장안정화조치로 외환보유액의 사용이 빈번히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그 일부도 민간의 외화자산이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뒤돌아보면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부채초과상태였다. 해외에서 외자가 더 많이 들어와 환율안정에 기여하는 데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거주자가 외화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제도적 허용은 미흡했다. 그러나 정책 전환에 힘입어 순 대외금융자산 규모가 급속히 증가해 5년 전부터는 외환보유액을 상회하기 시작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비록 숫자상이지만 대외금융부채가 외환보유액을 사용하지 않고도 민간차원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신흥시장국의 굴레를 벗어나는 의미 있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IMF가 우리나라 대외부문의 복원력(resilience)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자산초과상태라는 것은 스톡(stock)의 개념이므로 플로우(flow)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수급의 불일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외금융자산 증가 상당 부분을 국민연금 등 공공부문의 투자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금융 및 외환시장의 상황 변화에 대응해 자산 배분이 탄력적으로 조정되기도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대외금융자산이 적절하게 환류될 수만 있다면 환율안정에 보다 기여할 수 있을 테지만 매우 어려운 숙제이다. 이런 점에서 여전히 일정 수준의 외환보유액의 역할은 유효할 수 밖에 없다. 아시아 주요국가들의 외환보유액과 국제투자포지션을 비교해 보는 것도 나름 의미있다. 인도는 외환보유액 규모가 5000억 달러를 넘지만 3000억 달러가 넘는 부채초과상태이다. 싱가포르는 외환보유액은 3000억 달러에 못 미치지만 우리나라보다 자산초과포지션이 1000억 달러 이상 크다. 홍콩이나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외환보유액이 많지만 자산초과포지션 또한 그 이상으로 훨씬 크다. 싱가포르, 일본, 홍콩 모두 국제금융시장으로 발달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같은 대열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향점으로 삼을 필요도 있다. 한편 이렇게 변화된 여건에서도 일각에서는 아직도 외환보유액 확충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환율안정대책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넌센스다. 우리나라 환율은 이미 국제금융시장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적 성격의 외환보유액 등에 의존적인 정책 패러다임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외환보유액 등을 이용해 환율을 원하는 수준으로 관리할 수도 없고 예전처럼 시장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10년 전 이미 국제투자포지션(net IIP)이 플러스로 돌아섰고 규모가 외환보유액의 두 배에 달하는 현재 시점에 금지옥엽이던 외환보유액이라는 경계선은 순 대외금융자산으로 확장돼야 한다. 이제는 외환위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서 보다 미래지향적인 정책 플랜을 과감히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7월부터 정부가 시장 개장시간을 연장하는 등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규제와 관행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정비하고자 하는 노력은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앞으로 보다 선진적인 외환 및 자본시장을 정착시켜 나가기 위한 순탄치만은 않을 장정의 출발선이기 때문이다.
    2024.06.29 08:00:00
    환율이 올라도 전보다 두렵지 않은 이유
  • 원화 국제화는 해외에서도 원화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 설명하고 넘어갈 만큼 단순한 이슈는 아니다. 우리나라 금융, 외환, 자본시장 전반의 변혁과 긴밀히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외로부터 자연적으로 발생한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주도하에 추진하는 것은 어려운 대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상응하는 금융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데다 외국자본의 국내투자, 국내 자본의 해외투자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는 지금 원화의 국제화는 더 이상 선택사항으로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사이에서 원화가 의미있는 국제화를 진전시키지 못하면 아시아권역에서조차 대우받지 못하고 이들의 대용(proxy) 통화로의 숙명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 원화 국제화에 첫발을 들여놓은 지는 꽤 오래됐다. 그 결과 무역 등 경상거래에서는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핵심적이라 할 수 있는 자본거래에서는 여전히 원화를 사용하는 데 규제가 많다. 지금까지 비거주자 자본거래는 외화를 국내로 들여와 투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치중되다 보니 환율에 부담이 집중됐다. 비거주자 자금 유출입이 환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환율의 변동에 따라 비거주자의 행태가 좌우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명색이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 나라임에도 실제 원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상황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에서 원화로 결제된 비중은 각각 2.3%, 6.1%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스위프트(SWIFT) 망을 통한 원화 결제 실적은 20위권까지만 발표하는 통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원화를 상대 통화로 하는 외환거래는 다른 통화들보다 12번째로 많다는 통계가 있지만 여기에 소위 차액결제선물환거래(NDF)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동 거래는 원화의 수수가 일어나지 않고 미 달러화로 정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와 한국은행이 서울 외환시장의 개장시간을 늘리고 해외금융기관이 은행 간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곧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는 비거주자의 원화 NDF 거래를 실제 원화의 수수가 일어나는 외환거래로 일부 흡수함으로써 국내 외환시장에서 비거주자의 거래 편의를 도모하고 시장 유동성을 제고시킨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이를 통해 국제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통용이 확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다 진전된 다음 단계에서는 비거주자 간 자본거래 시 원화의 사용이 원활해짐으로써 원화의 국제적 유동성이 증대되고 최종적으로 국내 결제시스템과 안정적으로 연계된 국제화된 프로세스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원화의 국제화에는 적잖은 책임이 따른다. 원화에 대한 투기적 공격을 용이하게 해 그동안 의존해 온 외환보유액의 유용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보지 않은 길을 과감히 들어설 필요가 있다. 원화가 국제화되면 이를 계기로 국내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제고시켜야 하고 외환 및 금융·자본시장의 국제적 정합성을 높여 나갈 수밖에 없다. 또한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능력도 향상시키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구조 전반을 선진화시키는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원화가 NDF 시장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통화라는 점을 들어 원화가 국제화되더라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미 비거주자들에게 환투기 공격 수단이 없지 않다는 논리이다. 현실적으로 원화의 해외수요 확대를 기다리기 이전에 공급 확대를 통해 적극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해왔듯 무역상대국들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계속 확대하고 실질적으로 원화가 대금결제에 이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말 위안화에 이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와 원화 간 직거래 도입에 합의하고 최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진 것은 고무적이다. 이제 외환위기 트라우마에서 확실하게 벗어나야 한다. 싱가포르는 지난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 오히려 자국 통화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오늘날의 선진적인 국가로 완성되었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4.06.01 06:30:00
    도약을 위한 도전, 원화 국제화
  • 금 가격이 많이 올랐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금 가격이 오르내리면 외환보유액에 포함돼 있는 금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104여 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90톤을 집중 매입한 덕이다. 당시 매입가격이 대략 온스당 1600달러 정도이니 아마 지금 상당한 평가익을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과 4~5년 전만 해도 금 시세가 매입가격을 하회하면서 언론이나 국회 등으로부터 금을 비싸게 매입했다고 지적받기 일쑤였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금을 왜 이리 적게 보유하고 있느냐는 말이 나온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가 넘는데 금은 장부가액으로 50억 달러도 안 되니 그럴 만도 하다. 우리나라는 왜 외환보유액 규모에 비해 금을 적게 보유하고 있나? 그 이유는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나라가 외환보유액의 가용성을 특히 강조하는 데다 금의 자산으로서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교과서에는 금이 유사시에 현금화할 수 있는 환금성이 좋은 자산으로써 외환보유액 요건을 잘 갖추고 있다고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서 용이하게 사용되기는 어려운 자산이다. 금은 한번 매입하면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보유해야 할 그야말로 최후의 보루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매입한 금을 현금화하려고 내다 파는 순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우리나라에 무슨 큰일이 나서 금마저 팔아야 하는 속사정이 있지 않나 오해하기에 십상이다. 금은 금일뿐 우리가 당장 필요로 하는 외환은 아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나 되는데 금을 늘릴 여지가 충분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금융자산에 투자해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는데 굳이 무수익자산인 금으로 전환해 현금흐름도 없이 당장 매각하기도 눈치 보이는 자산으로 보유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반문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가 4000억 달러 초반대 수준에서 정체된 지 오래고 증가할 기미도 아직 보이지 않은 점 역시 고려사항이다. 그러나 금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 외환보유액에서 금의 역할과 비중에 대한 새로운 정립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소위 브레턴우즈체제의 다음 시즌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지 않은가. 달러의 위상, 국제통화제도의 안정성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금의 보유 규모는 늘려나가는 것이 방향적으로 맞아 보인다. 다만 현실적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금으로의 자산 재배분은 의미를 찾기 쉽지 않다. 따라서 적어도 앞으로 외환보유액이 증가할 때에 대비해 금을 매입할 기준과 방법을 미리 정해두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가격 판단을 배제하고 기계적으로 소규모로 꾸준히 적립해 나가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 하다. 한편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의 금을 모두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2023년 한국은행은 보관금에 대해 현지실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최근 젊은 층에 인기 있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필자는 당시 실사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여기에서 제기된 두 가지 이슈를 설명하고 이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영국에 금을 맡겨 놓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했고 영국이 세계 최대의 금 시장이기 때문이다. 영국과 같은 국제금융시장에 보관함으로써 필요시 긴급하게 현금화하기 용이할 뿐 아니라 금의 일부를 대여 거래 함으로써 보관비용보다 많은 수익을 내고 있으니 사실상 수수료 없이 보관하는 셈이다. 향후 금 보유 규모가 획기적으로 증가할 때는 여러 곳으로 분산 보관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두 번째는 금 실사 방법과 관련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8000여 개의 표준금괴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실사에서 그중 200개를 샘플로 추출하여 특정 장소에 모아 놓고 검사하고 5개는 직접 창고에 가서 실물을 확인했다. 이러한 샘플 방식의 실사는 금이 모두 표준금괴로서 누구 소유의 꼬리표가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대여와 반환이 빈번히 이루어져서 소유하는 금괴 관리번호가 수시로 바뀐다는 점 등 금 보관과 거래의 실상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것이다. 실제로 영란은행은 엄청난 양의 표준금괴를 제련업자별 등의 분류방식으로 여러 창고에 보관하고 있으며 소유국가별로 금을 보관하고 있지는 않다. 실사는 그 당시 시점에 우리나라 금으로 지정된 금괴에 대해 샘플을 추출해 관리번호와 실물을 대조하고 실제 무게를 측정하는 한편 창고 보관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중앙은행이 한국은행처럼 영란은행에 실사를 다녀갔으며 모두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4.05.04 06:30:00
    금(金)은 금이요, 환(換)은 환이다
  •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연내 수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재확인되었다. 당일 미국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 대비로 약세를 보였다. 다음날 스위스 중앙은행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해 버렸다. 예상치 못한 뉴스에 스위스 프랑화는 미 달러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그보다 2~3일 전에는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이 오랫동안 예상해 왔기 때문일까. 엔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이상의 뉴스들은 모두 금리변동에 따른 환율의 반응에 관한 것들이다. 우리는 이론적으로 금리와 환율의 관계를 얘기할 때 ‘유위험 금리평형(Uncovered Interest rate Parity·UIP)’ 조건을 가정한다. 양국간 금리격차가 있어도 환율의 예상변동을 감안하면 양국의 기대수익률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등식을 풀어보면 현재 환율은 미래 예상환율과 상대국 금리에는 비례하고, 자국 금리에는 반비례하는 관계를 나타낸다. 양국의 금리가 다르게 주어지면 미래 환율 기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위험(uncovered)이라 이름 붙여졌다. 이 조건에 따르면 금리인하는 단기적으로 자본유출 가능성으로 미래 예상 환율을 상승시키고 이는 다시 현재 환율을 상승시킨다. 이후 양국의 기대수익률을 일치시키도록 예상 환율 변동률이 조정되어야 하므로 환율은 점차 하락한다. 사실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매우 효율적인 시장 메커니즘을 가정한 것인 만큼 이론과 현실 간 벽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동안 국내외 연구보고서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리스크 프리미엄이나 예측 오차 변동으로 인하여 통화정책의 환율파급경로가 제약된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으로 올수록 UIP 조건을 어느 정도 부합한다는 분석 또한 나와 있다. 우리나라 4월 금통위가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은 경제 지표가 양호하여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내수 부진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과거의 경우를 보면 금통위를 앞두고 UIP 조건을 들어 금리를 내리면(올리면)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하락)을 자극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필자는 원·달러 환율을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금리 격차에 의해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한계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국제 외환시장에서 형성된 미 달러화 가치, 소위 글로벌 미 달러화 가치를 우선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무적으로는 블룸버그 통신사가 유로화, 스위스 프랑화, 일본 엔화, 캐나다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 스웨덴 크로네와 등 6개 주요 통화의 미 달러화 대비 가치변동을 각 경제 규모로 가중하여 만든 인덱스(DXY)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즉, 미국과 여타 ‘주요국’ 간의 금리 격차의 변동에 따라 달러인덱스가 변동하며 그 ‘주요국’에 포함되지 않는 우리나라는 달러인덱스의 흐름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이 환율에 미치는 중요성이 달라진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 사례를 들어보자. 2022년 중 미국의 유럽 등과 차별화된 공격적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국제 외환시장의 달러인덱스가 급등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앞서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미 달러화 가치 상승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로 당시 금통위 때마다 금리 결정에 환율문제가 고려되었는지가 큰 관심사였다. 한국은행이 정부로부터는 독립적이지만 미 연준으로부터는 독립적이지 않다는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도 이때 나온 것이었다. 반면 2023년 들어서는 주요국과 미국 간의 통화정책 차별화 정도가 다소 줄어든 영향으로 국제 외환시장의 달러인덱스도 다소 안정되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도 불구하고 환율에 대한 우려를 뒤로 하고 금리를 동결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금리 인상 대열에서 결코 뒤지지는 않았으나 만약 주요국들과 미국 간의 통화정책 차별화 이슈가 지속되었다면 우리나라 환율 안정은 기대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단순하게 정리하면 결국 국제 외환시장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이 우리나라 통화정책 방향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UIP 조건에 너무 집착하여 우리나라 금리를 내리면 원화가 약세, 금리를 올리면 원화가 강세가 될 수 있다는 단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2024.04.06 06:00:00
    금통위를 앞두고 환율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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