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길운 타고난 '럭키보이' 바이오 벤처에 목숨 걸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윤성준 대표의 도전과 야망


윤성준 대표는 1999년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를 세웠다. 기술과 뚝심으로 회사를 이끌어 온 윤 대표는 12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자시약과 분자진단 제품을 연구 개발하면서 업력을 쌓아온 회사는 이제 바이오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k.co.kr

"지난해 돌아가신 아버지가 제게 '너는 럭키보이다. 열심히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생각납니다. 정말 운 좋게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26일 코스닥에 상장한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윤성준(43) 대표는 겸손하게 말한다. 윤 대표는 자신이 운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지난 12년 동안 그가 어렵게 회사를 꾸려가며 기어이 상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기술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기술성 평가를 7번째로 통과한 바이오 기업이다. 윤 대표는 여기에도 럭키세븐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1999년 설립된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유 전자시약과 분자진단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동시에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바이오 업체다. 유전자시약이란 바이오 관련 제품 개발이나 연구 활동에 필요한 소모성 실험용 소재와 키트를 말한다. 분자진단 제품은 유전자를 분석하고 검출하고 진단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신종 플루나 조류독감, 구제역 등을 진단하는 데 사용된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규모에 비해 관리가 잘 되고 있는 회사다. 윤 대표는 창업 2년 후인 2001년 회계법인 감사를 받기로 결정했다. 회사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싶었다. 대표가 회계를 건드리려는 욕심을 없애야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윤 대표가 말한다. "당시 회계법인 대표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감사 비용이 3,000만~4,000만 원 정도 드는데 여기에 돈 쓰지 말고 직원 월급으로 쓰시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돈도 못 벌면서 회계법인 감사를 왜 받느냐는 일종의 비아냥이었죠." 하지만 이 덕분에 인트론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코스닥 상장 심사 때 회계 부분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연구원에서 기업가로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2009년 매출액은 78억 3,300만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억 원(영업이익률 19%)과 12억 원(당기순이익률 15%) 이었다. 2009년 기준 전체 매출 중 51.3%가 유전자시약부문에서 발생했다. 분자진단 부문 매출비중은 38.7%가량이다.

총 30억 원 수준인 공모자금은 분자진단 사업 확장과 바이오 신약 임상 등에 쓸 계획이다. 윤 대표가 말한다. "코스닥 상장을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성장동력 사업을 본격화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어요. 저는 '원 없는 기술개발, 한 없는 사업화'를 입에 달고 삽니다. 상장을 앞둔 작년 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지금은 미래에 대한 구상과 고민으로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윤 대표는 서울대 동물자원과학 석사 출신이다. 그 후 서울대의대 암 연구센터에서 5년 동안 일하며 암 유전자 치료제 임상을 수행했다. 1년에 5편씩 해외 학술지에 논문도 제출했다. 동물과 사람을 모두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큰 경험이었다. 자연스럽게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인간과 동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윤 대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일하는 것이 원래 꿈이었다. "과학적 검증을 통해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이 멋있어 보였어요. 서울의대 암 연구센터에서 일하면서도 병리학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당시 병역특례 과정 중 박사과정을 마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병리과로 전공을 옮기려 했는데 여러 곳에서 반대가 많아 박사과정을 접었어요.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중 제 가 가방끈이 가장 짧을 겁니다. 허허."

윤 대표는 결국 사업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암 연구센터에서 일하는 동안 윤 대표는 미국인 비트로젠이라는 회사가 개발한 TA벡터 시 약 기술을 확보해 놓고 있었다. TA벡터 시약은 생명공학 연구와 제품 개발 중 유전자를 취급할 때 사용하는 주요 소모성 제품이다. 당시 인비트로젠은 이 시약으로 수천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창업 후 당장 먹고사는 것이 급선무였던 윤 대표는 빠르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전자시약 사업을 시작했다. 윤 대표가 회사를 창업할 당시에는 대부분 외국산 유전자시약을 수입해 쓰고 있었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를 창업한 후 결국 제품을 완성시켰다.

윤 대표가 말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한 제품입니다. 상장으로 여유가 생겼으니 해외로 눈을 돌리려고 해요. 유전자시약 분야는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할 겁니다. 현재 유전자시약 분야에서 저희가 국내 최고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37개국 40여 개 대리점이 있는데 영업망을 더 넓히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운이 아닌 뚝심과 기술로

윤 대표는 창업 후 한강을 두 번 다녀왔다. 가족들 얼굴이 떠올라 발걸음을 돌렸지만 너무나 힘들었다. 마흔이 되기 전인 2008년 회사를 이끌어 가는 것이 어려워 대학시절 동아리 스승으로 모시던 분을 찾아가 점을 보았다. 윤 대표는 서울 대 학생 동아리인 동양고전연구회에서 초대회장을 지냈다. "40세부터 운이 풀린다고 하더군요.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믿지 않았어요. 그런데 40세가 되던 5월 이후 정말 숨통이 트였습니다. 중소기업청에서 자금지원을 받았거든요. 거짓말 같았습니다. 더 중요한 건 뭔지 아세요? 제 운이 40세 이후부터 70세까지 쭉 간다는 거예요."

자금 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윤 대표는 이후 진단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가 확보한 진단 분야 대표 제품은 이노플렉스 iNNOPLEX다. 이 제품은 신종 플루나 조류독감은 물론 구제역 등을 진단할 수 있다. 세계적 제약기업인 미국 아보트사 Abbott 와 특허 실시권 계약을 맺어 미국, 일본 등 7개국에 대한 특허실시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점이 맞았던 걸까? 2009년 신종 플루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윤 대표는 표정 관리를 해야 했다. 매출은 눈에 띄게 늘었다. 500ml짜리 신종 플루 진단시약이 3억 원에 팔릴 정도였다. 신종 플루가 발생한 2009년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밤낮없이 일했다. 윤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직원들이 먹을 간식거리를 사다 놓는 것이 제 일이었어요. 야식은 종류를 불문하고 다 먹었을 정돕니다. 생산하기가 벅차서 결국은 제품 생산을 그만둘 정도였어요."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가 보유한 진단 시약은 구제역을 확진하는 데도 사용한다. 하지만 이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미미하다. 구제역이 확인되면 모두 살처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제역을 진단하는 케이스 건수는 살처분되는 개체 수에 비해 크지 않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가 가진 핵심 기술들은 경쟁업체에 비해 경쟁우위를 보유하고 있 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는 비슷한 기능을 가진 다양한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경쟁업체가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개발한다면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의 영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진단분야에서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와 경쟁하는 곳으로는 지난해 9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분자진단 업체 씨젠이 있다. 2009년과 2010년 매출과 순이익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특히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윤 대표가 말한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처음부터 흑자를 내기 위해서 해외로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어요. 이제는 상장에 대 한 짐도 덜었고 자금도 확보되었습니다.

씨젠과 차별화된 점은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핵심 소재를 자체 생산한다는 점입니다. 핵심소재를 해외에서 공급받을 경우 가격, 공급, 커스터마이 징 등에서 모두 불리할 수밖에 없어요." 진단에 쓰는 핵심소재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진입은 조금 느렸지만 국가기관과 대기업들이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에 손을 내밀 수 있었다고 윤 대표는 말한다.


슈퍼박테리아를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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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유전자시약 분야와 분자진단 분야를 캐시카우로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축적한 자금과 기술은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신약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정부도 바이오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로 선정해 육성하려고 한다. 2006년 '바이오 비전 2016' 에 따라 2007년부터 약 14조 원을 투자해 2016 년까지 세계 7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윤 대표는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가 바이 오 기업으로는 드물게 수익을 내면서 신약개발에 임하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시약에서 시작해 진단과 바이오 신약 개발까지 오는 데는 축적된 기술이 발판이 되었습니다. 진단 분야는 한계가 있어요. 치료제 없는 진단은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 바이오벤처 기업이 갈 길은 신약 개발에 있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가 신 성장동력으로 삼는 부분은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개발이다. 이를 위해 현재 서울대와 협업 중이다. 이주영 신 한 금융투자 연구원은 말한다. "현재는 유전자시 약과 분자진단 부문에서 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의 가치는 신약 개발 부문에서 기대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슈퍼 박테리아 항생제 등 신약개발 진척 정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지난해 10월 기준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가 보유한 특허는 모두 73건이다. 이 중 33건이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관련 특허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가 임상 중인 슈퍼박테리아 치료제는 항생제 내성균 치료를 목표로 한다. 엔리 파신 N-Rephasin SAL200이라는 단백질 항생물질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이 원천기술이다. 엔리 파신은 세균의 천적 생물체인 '박테리오파지' 에서 생산한 '리신' 이라는 신약 제제로 만든다. 윤 대표가 설명한다. "기존 슈퍼박테리아 항생제는 박테리아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거나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는 수준에 그친 데 비해 우리가 특허를 받은 기술은 박테리아만을 골라 파괴하는 '박테리아파지' 와 '리신' 관련기술입니다. 합성 항생제와 달리 자연친화적인 데다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매우 안전한 물질이라 사업화 전망이 밝습니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성과도 나왔다. 지난 2월 8일 엔리파신에 대한 연구결과가 항생제 분야 최고 권위지인 '안티마이크로바이알에이전트 앤 케모테라피 Antimicrobial Agents and Chemotherapy'에 소개됐다. 항생제 내성균 분야 국내 권위자 인 항생제내성균주은행 이연희 교수가 설명한다. "이번에 소개된 신약 후보는 최근 내성균 발생 사례 증가로 치료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 는 항생제 반코마이신이나 자이복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입니다. 엔 리파신은 기존 약물과는 완전히 다른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어요. 내성균을 포함한 모든 황색 포도상구균에 의한 감염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올해 안에 슈퍼 박테리아 감염증 치료제의 임상1상을 완료하고 이 신약 후보를 라이선싱(기술수출)할 계획이다. 회사 자체 분석에 따르면 사업가치는 3,000 억 원 이상, 기술가치로는 최소 1,000억 원 이상이라고 한다. 사실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들도 새로운 슈퍼박테리아 항생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바이오 기업과의 공동개발이나 기술도입이다. 이런 상황은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가 개발 중인 신약 후보인 엔리파신의 기술수출에 도 대단히 우호적인 환경이라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엔리파신을 이용해 동물용 사료에 들어가는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첨가제도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곡물기업인 카길과 국내 사료첨가제 생산업체인 CTC바이오와 협력하고 있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박테리오파지 원제를 개발해 제조 한 다음 이를 CTC바이오에 공급한다. CTC바이오는 이 원제를 기반으로 사료첨가제를 제조 한 뒤 카길에 납품하는 구조다. 카길에서는 이 사료첨가제를 사료에 첨가해 최종적으로 농가에 공급한다. 윤 대표는 말한다. "카길은 세계 최대 사료기업입니다. 국내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국내는 물론 해외 사료 시장에 큰 영향을 행사하는 카길과 손을 잡은 것은 안정적이고 거대한 소비처를 찾았다는 의미죠. 특히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사료 내 항생제 배합 금지법' 이 시행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겁니다."

기회는 열려 있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슈퍼 박테리아 항생제와 함께 '스마트나노 MRI조영제'와 '인공 혈액'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나노 MRI조영제' 는 기존 조영제가 작용하지 못했던 림프절까지 침투해 암을 진단할 수 있다. 전남대 병원과 협업 중으로 지난해 10월 비임상에 들어가 올해 말 비임상이 끝난다.

인공 혈액은 혈액을 구하기 어려운 위급 상황에 뇌에 산소를 공급해 뇌사를 막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꿈 같은 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허황된 일이 아니다. 혈액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은 혈액응고 기능을 가진 혈소판과 세균을 제거하는 백혈구,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다. 이 중 이미 혈액응고제와 세균퇴치제는 세상에 나와 있다.

문제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다. 인트론 바이오테크놀로지는 가톨릭대학과 함께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대신 HEME라는 후보물질을 만들어 효능을 관찰하는 중이다. 윤 대표는 말한다. "벤처기업은 어렵고 황당해 보이는 일을 해야 합니다. 남들이 다 하는 분야에서는 벤처기업이 설 자리가 없어요. 어려운 분야에서 성공했을 때 더 큰 것이 돌아오는 법입니다." 현재 바이오 산업 분야에 대기업들이 속 속 진출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는 뜻이기도 하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2002년 당시 동양제철화학(현 OCI)이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바이오벤처단 지에서 4년 동안 둥지를 틀었었다. 현재 OCI는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주식 6만 2,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이 설명한다. "최근 2~3 년간 삼성, LG, 한화, SK 등 대기업의 바이오 산업 진출이 활발해졌습니다. 정부의 바이오산업 우호정책이 확대되면서 올해도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보건복지부 외에 교육과학부나 지식경제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우호정책이 확대되면서 관심은 더 커질 것입니다."

현재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삼성테크윈과 협력해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균을 진단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미국 공인분석화학회 AOACAssociation of Official Agricultural Chemists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2009 년에는 LG생명과학과 신종플루 관련 제품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대기업이 연구 개발에 뛰어들면서 바이오 벤처기업이 설 땅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시각은 지레짐작일 뿐이다. 윤 대표가 설명한다.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바이오 기업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대기업이 신약을 개발하는 것 은 사실 어려워요. 기술력 때문이 아닙니다. 단 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에만 매달려야 하는 대기업 특성 때문이죠. 다국적 제약사들과 바이오 업체와의 합종연횡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습니다.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바이오 기업에 파트너가 생기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롤러코스터 바이오주

바이오주가 그리는 미래는 장밋빛이다.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치료제는 줄어든 무릎연골과 척추손상을 치료하고 면역세포를 개발해 각종 암과 뇌종양도 예방한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엇갈려 왔다. 기술 수준은 높지만 사업모델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라는 인식 때문이다. 한마디로 돈을 못 번다는 것이다. 윤 대표가 말한다. "워낙 적자 기업이 많다 보니 그럴 수밖에요. 하지만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유전자시약과 분자진단 분야 개발 비용을 커버하며 먹고 살아왔고 6년 동안 흑자를 내고 있어요. 이를 토대로 신약 분야에 투자하고 있지요. 상장 심사를 받을 때 이런 부분을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바이오주는 투자매력만큼 위험성도 큰 테마다. 김현태 신영증권 연구원이 설명한다. "회사 계획대로 신약이 상용화된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신약 개발의 특성상 중간에 좌초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증권업계에서 바이오산업을 밝게 보면서도 적극적인 투자 추천을 하기 힘든 이유죠." 지난 2월 15일 인트론 바이오테크놀로지는 6,030원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상장 시 공모가 6,100원보다 떨어진 상태다. 국내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지난해 1 년간 1만 5,600원에서 3만 3,500원까지 114.74% 오르며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이 실적을 실현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각 기업이 제시하는 사업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변수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우선 개발단계를 살펴봐야 한다. 신약은 세 차례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상용화될 수 있는데 약 13% 정도만 최종 임상시험을 통과한다. 지난 해 4월 LG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C형 간염치료 제가 임상 2상에서 중단되면서 12일 동안 주가가 22.9%나 급락한 예가 있다.

해당 업체의 재무적 능력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산업협회 관계자는 말한다.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이 엄청납니다. 그런데 바이오 기업들의 규모는 대부분 영세 합니다. 재무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약 개발이 중도에 주저앉을 수 있어요."

2000년 초 벤처 창업 붐 이후 현재까지 수많은 바이오벤처가 생겨났다. 이 중에는 가시적인 연구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사라진 기업들도 있고 아직도 연구실에서 기적에 도전하며 열정을 쏟는 기업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명과학 분야의 기술진보는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경쟁도 치열하다. 그래도 윤 대표는 자신만만하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의 특징은 단순히 기술개발에 끝나지 않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입니다. 상장 이후 이런 속도는 더 빨라지고 이익 또한 훨씬 커질 것이 분명합니다. 신성장동력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도 주력해 글로벌 바이 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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