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혈액 한 방울의 진실

과학수사를 위한 혈흔 탐지·분석 기술의 진보

잔혹한 범죄가 일어난 현장은 TV 드라마 속 범죄현장과는 전혀 다르다. 미국 법의학자인 스티븐 모건에 따르면 현장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며 살펴야 할 것도 매우 많다.

정확히 말해 매우 많은 것이 아니라 너무 많다. 때문에 법의학자에게는 현장 증거의 훼손 없이 감식 과정을 간소화하는 수단이 절실하다. 이를 실현할 3가지 혁신기술을 소개한다.


혈흔 탐지

현재 조사관들은 시약을 뿌려 미세 혈흔을 찾아낸다. 하지만 기존 시약의 화학물질은 증거를 훼손하거나 거짓반응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이에 모건은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마이클 마이릭 박사팀과 함께 화학물질이 아닌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한 미세혈흔 탐지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혈흔을 닦아낸 뒤에도 오랜 기간 남아있는 혈액 속 단백질을 탐지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더 뛰어나다.


사고 상황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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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들은 혈흔의 모양과 위치에 근거해 범죄 상황을 재구성한다. 대개는 피를 흘린 사람이 위치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와 혈흔 발견지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는데 이는 피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는 점을 간과하게 된다.

이와 관련 스위스 베른대학의 법의학자 우르술라 부크 박사팀은 레이저 스캐너와 이미징 소프트웨어를 활용, 혈흔이 튄 궤적을 정확히 재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현장 사진을 파노라마 이미지로 통합한 뒤 레이저 스캐너로 3D화 한다. 여기에 혈흔 발견지점과 크기를 표시하면 각 핏방울의 질량이 계산된다. 이후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모든 핏방울의 궤적을 산출할 수 있다.

연령 분석

기존 기술로는 혈액으로 나이를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작년 11월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MC대학 메디컬센터의 맨프레드 카이저 박사팀이 9살 이내의 오차로 연령 추정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팀이 사용한 도구는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다. 사람은 나이가 먹을수록 T세포의 생산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혈흔 속 T세포의 DNA 단편으로 연령을 알아내는 것이다.

DNA 단편이 많을수록 젊의 사람의 혈액임을 의미한다. 카이저 박사의 말이다. "경찰은 증거 확보에 필사적입니다. 우리는 인간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이들이 더 많은 증거를 찾을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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