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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의 뉴 트렌드 EGS

[지질자원에 녹색 미래가 있다 2] 인공 지열 저류층 생성기술

지질자원은 인류가 이용한 가장 오래된 자원이다. 자원이라는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던 원시시대부터 우리는 흙으로 토기를 빚었고, 돌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다.

비단 석기시대·청동기시대·철기시대의 구분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류 문명과 기술 발전의 역사에는 항상 지질자원이 있었다. 이는 미래라고 다르지 않다. 지구온난화와 자원고갈로 대변되는 작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녹색 미래를 열어줄 열쇠가 지질자원에 있다. 지난호에 이어 지질자원으로 꽃피우게 될 희망찬 미래를 살펴본다.


지열(地熱)은 지구생성 당시 땅속에 저장된 열과 암석에 포함된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에 의해 생산되는 열이 더해져 만들어진다. 이런 지열을 이용한 발전은 가동시간이 제한된 태양광, 풍력 등 여타 신재생 에너지와 달리 기후조건과 상관없이 365일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최대 특징이다.

친환경성은 물론이고 유지보수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점도 있다. 다만 그동안 지열 발전은 그 특성상 화산지대와 같은 곳에서 주로 적용돼 왔다. 그런데 최근 인공 지열 저류층 생성기술(EGS)의 발전으로 우리나라처럼 화산지대가 아닌 지역에서도 지열 발전이 가능해지고 있다.

EGS는 지하 5㎞ 내외까지 시추를 한 뒤 인위적으로 물을 주입, 지열에 의해 가열된 인공 지열수를 활용한다. 이 지열수가 내뿜은 증기를 또 다른 시추공을 통해 지표로 끌어 올려 터빈을 돌리는 것. 발전 효율 향상을 위해 시추를 한 뒤에는 고압의 물을 분사, 지하암반을 파쇄함으로써 다량의 물을 주입할 저류층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EGS의 선두주자는 프랑스와 독일. 프랑스는 이미 슐츠 지역에 세계 최초의 EGS 프로젝트를 진행, 1.5㎿급 발전시설을 운용 중이며 독일도 뮌헨 근교와 란다우에 각각 3.3㎿급, 2.9㎿급 EGS 발전소를 완공하고 전기와 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호주가 2015년까지 50㎿급 플랜트 건설을 천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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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전 세계 EGS 지열 발전량이 2015년 18GW, 2050년 140GW로 급성장할 것을 예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열자원연구실 이태종 박사팀이 200㎿급 EGS 발전소 건설을 목표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박사는 "전국의 지열자원을 조사해 그 부존량을 평가한 결과, 지하 5㎞의 땅속 온도가 최 대 1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지열에너지의 약 2%만 활용해도 국내 1차 에너지 소비량의 200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2003년부터 경북 포항에서 심부 지열에너지 개발 사업을 추진, 지하 1.5㎞ 심도에서 51℃의 지열수 개발에 성공했으며 강화군 석모도 부근에서도 지하 3㎞에서 90℃ 이상의 지열수 개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연구팀의 1차 목표는 오는 2015년 1.5㎿급 파일럿 플랜트의 준공이다. 이는 4,000~5,000 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30년경 200㎿급 대형 EGS 발전소를 가동한다는 복안이다.

200㎿면 연간 15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저감과 40만 TOE(석유환산톤)의 석유수입 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는 규모다. 이 박사는 "EGS 지열 발전의 발전단가는 2020년께 태양 광 및 연료전지 발전단가의 약 3분의 1에 머무를 것"이라며 "운동장 하나의 면적에 플랜트를 건설할 수 있어 효율성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이어 "태양광, 풍력 등이 반도체 산업과 연계돼 있는 것과 달리 지열은 관련 산업이 아직 활성화 되지 못한 상태"라며 "심부 지열자원의 효용성 과 가치에 대한 국가·사회적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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