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자 데이비드 브라운
개발기간 7년
개발비 미공개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강도가 막다 른 골목에 몰렸다. 그러자 쫓아오는 경찰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려다가 멈칫한다. 경찰관은 왼팔에 방탄 장갑 을 끼고 있었고 손목에서 50만 볼트의 전기충격기가 불꽃을 튀기고 있는 게 눈에 들어온 것. 녹색의 조준 레이저가 자신의 가슴을 향하자 강도는 고개를 숙이며 두 손을 들었다.
'보디가드'라 불리는 이 장갑에는 고압 전기충격기와 비디오카메라, 레이저 포인터, 플래시라이트 등이 장착돼 있다. 개발자인 데이비드 브라운은 카메라맨겸 영화제작자로 경찰과 교도관들이 폭력 사태를 신속히 종료하고 불필요한 살상을 막기 위해 보디가드를 개발했다.
그가 이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것은 2004년. 당시 브라운은 친구들과 인근지역에서 야생 퓨마가 출몰, 사이클을 타던 사람을 공격해 살상한 얘기를 하던 중 흉폭한 야생 동물이 갑자기 덮치면 무기를 갖고 있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누구나 본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아이디어를 다듬어 가면서 그는 이 무기가 경찰, 교정기관, 군대에 제일 적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폭력진압 콘셉트에 맞춰 의료용 부목과 상용 전기충격기 등을 구입해 시제품을 제작했다.
브라운은 7년간 30여개의 시제품을 통해 기능과 설계를 개선한 다음에야 최근 세상에 공개할 첫 번째 작품을 제작했다. 편의성과 착용감을 높였으며 사용자 자신이 전기충격기에 맞아 기절할 가능성도 원천 제거했다.
전기충격기의 레이저 조준기는 고해상도 카메라의 촬영방향을 알려주는 역할도 하는데 브라운에 의하면 용의자들은 자신이 카메라에 찍히고 있음을 알면 더욱 협조적이 된다고 한다.
물론 최강의 무기는 전기충격기다. 두 전극 사이에서 스파크가 튀는 모습과 그 소리는 실제로 사용하지 않고도 상대방의 전투력을 꺾어 버리기에 충분하다. 설령 끝까지 저항하더라도 전기충격기에 닿기만 하면 아무리 건장한 사람조차 순간적으로 몸이 마비되며 무장해제 된다.
보디가드는 지난 5월 미 법무부의 모의 교도소 폭동에서 처음 데뷔 무대를 가졌다. 올해 말이면 LA 지역의 한 경찰서에 배치돼 실전에서의 효용성을 검증 받게 된다.
브라운에 따르면 2세대 모델에는 테러 방지용 화학센서, 공항 보안용 신원 확인장치, 해외파병 군인을 위한 전자 통역기 등이 장착될 계획이다.
"언젠가 보디가드가 전 세계 법집행기관 종사자들에게 보급돼 생명을 구할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 보디가드의 주인공인 케빈 코스트너가 브라운의 친구라는 점이다. 케빈은 브라운의 시제품을 보고는 보디가드 장갑의 열렬할지지자가 됐다고 한다.
HOW IT WORKS
중량 1.35㎏ 미만의 보디가드 장갑은 상박까지 감싸는 고강도 외피와 방탄 나일론 섬유로 제작됐다. 손목에는 4개의 전극이 생성한 전기를 이용하는 전기충격기가 장착돼 있는데 핀을 잡아당겨 안전장치를 해제한 후 손바닥의 버튼을 조작하면 작동된다. 레이저조준기, 비디오카메라, 플래시라이트 등에도 이와 유사한 제어 버튼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