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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종합해양과학기지

독도를 지키는 과학 수호자

독도와 관련한 일본의 망언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망언을 쏟아내고 사과를 해서 받아주면 금세 뒤통수를 친다.
이에 우리나라는 일본의 행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실효적 지배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 독도의용수비대가 그랬듯 지금은 독도 경비대가 그 중책을 맡고 있다. 그런데 올해 말이면 이러한 독도 경비대 곁에 또 다른 수호신이 위용을 드러낸다. 바로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다.


대한민국 영토 중 중요하지 않은 땅은 단 한 뙈기도 없다. 하지만 독도는 그중에서도 유달리 애틋한 땅이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왠지 모를 뭉클함과 자부심이 뇌리에 교차 한다.


독도가 이처럼 다섯 손가락 중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된 것은 아마도 일본 때문일 것이다. 일본이라면 DNA 속에 왠지모를 울분이 용솟음치는 대한민국의 땅을 자기 땅이라고 우기고 있으니 말이다.

올 3월에도 일본 문부과학성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대폭 강화한 중학교 교과서의 검정을 통과시키며 다시 한번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리 정부가 독도의 실효적 지배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독도 인근 해역에 대형 종합해양과학기지를 건설키로 해 과학기술계를 포함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학연구로 독도 영유권 강화

이번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는 독도의 서도에서 북북서쪽으로 1㎞ 떨어진 해상에 연면적 2,700㎡ 규모의 철골기지로 건설된다. 이를 위해 총 43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이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 구조물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사안이 사안이기 때문인지 프로젝트 규모와 해상 공사라는 기술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발표와 시공사 선정, 건설이 일사천리로 전개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보면서 혹시라도 서두름이 지나쳐 실수나 부실을 낳는 것은 아닌지 노파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한국해양연구원이 주축이 돼 2009년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가 타당성 조사와 입지 선정, 기지 설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작업이 면밀한 연구를 거쳐 완성된 상태다. 어느 날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도깨비 기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기지 건설에 기술전문가로 참여 중인 해양연 기후·연안 재해연구부민인기 선임기술원은 "연구 목적, 탑재장비, 운용 방법 등을 정하고 위치 탐사에 나서 현재 발표된 지점을 최적 입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민 연구원에 따르면 입지 선정에는 적정 수심, 관측 효용성 등이 다방면으로 고려됐으며 파랑이나 풍속은 물론 과거 20년간의 유속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또한 해양과학 기지의 특성상 독도로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져야 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기지가 독도에 인접해 있으면 독도에 의해 파랑, 풍속, 풍향, 유속 등이 바뀔 수 있어 수집되는 데이터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민 연구원은 "여러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수심 대비 독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서 기지 설치가 가능한 곳이 북북서쪽 해역이었다"며 "그곳은 1㎞ 밖의 수심이 50m 인데 반해 다른 방향은 독도에서 200m만 벗어나도 수심이 50m 대로 급전직하한다"고 설명했다.

초속 43m 강풍, 진도 6.5 지진에도 거뜬

물론 그렇다고 2,420톤에 달하는 철골 구조물을 수심 50m 위에 세우는 것 역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민 연구원도 "4월말 킥오프 미팅을 했는데 4개의 쇠말뚝을 해저 암반에 박아 넣어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데크(deck)라 불리는 4개층의 철골기지를 올리는 재킷(jacket) 공법이 사용될 예정"이라며 "수심 50m 아래의 암반을 20m 뚫어 재킷을 고정시켜야 해 쉬운 공사라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조사 결과 암반의 강도는 위치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콘크리트의 강도인 250㎫보다 강한 300㎫가 조금 안 되는 수준"이라며 "구멍을 뚫는 작업에만 한두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킷과 데크는 각각 920톤, 1,220톤으로서 모두 지상에서 완제품 형태로 제작된 뒤 선박을 통해 독도 해역의 공사현장으로 옮겨져 조립해 완성하는 방식의 건설이 진행될 계획이다.

향후 일부 설계가 변경될 수는 있지만 현 설계도 에 의하면 데크는 헬리콥터 착륙장과 종합제어실, 등대 등 이 위치하는 옥상 데크(Roof Deck)를 가장 위층으로 하여 컨트롤 룸·개폐기 룸·회의실·식당 등이 들어가는 메인 데 크(Main Deck), 침실·화장실·체력단련실 등이 있는 숙소 (Accommodation Deck), 그리고 발전기·해수담수화설비·오폐수처리시설 등이 구비될 기계실(Cellar Deck)로 구성된다. 여기에 독도의 특수성을 감안, 별도의 교육·홍보관 도 설치된다.


전체 높이는 해수면을 기준으로 선박 접안시설로부터 헬리콥터 착륙장까지 38m며 각 데크 사이가 5m로 설계돼 있다. 그런데 바다 한가운데 이처럼 높고 거대한 설비가 우뚝 서있다면 강풍이나 지진 발생 시 위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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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연구원은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는 암반 속 20m까지 박혀있는 재킷 구조와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플랜트 건설 기술이 더해져 초속 43m의 강풍과 진도 6.5의 지진, 21m의 파도를 견딜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풍속은 1시간 평균 초속 43m를 견딜 수 있다는 의미여서 실제로는 초속 75m의 순간 풍속에도 끄떡없다는 설명이다.

해저지진계 등 과학장비 40여 종 설치

앞으로 독도 해양종합과학기지에서 연구 및 취합하게 될 데이터는 가거초 종합해양과학기지,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풍량, 풍속, 유속, 파랑(波浪), 파고 등 해양·기상·대기환경을 관측할 수 있는 약 40여 종의 장비들이 탑재된다. 우리나라로 여파가 미쳐질 수 있는 여러 자연재해를 예측,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줄 다양한 관측시스템들이 탑재된다고 보면 된다.

다만 독도 기지는 가거초, 이어도 기지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기존의 두 기지는 우리나라로 다가오는 태풍과 황사의 진행경로에 있어 이들의 관측에 특화점이 있는 반면 독도 기지의 경우 일본에서 발생한 해저지진으로 유발된 지진 해일(쓰나미)을 예보하는 중대 임무를 맡았다.

지금까지는 해외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대응했지만 독도 기지 건설 후에는 우리가 직접 관련 자료를 분석할 수 있다. 따라서 당연히 우리나라에 특화된 쓰나미 예보 모델 구축도 가능하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설령 해외의 데이터 수급이 완전히 차단되는 상황이 닥쳐도 독도 기지의 존재로 인해 쓰나미가 동해안을 덮칠 때까지 약 30분 전에 상황을 파악, 주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다.

해저지진 관측에 더해 일본 원전 사태와 관련 방사성 물질의 탐지 기능이 채용될 수도 있다. 이미 독도에 관련설비가 설치됐지만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는 설계 당시부터 현 상황을 예견한 듯 환경방사선·해양방사선 감시 장비의 설치가 예정돼 있었던 만큼 독도의 설비를 옮겨올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독도 기지는 가거초, 이어도와 마찬가지로 위성을 통해 모든 시스템을 원격제어 하는 무인기지로 운용된다. 각종 연구장비와 기계장치의 가동에 필요한 동력은 태양광과 풍력발전기로 공급받는다. 이에 각각 40.6㎾, 7.5㎾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태양전지 패널과 풍력발전 시스템이 장착될 예정이며 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저장하는 축전지도 함께 탑재된다.

민 연구원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전력생산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축전지에 저장된 전력으로 3일을 버틸 수 있다" 며 "그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 별도의 디젤발전기 2대가 백업시스템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과학적 연구가치를 넘어 독도의 또 다른 명물이자 수호자로 거듭날 독도 해양종합과학기지의 등장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40명이 30일간 버틸 식량 비축

독도 해양종합과학기지는 무인기지다. 하지만 독도 기지에는 최대 40명이 머물 수 있는 숙소가 마련돼 있다. 왜일까. 조난자들을 위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이는 향후 운용될 교육·홍보관을 찾은 손님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독도 기지를 방문하는 유지·보수팀을 위한 조치에 더 가깝다.
아무리 무인기지라도 연구장비나 시스템, 그중에서도 전력이나 위성통신시스템이 고장 나면 독도 기지는 거대한 고철덩어리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 유지보수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연구원 민인기 연구원은 가거초와 이어도 기지의 전례를 감안할 때 유지·보수팀의 방문이 약 2개월에 한번 꼴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머무는 동안 먹을 식량은 직접 가져가는 것이 기본이지만 혹여 해상 상황이 악화돼 헬리콥터나 선박의 운용이 불가능해질 경우를 대비, 기지 내에는 30일 정도를 버틸 수 있는 비상식량도 비축돼 있다고 한다.



▩ 독도 다음은 백령도 ?

독도 다음으로 들어설 종합해양 과학기지 후보지는 어디일까. 정답은 백령도다.
국토해양부가 올해초 발표한 제2차 해양수산발전 기본계획에는 총 712억 원을 투자해 2012년까지 독도와 백령도에 기상관측 및 해양관측 시설, 즉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독도에 43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니 만큼 백령도 기지는 약 282억 원의 투자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정확한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ANOTHER 종합해양과학기지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준공일 2003년 6월
사업비 212억 원
위치 마라도 남서쪽 149㎞
총중량 3,428톤
면적 1,345㎡
높이 전체 77.5m, 해수면 기준 36.5m
수심 4.6 ~ 5.5m
수명 50년

가거초 종합해양과학기지
준공일 2009년 10월
사업비 100억 원
위치 가거도 서쪽 47km
총중량 640톤
면적 286㎡
높이 전체 51m, 해수면 기준 26m
수심 15m
수명 50년

양철승 기자 c syang@sed.co.kr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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