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재산 관리 전문가의 위험시기 투자 공식


by Allan Sloan 포춘 칼럼니스트

투자의 세계는 부유한 전업 투자자가 못 되는, 우리 같은 퇴직자나 퇴직을 앞둔 이들에겐 하루가 다르게 낯설고 또 위험해지는 것 같다. 단 기 예금은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재무부 증권 수익률은 비정상적으로 낮고, 금과 상품과 통화와 주식 시장은 하나같이 격하게 요동치고, 세계 금융시스템 전반에는 의심이 깔려 있고, 인플레이션이 추악한 얼굴을 들 것만 같은 데다 미 달러화가 만신창이가 된 이 때에 우리는 우리 재산을 어떻게 해야 좋단 말인가?

모든 투자 이론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파진 필자는 월가의 잘나가는 재산 관리 전문가 중 한 사람인 조 로젠버그 Joe Rosenberg에게 자문을 구했다. 로우스 Lowes 그룹의 수석 투 자전략가이자 필자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그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법을 선보 였다. 그는 “개인 투자자가 끼어들 바닥이 아닌” 상품과 통화 시장에 괜히 얽혀 일을 그르치느니, 대규모 자본을 거느린 미국의 다국적 기업 주식을 살 것을 제안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가 내세운 기준은 재무 상태가 건전하고, 기업 이익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수익 규모나 여유현금 흐름에 비해 주식 거래가가 낮은 기업이었다. (재무 기초를 건너뛴 독자를 위해 설명하자면, 여유 현금흐름 free cash flow이란 이익 더하기 비현금성 지출에서 자본적 지출을 뺀 값이다.)

필자는 로젠버그가 제안한 투자대상 선택 기준을 fortune.com/rosenberg에 올렸지만 그 의 보유주식 목록은 올리지 않았다. 뒷부분에서 그가 고른 종목을 몇 가지 예로 들긴 하겠지 만, 본 칼럼은 어디까지나 ‘스스로 생각해보기’를 위한 것이지 주식을 골라주는 기사는 아니 니까. 일단 은행은 제외다. 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외부인은 알 방 법이 없기 때문이다. (넘어가기 전에 한 마디 덧붙인다. 로젠버그는 업무 외 일반인 대상 재산 관리는 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한 말이 기사에 나가더라도 그가 개인적으로나 직무상으로나 얻을 것이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짚고 넘어가자.)


로젠버그의 기준 중에는 여유현금흐름 수익률.여유현금흐름을 기업가치(해당 기업의 주 식시가와 순부채의 합)로 나눈 값.처럼 비전문가가 계산하기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있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좋은 아이디어가 늘 그렇듯 간단하다. 말하자면 이렇다. 꾸준히 이익이 증가 한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가 된다는 뜻이고, 현지 통화로 운영되는 기 업이라면 미 달러화에 대한 노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규모가 크고, 더 성장하고 있으며, 자본구조가 건전하고, 잉여현금이 나오면서도 주가가 합리적인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 으면 장래에 확실한 재산을 마련할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주식은 그동안 전반적 으로 신기록에 가까운 선에서 거래된 중소 자본규모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다. 언젠가 이 상황은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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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투자문제의 만능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어떤 것도 모든 것을 해결 해주진 못한다. 로젠버그가 제안하는 발상은 우리 같 은 비전문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로젠버그는 여유현금흐름 수익률을 활용해 채권 과 주식을 비교한다. 예를 들면 같은 조사기간 동안 5 년짜리 미 재무부증권은 1.8%라는 쥐꼬리만한 수익 률을 낸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 Cisco, IBM, 콜스 Kohl’s 등은 각각 13.4%, 12.9%, 6.6%, 6%의 여유 현금흐름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내일 당장 채 권을 팔고 주식을 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로 젠버그는 말한다. 시장 흐름이 바뀌려면 몇 년은 걸리 고, 그의 투자목록에 있는 종목 중에서도 일부는 잘 풀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시스코가 목록에 올라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 기 업의 전략을 의문시하는 분위기 탓에 그동안 주가가 낮은 선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4개 기업의 주식이 향후 5년 동안 1.8%도 안되는 연간 수익률을 내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달러 하락세가 지속되리라 확신하는 투자자가 많지만 로젠버그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 “달러가 계 속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 갖고 앞으로도 계속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그는 달 러 가치가 떨어진 원인을 상당 부분 연방준비위원회 FRB가 달러 값을 깎아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이 려 한 데서 찾는다. 로젠버그는 “독일은 통화가치가 높으면서도 제조업이 훌륭하다”며 “통화가치를 낮 춰 경쟁력이 생긴다면 짐바브웨가 제조업 강국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로젠버그도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그는 시장 이치에 밝다. 그가 조언을 할 때면 필자는 경청한다. 독자 여러분도 그래야 할 것이다.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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