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중학교 급식에서 한식이 나와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 몽렐리에의 한 중학교에 이어 이번에는 브루이에르 중학교에서 급식으로 한식이 나온 것이다.
30(현지 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서쪽 외곽 쿠르브부아시의 브루이에르 중학교 급식에서 닭강정, 잡채, 불고기 등 한식 메뉴를 선보였다. 급식소를 서성이던 학생들이 하나 둘 한식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해 이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김소희 교사에게 "오! 이거 혹시 치킨 냄새예요?"라고 물으며 호기심을 보였다. 김 교사가 "그렇다"고 하자 학생은 싱글벙글 웃으며 친구들 무리로 돌아갔다.
이 학교에서는 처음, 프랑스 내에선 지난해 몽펠리에의 한 중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한식이 전체 학생의 급식으로 나왔다.
한식을 맛본 학생들은 “오늘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고 호평을 내놓았고, 또 다른 학생은 “안녕하세요”라며 한국어로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루이에르 중학교는 이날 '한국의 날' 행사의 하나로 전교생에게 한식을 선보였다.
한식 급식뿐 아니라 한복 입기, 종이접기, 서예, 딱지치기 등 각종 체험 코너와 사물놀이, 봉산 탈춤, 태권도 시범 공연 등을 마련했다. 교사들은 한쪽에서 비빔밥 만들기 체험을 했다.
브루이에르 중학교에는 2017년부터 한국어 국제 섹션이 개설돼 있다.
국제 섹션은 국제적 언어·문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프랑스의 글로벌 엘리트 교육 과정이다. 영어와 스페인어, 독일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 과목이 개설돼 있으며 한국어는 2017년 18번째 언어로 추가됐다,
현재 유치원과 초등학교 각 한 곳, 중학교 두 곳 등 총 네 군데에 한국어 국제 섹션이 개설돼 있다.
국제 섹션은 일반 수업 외 추가로 듣는 정규 수업으로, 브루이에르 중학교에서는 한국어와 한국 문학, 한국어 수학 등 일주일에 3과목 7시간 수업이 진행된다.
서류 심사와 언어 능력 심사를 통과한 학생들만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런 진입 장벽에 더해 아직은 한국이 생소한 측면이 있어 이 학교에서 국제 섹션 수업을 듣는 학생은 10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올해 9월 새 학기엔 12명으로 늘어난다.
과목이 처음 개설됐을 때부터 한국어를 가르쳐 온 김 교사가 '한국의 날' 행사를 시작하게 된 것도 학생 유치 목적이었다.
김 교사는 "국제 섹션이 뭔지,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아이들이 모르니까 일단 한국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밭을 갈고 씨를 뿌려야지, 씨만 자꾸 뿌린다고 싹이 나는 건 아니니까 일단 밭을 갈아엎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한국의 날' 행사를 한 건 올해로 다섯번째다.
한식을 전교생 급식으로 제공하는 건 예산이나 위생 문제가 있어 선뜻 마음먹지 못한 일이었으나 이번엔 한식을 알려야겠다는 한국인 학부모들의 의지와 학교 측 지원이 맞아 떨어졌다.
실뱅 푸아투 교장은 "우리 학교는 국제 섹션을 통해 한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국제 섹션을 넘어 많은 젊은이가 한국 문화에 많은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후원한 윤강우 프랑스 한국교육원장은 "프랑스의 언어 교육 정책은 문법·어휘뿐 아니라 그 나라 역사와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것"이라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방식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전체 학생이 한식을 맛보고 감각적으로 느끼는 게 중요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