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로봇의 몸체가 부드러우면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생깁니다. 어떤 물체를 밀치면 몸체가 구부러지면서 반발력(추진력)의 일부를 흡수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애벌레를 모델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애벌레는 신속하고도 힘 있게 움직이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어요. 배의 근육을 수축, 몸을 둥그렇게 말아서는 100밀리초(㎳)만에 자기 몸의 몇 배나 되는 거리를 굴러갑니다. 바로 이런 능력을 로봇에 구현해보고 싶었고 결국 '고큐봇(GoQBot)'이 탄생했습니다.
이 로봇은 평상시 실제 애벌레처럼 몸을 구부려 조금씩 이동해요. 하지만 열을 받으면 길이가 줄어드는 코일형 형상기업합금 와이어를 내장, 필요할 때는 몸을 동그랗게 말아서 신속히 굴러갈 수 있습니다. 형상기억합금 와이어가 근육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현재 우리 연구팀은 그 다음 단계로서 아예 유기물질로 로봇을 만들려는 연구를 진행 중이에요. 곤충의 근육을 로봇의 기계장치 안에서 성장시킬 방법을 찾고 있어요. 이렇게만 되면 당분과 지방으로 근육을 움직일 수 있죠.
이 기술이 완성되면 환경친화적 로봇의 개발이 가능합니다. 한번 상상해 보세요. 사람이 먹어도 안전한 로봇, 제 역할을 수행한 후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로봇의 효용성을요."
- 미국 터프츠대학 신경생물학자 배리 트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