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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크면 똑똑할까?

KISTI 과학향기

얼마 전 한 방송에서 큰 머리로 유 명한 개그맨 김태균이 자신의 머리 를 체중계에 올렸다. 결과는 7.8㎏. 보 통 사람들의 머리 무게가 4㎏ 정도라 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다.

그런데 머리의 크기와 지능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혹시 입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컬투의 능력도 남들보다 크고 무거운 머리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사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 뇌가 클수록 머리가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갖는다.


원시 인류에 비해 현생 인류의 평균 뇌 용 량은 2~3배나 크기 때문이다. 400만 년 전에 살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는 380~450㏄에 불과했지만 20만 년 전에 살았던 호모사피엔스의 뇌는 1,300~1,600㏄였다.

19세기 미국의 자연인류학자 사무 엘 조지 모턴은 아예 두개골이 클수록 지능이 좋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전 세계 인종별 두개골 약 1,000개의 크기를 측정했다.

그 결과 두개골 크기 는 백인이 가장 크고 흑인이 가장 작았 다. 이후 그는 뇌가 큰 백인종이 지능 도 가장 높다는 주장을 폈다. 물론 그 의 주장은 과학적 인종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뇌는 일 반인보다 작았다고 한다.


또 프랑스의 문학비평가 아나톨 프랑스의 뇌 용량 은 1,000㏄인데 비해 영국의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의 뇌 용량은 2,230㏄였다. 두 사람 모두 천재문학가로 불리지만 뇌 크기는 현저히 달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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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발견 된 화석도 뇌가 클수록 지능이 높다는 생각에 반론을 제기한다. 키가 1m로 작 은 이 화석에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가 생존했던 시 기는 2만5,000여년 전으로 추정된다. 놀라운 사실은 그의 두개골이 무 척 작다는 점이다.

두개골 크기로 짐작 한 뇌 용량은 400㏄ 정도. 하지만 주 변에 정교한 화살촉과 돌칼이 함께 발 견돼 지능은 호모사피엔스 수준으로 스마트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의 뇌 크기가 줄어 들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영 국 케임브리지대의 진화 전문가 인 마르타 라르 박사팀은 인류 의 체구와 뇌 크기가 선사시대 보다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 면 1만년 전 80.85㎏이 었던 인간의 몸무게가 현 재는 평균 70 .79㎏으로 줄 었고 두뇌 용량 도 크로마뇽인은 1,500㏄였지만 현 대인은 1,350㏄로 작아졌다. 연구 자들은 이를 인 류의 문명이 발 달하고 분업화 되면서 직접 고민하 고 생각하는 활동이 줄 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아직 사람의 뇌 크기와 지능의 상 관관계를 속 시원히 밝힌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뇌 크기가 지 능과 비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일단 접어두자. 오랜 세월 동안 멋진 문명을 이룬 인류의 지능이 단순히 뇌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도 사실 이상하지 않은가.

글_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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