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야생동물 피임 백신

사냥과 수술의 시대는 끝났다

1989년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캠퍼스 연구팀은 최초의 동물용 피임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PZP로 명명된 이 백신은 암컷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수컷의 정자가 난자에 닿지 못하도록 막는다. 생식기 절단 없이 인도적 방법으로 코끼리, 당나귀, 사슴 등의 개체수 조절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 백신은 동물들의 발정기를 늘리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켰다.

한 실험에서는 사슴의 발정기가 정상보다 6배나 긴 6개월까지 늘었다.

발정기의 사슴은 사람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이는 좌시할 수 없는 문제다. 실제로 발정난 수컷에게 쫓기는(?) 암컷은 종종 자동차도로로 뛰어든다. 이처럼 사슴에 의한 교통사고가 매년 150만 건이나 발생하며, 보험사측 주장에 의하면 사슴 발정기인 11월의 사고건수가 평상시의 세 배에 달한다. 때문에 사슴에게는 PZP를 사용할 수 없다.

이의 해결을 위해 나온 것이 콜로라도주 소재 미국 국립야생동물연구센터(NWRC)가 개발한 ‘고나콘(GonaCon)’ 백신이다.


이는 고나다트로핀 방출 호르몬들에 달라붙는 항체를 생산토록 면역체계를 자극,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데 흰꼬리사슴 암컷에게 주사하면 5마리 중 4마리가 최대 5년간 생식능력을 잃는다. 고나콘은 2년 전 미 환경보호청(EPA)이 야생에서의 사용을 허용한 최초의 피임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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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올 5월 메릴랜드주는 전통적인 사슴 개체수 조절 방안인 사냥과 독극물 살포에 더해 고나콘 사용을 승인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백신 투여 방법이다.

동물을 포획해 백신을 주사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위험하기도 한 탓이다.

일례로 텍사스주에는 엄니가 달린 멧돼지 200만 마리가 서식 중이다.

이들이 끼치는 농작물 피해가 매년 4억 달러에 이르지만 지능적이고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난폭해질 때가 많아 포획이 매우 어렵다.

이와 관련 텍사스 A&M대학의 수의학 교수인 두에인 크레이머 박사는 카메라와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 오직 멧돼지에게만 피임약이 함유된 먹이를 내놓는 먹이통을 개발 중에 있다.

두에인 박사는 올 가을 중 현장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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