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2018 평창동계올림픽, 자연을 지키는 신기술 경연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본격적인 준비를 위한 스타트라인에 섰다. 최첨단, 친환경 올림픽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어떤 신기술들이 선보이게 될지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과연 7년 후 평창은 IT 코리아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리고 IT를 넘어 우리 산업과 문화 전반에 획기적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자료제공: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과 미래

2018년 2월 15일. 김평창 씨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시간에 맞춰 와이셔츠 포켓에서 접혀져 있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태블릿 PC를 꺼내들었다. 스크린을 잡아당기자 5인치가 20인치로 커졌다.

3D로 생중계되는 경기 장면은 마치 현장에서 관람하듯 생생했다.

4세대(4G) 이동통신의 생활화는 고해상도 영상을 지하철 안에서도 3D로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3D 영상은 200 여대의 고화질 카메라를 360도로 배치, 3D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전송된다. 이로써 시청자는 자신이 원하는 각도에서 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평창 씨는 선수들이 출발하는 점프대의 카메라를 클릭했다. 700m 높이에서 바라다 본 설산의 풍경에 자신도 점프대에 선 것처럼 긴장감이 전해졌다. 수십여개의 고성능 마이크는 선수들의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 바람의 세기까지도 짐작하게 만든다.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에 힘입어 선수들과 함께 호흡한 덕분인지 대한민국 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메달을 획득하며 감동을 전해줬다.

다음날 오전 10시. 평창 씨는 서울역에서 KTX에 올랐다. 곽민정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서다. 경기시간이 11시 30분인 만큼 시간은 충분하다. 갑자기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도로가 자동 제설돼 교통흐름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도로, 철도, 경기장 등 사회간접자본 인프라는 첨단 모바일 U-서비스로 연결돼 있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확인 및 예약이 가능하다.

평창올림픽역에 도착하자 역사 안에는 겨울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나레이터 로봇이 날씨와 경기 상황을 생중계해주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이 로봇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운영된다. 외국인이 자국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로봇 앞에 서면 즉각 해당 국가의 언어로 음성이 송출되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다.

역사 밖에서는 친환경 전기 셔틀버스가 각 경기장으로 관람객들을 신속하고 편안하게 실어 나른다. 이를 타고 10분 만에 도착한 피겨스케이팅 경기장. 친환경 인증을 받은 이 경기장은 모든 에너지를 태양열 등 친환경에너지로부터 얻으며 의자도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눈과 비가 내리면 자동으로 포집·정수돼 화장실의 손 씻는 물 등으로 활용된다. 모든 조명은 차세대 LED를 채용, 전력소비는 10분의 1 수준이지만 발광효율은 10배 이상 높다.

경기 시작 5분 전. 스마트폰을 꺼내 집으로 돌아갈 기차표와 좌석을 예약한 후 경기관람을 시작한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환경친화적 올림픽 개최를 위해 평창은 이미 '저탄소 녹색성장 시범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첨단기술 확산의 기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 환경에서 7년 후의 기술을 예측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 같은 기술들이 실현될 수 있을지, 혹은 더 진화된 기술이 선보여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 초고속인터넷 보급이 IT 업계의 핫 이슈였던 2002년 월드컵 당시 현재의 스마트폰 천하를 예견하기 어려웠던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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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간의 감각과 기기들이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 개발·적용된다면 충분히 현장감 넘치는 입체화면과 사운드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 역시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B4G(Beyond 4G), 브로드밴드 등 앞선 유무선 통신기술은 물론 디지털 방송통신융합 컨버전스, 디스플레이 기술까지 IT 강국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 평창’의 최우선 과제는 IT 마스터플랜 구축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김성태 원장은 지난 7월 개최된 '스마트 평창올림픽 토론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첨단 유비쿼터스 올림픽으로 치르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려면 7년의 시간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NIA의 이재호 부장도 “올림픽 조직위의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건물, 도로, 철도 등의 인프라 설계 시점에서 IT 인프라 설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 이후에는 경기장 등 기반시설에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범사업을 진행, 2016년부터 IT를 활용한 방송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단계에 접어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렇듯 올림픽은 첨단기술의 확산이 극대화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실 제로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은 환경을 중시하는 각종 아이디어와 신기술들이 융합된 행사로 치러졌다. 또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은 무공해 환경올림픽을 선언, 관련 신기술이 등장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환경과 IT가 새로운 키워드로 부각된 바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도 마찬가지다. 초고속 인터넷망, 고화질 TV, 쌍방향 멀티미디어 등 우리나라의 최첨단 IT 기술을 세계에 선보이는 무대가 됐다. 이제 평창은 ‘유비쿼터스 올림픽’을 테마로 IT 강국 대한민국을 지구촌에 각인시킨다는 야망을 품고 있다.



친환경 스마트 올림픽
KT, LG 유플러스 등 통신업체들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고 통신기술인 4G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드(LTEadvanced)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최근 개막된 4G LTE의 경우 웬만한 영화 한 편의 다운로드에 2분이면 족하다. 3G보다 5배나 빠른 속도다.

2018년을 전망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LTE를 뛰어넘는 B4G 서비스가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선수와 관광객들에게 최상의 이통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6년 이후 상용화가 전망되는 B4G 서비스는 현 LTE 보다 5~6배 이상 빠른 30Mbps급 속도를 제공한다. 정부는 또 유선인터넷망의 속도를 내년 중 지금보다 10배 향상된 1Gbps로 높이고, 2020년까지 10Gbps를 구현할 계획이다.

특히 평창은 저탄소 녹색 올림픽의 새로운 롤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인 만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경기장도 선보일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환경영향 평가에 환경전문가와 비정부기구 (NGO) 등을 참여시켜 모든 신축 경기장이 친환경 마크인 미국 ‘친환경건축물 인증(LEED)’을 획득하도록 할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온실가스 발생도 획기적으로 줄일 예정이다.

덧붙여 평창은 유치 성공이 발표되기 전인 올 1월 환경선언문을 발표, 성공적인 그린올림픽을 목표로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환경선언문의 주요 골자는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와 정화, 폐기물 최소화, 이상적인 수질 유지, 도시 전체의 생태계 복원과 개선 이다.

실제로 평창은 이미 ‘저탄소 녹색성장 시범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해발고도 750m에 위치해 있고 전체 면적의 84% 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최상의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보존키 위해 평창을 비롯한 인근의 올림픽 개최 예정지역은 다양한 친환경 시설 확장 프로젝트를 실행할 예정이다. 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선수들의 편의 도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창의 자연환경을 보존, 발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평락 전자부품연구원 원장은 “친환경 녹색올림픽에 필요한 원천 소재기술과 응용기술, 상용화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국가로서 위상을 굳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예를 들어 산악 환경에서 상시 필요한 전력을 원격 공급할 수 있는 무선전력 전송기술이 뒷받침된다면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또 “사물통신 (M2M)과 센싱기술이 건설산업과 만나 첨단 안전·에너지 시스템을 구현하거나 모바일·홈서버와 자동차가 융합된 스마트 교통 네트워크 시스템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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