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고대 벽화에 그려진 UFO?

시대를 뛰어넘는 오파츠의 세계

고대 벽화에 그려진 UFO, 그리고 16세기에 제작된 정밀 세계지도와 세공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수정해골까지. 당대의 과학 수준으로는 도무지 불가능한 초문명의 흔적들이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박소란 기자 psr@sed.co.kr


학문상 그 시대에 존재할 수 없는 유물. 이를 가리켜 ‘오파츠(Out Of Place Artifacts, OOPARTS)’라 한다.

1967년 미국의 동물학자 이반 샌더슨 박사가 처음 만든 용어로서 ‘당연히 없어야만 할 것이 있다’라는 의미다. 극단적으로 말해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 속에서 스마트폰 유물이 발견된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고대의 최첨단 비행기
신비한 여러 유물들 가운데 오파츠의 제1호 유물로 꼽히는 것은 ‘콜롬비아 황금 제트기’다. 이는 1969년 잉카의 고장인 남미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발견된 약 5㎝ 크기의 황금세공품으로 여러 점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학계는 이 유물을 1492년 콜럼버스가 미 대륙에 도착하기 훨씬 이전에 원주민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세공품의 형상이 오늘날의 제트 항공기를 쏙 빼닮았다는 사실이다. 삼각형 꼬리날개, 수평장치, 동체 모양 등이 누가 봐도 항공기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유물을 통해 오파츠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샌더슨 박사는 이것이 다른 무엇도 아닌 제트기를 모델로 삼아 제작된 것이라 주장했다. 주장의 타당성 입증을 위해 이 유물이 제트기 형태가 맞다는 여러 항공전문가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그의 판단이 사실이라면 고대에 이미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항공기가 존재했다는 뜻이 된다. 1903 년 미국의 라이트형제가 발명한 플라이어호를 인류 최초의 항공기로 알고 있는 우리의 상식은 여지없이 무너지는 것이다.

샌더슨 박사가 세상을 떠난 지 20 여년이 흐른 1997년에는 항금 제트기를 16배 크기로 확대 재현한 모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엔진을 탑재해 실제 비행을 감행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애초에 유물의 구조가 워낙 완벽한 덕분에 별도의 수정 작업 없이 단지 비율만 늘렸다는 후문이다.

어쩌면 고대인들은 제트기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제 3의 인물, 이를테면 외계인과 같은 미지의 존재가 자신들의 첨단 문명을 전파해준 것은 아닐까.

물론 항간에는 이 유물에 대한 담론이 그저 미스터리 신봉자들이 꾸며낸 그럴듯한 속임수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콜롬비아 황금 제트기를 최초로 이슈화시킨 이가 다름 아닌 샌더슨 박사라는 점이 그 같은 의혹의 근간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그가 자신의 유명세를 위해 음모를 꾸며냈다는 의혹은 일견 설득력이 있다. 앞서 밝혔듯 이 유물은 여러 점이 한꺼번에 출토됐는데 낱낱의 것이 아닌 여러 개를 한 데 모아 놓고 보면 자연적인 곡선 형태를 띠고 있을 뿐 제트기 특유의 기계적 형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유물은 남미에 서식하는 한 관상용 열대어를 모방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메기의 일종인 이 어종은 여러 가지 무늬와 색을 지니고 있으며 폭격기를 닮았다고 해서 현지에서는 일찍이 ‘비행기 물고기’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황금 세공품을 보관 중인 콜롬비아 현지의 박물관에서는 관람객들에게 이 유물이 용과 같은 전설의 생물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알 려져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콜럼비아 황금 제트기의 정체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며 세간의 의구심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어쩌면 고대인들은 제트기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피리 레이스 지도에는 남극의 해안선까지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게 그려져 있다.

16세기에 남극탐사를 했다?
또 다른 유명한 오파츠 유물로는 세계지도인 ‘피리 레이스 지도(Piri Reis Map)’가 꼽힌다. 1929년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의 토카피 박물관에서 발견된 이 가죽 지도는 1513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작자는 터키의 해군제 독피리 레이스 이븐 하지 메무드라는 이로 밝혀졌으며 그의 이름을 따 피리 레이스 지도로 불린다.

이 지도의 여백에는 고지도 20개와 기원전 300년대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절 제작된 세계지도 마파문디스 8개를 이용해 만들어졌다는 설명과 함께 ‘오늘날 이 정도의 지도를 소유한 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적혀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지도가 제작되던 당시에는 탐사됐을 리 없는 남아메리카의 오지들이 매우 상세히 묘사돼 있다는 점이다.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형이 실제 위치와 일치하며 위도와 경도도 단지 5도 내외의 근소한 오차만을 지닌다.

특히 여기에는 남극대륙도 그려져 있다. 인류가 남극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피리 레이스 지도가 제작된 시점보다 300여년이나 지난 1819년임에도 말이다. 덧붙여 지도에는 1949년에야 다국적 합동 남극조사대가 인공지진 기술을 통해 밝혀낸 빙하 아래에 감춰진 남극의 해안선까지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게 그려져 있어 놀라움을 배가하고 있다. 남극대륙의 존재조차 알려져 있지 않았을 때 엄청난 두께의 얼음으로 덮여 있던 그곳을 어떻게 지도에 표기할 수 있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몇몇 미스터리 신봉자들은 이 지도를 가리켜 하늘(?)로부터 최신 기술을 빌려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고 하지만 얼음 등의 무게로 지구의 표층 자체가 움직인다는 지각이동설의 주창자로 유명한 미국의 지질학자 찰스 햅굿 박사는 보다 과학에 근접한 분석을 내놓는다. 피리 레이스 지도는 기원전 4,000년경 남극이 얼음에 덮이기 훨씬 이전에 제작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에 의하면 이 지도에는 일반적인 8방위 시스템 대신 12방위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우리가 흔히 방향을 나타낼 때 쓰는 동·서·남·북 네 방향을 4방위라 한다면 이를 더 세분화하여 북·북 동·동·동남·남·남서·서·북서로 나눈 것을 8방위라고 한다. 12방위는 이런 식으로 방향을 12등분 한 것으로 원을 30도 단위로 12분할하거나 60도 단위로 6분할하는 방법을 쓴다.

햅굿 박사는 이 같은 방위 시스템이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지도의 원본이 메소포타미아의 원조격인 초고대 문명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이 지도가 초고대 문명의 실재를 증명하는 하나의 단서라고 주장한다.

항간에서는 오파츠가 초고대 문명의 실재를 증명하는 하나의 단서라고 주장한다.



단단하고 정교한 수정해골
정말로 초고대 문명이 실존했고 그들의 정밀한 측량술에 기반해 지도가 제작됐다면 의문은 간단히 해결된다. 하지만 피리 레이스 지도 역시 다른 오파츠 유물들처럼 많은 의혹에 둘러싸여 있다. 남극대륙이 정확히 그려져 있다는 지적 자체도 그렇다. 지도 속 남극대륙이 실제로는 남미와 이어져 있는 미지의 남방대륙을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지구 전체의 생김새와 균형을 고려해 북반구의 육지에 비견되는 또 다른 육지가 남반구에도 있을 것으로 추정, 그 같은 모양을 완성했는데 이것이 현대인들의 눈에 남극대륙으로 보일 뿐이라는 것.

나아가 이 지도는 사실상 오늘날의 지형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아마존의 경우 지도에 두 번이나 표기돼 있으며 아메리카대륙의 서쪽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또한 척도가 일정하지 않는 등 전체적으로 엉망진창이라는 지적이다.


과연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을까. 과학적 연구가 미진한 탓에 현 시점에서는 누구도 명확히 판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관련기사



황금 제트기와 피리 레이스 지도 외에도 오파츠로 지목되는 유물은 많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털 해골의 왕국’의 소재로 차용돼 유명세를 탄 수정 해골도 그중 하나다.

실제로 1927년 고대 마야 유적지에서 발견된 수정 해골은 전 세계를 통틀어 10여개가 존재한다. 놀라운 사실은 수정해골이 단 하나의 수정으로 만들어졌으며 아래턱 부분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수정의 모스 경도(硬度)가 유리보다 센 7에 이르는데 웬만한 칼이나 쇠로는 흠집조차 나지 않는 수정으로 마야인들은 어떻게 정교한 해골을 세공했을까.

아울러 수정 해골은 수정 고유의 결과 상관없이 가공됐는데 이는 오늘날의 기술로도 재현할 수 없는 고도로 어려운 공정이다. 수정의 결을 따르지 않으면 균열이 생기거나 깨지기 때문 이다.

이런 이유로 수정해골의 제조법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이 세공 흔적을 찾기 위해 현미경으로 표면을 샅샅이 살폈으나 미세한 흠집도 찾아낼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한 미술 복원가는 다이아몬드로 깍은 뒤 수정가루가 섞인 물로 매끄럽게 다듬은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지만 이 방법을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완성하려 면 무려 30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수정 해골과 관련한 또 다른 미스터리는 바로 용도다. 단순히 장식용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께름칙하지 않은가.



외계인과 인류 문명
그리고 또 오파츠 유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있다. UFO나 외계인의 형상이 그려진 고대 벽화와 중세 그림이다.

이 유물들은 외계 생명체에 지대한 관심을 지닌 젊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다.

UFO는 1940년대에 이르러서야 세상에 그 존재감이 드러난 것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보다 훨씬 이전인 고대나 중세 사람들이 그린 그림들 속에서 종종 UFO와 외계인으로 추정되는 형태가 확인되고 있다. 비행 접시 모양의 물체가 공중에 떠 있거나 ET와 유사한 모습을 한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 이는 고대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이집트나 우즈베키스탄의 벽화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를 가리켜 전문가들은 고대인들도 이미 외계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으며 외계인을 절대 권력의 신과 같은 존재로 숭배한 것으로 분석한다. 말하자면 샤머니즘의 일종이라는 얘기다. 물론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이들은 이 같은 유물들이 당시 외계인의 존재를 증명하는 단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스위스 작가 에리히 폰 데니켄도 고대 외계인설을 주창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선사시대 이후 외계인이 인류 문명에 끼친 영향을 ‘신들의 전차’라 는 저서에서 낱낱이 열거했다. 그는 외계인이 첨단 기술을 지구에 전파, 고대로부터 인류 문명이 발상할 수 있었다고 풀이한다.

사실 먼 옛날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했다는 스토리는 SF 영화와 미스터리물의 단골 소재다. 흥미롭기는 해도 그 같은 주장을 선뜻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인류학자들 이 발굴한 유적을 본다면 경직된 생각을 조금은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지난 8월 중순 아프리카 중부에서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의 집단 무덤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러시아의 인류학자로 구성된 탐사대가 그 같은 흔적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그 곳에서는 2m가 넘는 키에 몸집보다 지나치게 큰 머리를 가진 사체들이 발견됐으며 집단 무덤 속 200구가 넘는 사체는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탐사대는 이 사체들을 약 500년 전 지구에 착륙한 외계인들로 추정했다.

외계인 집단 무덤의 흔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터키나 중국 등지에서도 유사한 흔적이 발견된 바 있다. 결정적 단서가 될 만한 우주선의 파편 등이 따로 발견되지 않아 그것이 진짜 외계인의 무덤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사건은 적어도 고대 외계인 방문설에 얼마간의 신빙성을 더하는 요인임에 틀림없다.

오파츠는 그 유명세에 비해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수많은 유물이 출토되었음에도 진위 여부는 늘 오리무중이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는 종종 외계인들의 집단 무덤 발견 소식이 전해진다.

진위 논란 그리고 가설들
이밖에도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에 난 총알 자국, 고대 분묘에서 출토된 금속 알루미늄 버클, 2,000여년 전의 선박 에서 발견된 계산기, 토기에서 발견된 배터리 등 상식을 뛰어넘는 오파츠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이쯤에서 정리를 해보자. 이들 오파츠 유물의 실체는 무엇일까. 앞서 밝혔듯 대표적인 몇 가지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수억년전 인류가 지금보다 훨씬 뛰어난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을 가능성, 즉 초고대 문명의 존재다. 둘째는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처럼 첨단 기술을 보유한 제3의 존재가 문명을 전파했거나 부장품을 노출시켰을 가능성이다. 그리고 현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의 오류, 미스터리 신봉자들의 고의적인 과장 혹은 속임수의 개 연성도 있다.

사실상 오파츠 유물들 모두를 100% 진짜라고 믿기는 쉽지 않다. 위 조물이 아니라는 보장이 없다. 1910년대 영국에서 발굴돼 인간과 유인원의 중간 단계로 간주된 인류의 두개골이 1950년대 들어 가짜로 밝혀진 ‘필트다 운인(Piltdown man) 사건’ 등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한편 일부 학자들은 오파츠를 진화론을 부정할 단서로 해석하기도 한다.

생물은 주변환경에 적응하면서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나아간다는 진화 이론을 오파츠는 거스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진화론이 사실이라면 인류 출현 이전의 지층 속에서 쇠붙이 같은 인공물이 나올 리 만무하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오파츠는 그 유명세에 비해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수많은 유물이 출토되었음에도 진위 여부는 늘 오리무중이다. 그럼에도 오파츠에 대한 연구가 알게 모르게 활발하다는 점에서 진실 규명을 기대해 볼 만한 여지는 있다. 이미 국제오파츠연구협회 (OBAMA)가 설립돼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여러 학자들이 연구에 뛰어들 었다. 개중에는 오파츠 유물 수백점을 수집해, 전 세계를 돌며 전시회를 개최하는 이도 있다.

현대 과학으로 증명되지 못해 역사 속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수많은 사건과 사물들처럼 오파츠 역시 아직은 불가사의의 영역에서 자신을 둘러싼 짙은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언제가 과학의 힘으로 타당하게 증명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확증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지금 당장은 오파츠 유물 그 자체가 지닌 신비를 만끽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다.

17세기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신에 반하는 지동설을 과학적 사실로 당당히 밝혀냈다. 오랫동안 잘못 알려진 우주의 중심을 바로잡은 것이다. 그와 같이 오늘날 모두가 정답이라고 믿으며 충분히 과학적이라고 여기는 일이 언젠가는 비과학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 오파츠는 누군가의 조작에 의한 혹세무민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무턱대고 허무맹랑한 주장으로만 치부할 수도 없다.

파퓰러사이언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