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ecky Quick (CNBC 경제프로 '스쿼크 박스' 앵커)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일자리 법안을 두고 반대 세력은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흠집 잡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정작 일자리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은 작은 세부사항이 법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우려한다.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만일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단기적으로나마 미국 서민층에 숨통이 트이고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그러나 규제, 직업 훈련, 교육과 같은 미국 고용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 Burlington Northern Santa Fe의 CEO 매트 로즈 Matt Rose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그는 정치 양당이 그렇게도 신경 쓴다고 주장하는 일자리 창출 기업을 이끈다. 벌링턴 노던 산타페는 미국인 직원 4만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로즈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초 미국인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자문을 받기 위해 세운 실무 그룹인 고용 및 경쟁력강화 대책회의 Council on Jobs and Competitiveness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내 고민은 우리에게 장기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 상황에서는 그런 해법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여태까지의 해법은 실망스럽다”고 그는 전한다.
로즈는 현재 양당이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각자 동문서답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규제, 세제, 에너지 정책 같은 사안을 하나씩 차근차근 다루면서 확실성을 제고하고 모든 상황을 일자리 창출의 관점에서 들여다 보아야 한다.”
기업 대표들은 과도한 규제에 대해 자주 불만을 토로한다. 흔한 핑계일수도 있지만 기업도 나름대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 금융 부문 규제법인 도드 프랭크 Dodd-Frank 법안부터 대통령이 제의한 건강보험 개혁안까지 최근 통과된 대형 법안은 모두 기업의 미래 비용 예측 능력을 저하시킨다. 결국 기업이 추가 인력 고용을 약속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로즈는 추가 규제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의회가 판단할 때까지 모든 신규 규제를 보류하자고 제안한다. 또한 사업 허가를 내리는 규제 당국에 ‘공격 제한 시간’을 부여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일부 규제당국의 검토로 인해 사업이 7년에서 10년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가 중국처럼 한 시간 만에 사업 허가를 내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극단주의자에게 아무 법이나 활용해 사업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선 절대 안 된다”고 덧붙인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는 수 많은 고소득 저숙련 제조업 일자리가 미국에서 영원히 사라진 다양한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와중에 미국의 첨단기술 부문도 빈 일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마이클 델 Michael Dell에 따르면 미국의 고용 문제는 일자리 수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술 격차 문제다. 올해 미국에서 수천 명을 고용하겠다는 델컴퓨터의 계획은 달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규 기지를 설립해 소프트웨어나 스토리지 혹은 네트워크 분야의 엔지니어 100명을 고용하려면, 우리가 직접 엔지니어 한 명 한 명을 찾아내서 만난 다음 확신을 심어주고 같이 일하자고 꼬드겨야 한다”고 델은 말한다. “반면 새로 건립한 창고나 물류센터에 일자리가 100개 생기면 거기서 일하려고 줄 선 사람이 만 명은 족히 될 것이다.”
단기적인 문제 해법은 다소 간단하다. 외국인 입국을 더 허용해서 고숙련 일자리를 채우면 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해결책이라면 좀 더 국내에 집중해야 한다. 즉, 보다 많은 학생이 수학, 과학, 공학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얼마 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TV 프로그램 스쿼크 박스 Squawk Box에 출연해 깜짝 놀랄만한 매킨지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노동 수요가 늘어나는 고숙련 부문을 채울 미국의 대학 졸업생이 몇 년 안에 150만 명 부족해질 것이란 예측이었다. “미국은 이런 첨단기술 일자리를 다른 나라에 내줄 여유가 없다”고 전 대통령은 언급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이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번지르르한 말 이상으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로즈 대표와 일자리 대책회의 위원들은 실업률이 9%대에서 내려올 기미를 안 보이는 현 상태를 위기상황으로 날카롭게 인식하고 있다. 그는 “이면을 들여다 보면 채워야 하는 빈자리가 있어도 미국에선 채울 수 없다는 기업이 많다. 자격을 갖춘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서다. 나는 이런 불만이 가장 무섭다”고 말한다.
필자도 두려움을 느낀다. 의회와 백악관에 있는 사람들도 똑같은 두려움을 느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