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전자기기의 창의적 혁신기법

MIT 미디어랩 조이 이토 소장은 과거 플리커, 트위터 등에 투자했던 유명 벤처투자자다. 그가 디지털 세상에서 쌓은 능력을 현실과 접목시키고 있다.

취임 당시 “세상을 바꿀 혁명적 기술이 무엇인 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당신은 어떻게 혁신을 꾀하고 유망기술을 선별하나요.?


저는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예기치 않게 찾아온 기회나 아이디어를 와락 붙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방 안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칩시다. 그럴 때 죽치고 않아 실현가능성을 따지며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일단 도전해봐야 합니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그 실패를 통해 뭔가를 배우면 되요. 대다수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실패작이에요. 개발된 것들의 99%는 다운로드가 거의 없지만 그 과정에서 리눅스, 위키피디아 같은 큰 성공도 나옵니다.

하지만 실패가 계속되면 즉시 도전하라는 당신의 철학은 금전적 문제에 직면케 될텐데요.

지금은 생산, 유통, 협력에 드는 비용이 크게 절감됐어요. 큰 돈 없이도 이것저것 해볼 수 있죠.

그만큼 창의적 아이디어에 기반한 혁신 기술의 탄생 가능성도 커진 거예요. 사실 앉아서 떠드는 것보다 뭐라도 하는 게 돈이 덜 듭니다.

소프트웨어라면 그럴 테지만 실질적인 제품을 만들 때도 그럴까요?

MIT 미디어랩의 아래층에는 제작실험실이 있습니다. 거기서는 초소형 마이크로 로봇도, 덩치 큰 자동차도 만들 수 있죠. 이처럼 우리 연구원들이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오픈소스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과 하드웨어가 다르지 않음을 알려준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아직은 가상의 물건 제작보다는 실제 제품의 개발에 난관이 많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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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럴지 모르죠. 하지만 ‘오픈 하드웨어’로 인해 실제 제품 개발도 계속 발전할 겁니다. 오픈 하드웨어의 설계도를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목적에 맞게 변경하면 굳이 모든 부품 직접 설계할 필요가 없어질 거예요.

당신은 창의적 인재를 어떻게 알아보나요.

생각의 그릇이 크고, 위험을 기꺼이 감내하면서 열린 생각과 통섭의 마인드를 지닌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주도적 학습자며 스스로 동기유발을 합니다. 또한 기존 권위에 의문을 던지고, 타인을 위해 생각한다는 특징도 있죠.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이 할 일을 지시 받기를 원하고, 동일한 업무를 반복하면 업무능력이 높아진다고 착각하는데 이런 생각으로는 창의와 혁신을 꾀할 수 없습니다.

운용 중인 투자 펀드 명칭이 ‘네오테니(Neoteny)’ 인데 무슨 뜻입니까?

네오테니는 유형성숙(幼形成熟), 즉 어릴 적의 모습을 유지하며 어른으로 성숙한다는 뜻입니다. 누구나 어릴 때는 모든 게 새롭고, 호기심 넘치며, 배우는 것이 즐겁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어른이 되면 배우기 보다는 뭔가를 만들고, 카피하고, 보호하는 일에 집중하게 되요. 세상의 변화가 적었던 과거에는 그래도 상관없었어요. 하 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배워야 해요. 그리고 배움은 일정 부분 아동기의 행위에요. 이 점에서 저는 MIT 미디어랩이 철공소보다는 유치원 같은 곳이 되길 바랍니다.

평생 배워야 세상에서 살아남는다지만 세상의 변화 속도는 쫓기 힘들만큼 계속 빨라집니다.

변화의 속도와 변화로 인해 생기는 혼란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변화를 통제하려는 사람들뿐이라 생각해요. 통제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능력이 변화와 함께 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세상에는 감당키 어려울 만큼 많은 정보들이 있죠. 그렇지만 수심 3m의 물에 빠져 죽는 것과 수천m에 빠져 죽는 것은 본질적 차이가 없어요. 수영만 할 수 있다면 수심과는 상관없이 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수심이 깊어져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는 서 있지 말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죠.

기술 혁신을 이루는 궁극적 힘은 뭘까요?

인간의 개인적 이익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은 낡았다고 봐요. 어떤 사람들은 기술 혁신이 국가, 기업, 교육기관의 역할이라고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저는 혁신가들이 왜 기술 혁신을 꾀하고 있는지 진짜 이유를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우리가 하는 일들 중 많은 것은 우리가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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