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사이언스 챌린지 2011] 우수상 '맛있는 비지의 화려한 변신'

우수상 수상팀 계성고등학교 PRISM ( 성지현 )

연구주제 두부 부산물 '비지'의 바이오에너지로의 재활용 연구

김청한 기자 best@hmgp.co.kr




날씨가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메뉴 중 하나가 비지찌개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인 비지는 예로부터 음식 재료로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이 비지로 바이오에너지를 만들면 어떨까. 화학도가 꿈인 계성고 2학년 성지현 양은 이 창의적인 발상을 실행에 옮겼다.

두부 공장 찾아 타당성 검증
"학교 공부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지만 직접 탐구활동을 하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평소 과학잡지를 탐독하는 습관이 있을 만큼 과학에 관심이 많은 지현 양은 우연히 콩을 싼 종이에서 기름기가 배어나오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이에 착안해 비지를 재활용하여 바이오에너지를 만드는 상상을 하게 됐다. 음식, 사료, 비료로도 많이 쓰이지만 대부분 폐기되고 있는 비지의 바이오에너지화 가능성을 체감한 것이다.

지현 양은 자신의 발상에 대한 타당성 검증을 위해 가장 먼저 두부 공장을 직접 방문해 비지 발생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입자의 크기나 가열 온도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콩 중량 대비 1.6~3.3배의 비지가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내 두부 제조용 콩소비량이 13만톤임을 감안할 때 연간 약 20만톤의 비지가 발생하는 것이었다. 이에 기반해 지현 양은 비지로 바이오디젤을 제조한다면 충분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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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비지의 생산량이 아니다. 비지가 실제로 바이오연료의 원료로서 효용성을 가지고 있는지가 핵심일 것이다. 때문에 지현 양은 실험을 진행하며 이의 검증에 가장 중점을 뒀다.

비지의 가능성 확인, 경제성도 OK
연구의 초점은 비지의 성분 중 에너지로 쓸 수 있는 조지방(crude fat)의 함량.

지현 양은 직접 분쇄기를 사용해 비지를 분쇄하고, 교반작업과 농축을 거쳐 조지방을 추출했다. 그 결과 비지의 최소 지방 함량 대비 40%의 조지방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힘을 얻어 바이오 디젤과 펠렛 연료의 제조에도 성공, 비지의 바이오연료 변환 가능성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가장 고무적인 사실은 단순한 이론적 가능성이 아닌 실질적인 상업적 경제성까지 두루 살폈다는 점이다. 지현 양은 "운송료, 건조비, 반응 및 증류 열처리 비용 등을 합친 바이오연료 1ℓ의 생산원가가 394.01원이었다"며 "환경오염 감소 등의 부가적 효과까지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경제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험을 위해 여름방학을 꼬박 투자한 지현 양에게 이번 연구는 스스로 생각해도 자랑스럽기 그지 없다고 한다. "학업과 병행하며 혼자서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었지만 그렇게 해서 나온 실험 결과에 전적으로 만족해요. 보완 작업을 거쳐서 특허 신청을 할 생각도 가지고 있어요."

물론 지현 양의 바람대로 비지 바이오연료를 상용화하려면 아직도 여러 난관을 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현 양의 마지막 포부를 들어 보면 창의적 끼와 열정이 넘치는 여고생에게 이런 난관은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험을 진행하면서 실험기기 대부분이 일본이나 독일산이라는 사실을 알고 불만을 느꼈어요. 앞으로 국내에서 우수한 실험기기를 개발하는 작업도 하고 싶어요."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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