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 기자 psr@sed.co.kr
지난 2000년 첫 선을 보인 아시모는 2007년 개량형 2세대를 거쳐 현존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과 성능을 구현하며 휴머노이드계의 끝판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번에 업그레이드 된 3세대 버전 역시 아시모의 적수는 오직 아시모 뿐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세계 최강의 면모를 어김없이 과시했다.
세계 최초의 자율행동제어기술을 탑재, 주변 환경에 맞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을뿐더러 그 움직임이 보다 섬세하고 자연스러워졌다. 지금 당장 가정용 집사로봇으로 판매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수준이 얼마나 뛰어난지 시연 현장에서는 아시모 속에 아이언맨처럼 실제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오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혼다는 이번 신형 아시모를 일본 최악의 재난 사태 해결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몇 차례의 추가실험을 거쳐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에 투입할 예정인 것.
이를 위해 현재 혼다는 도쿄전력과 함께 아시모의 팔 기술을 적용한 작업용 로봇을 시험 중에 있다.
원격으로 조종되는 이 로봇 팔은 작업용 밸브를 잠그거나 풀 수 있을 정도의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 스마트 아이
양쪽 눈에 장착된 소형 전하결합소자(CCD) 카메라가 여러 물체를 탐지한다. 형태, 동작, 거리 등을 입체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손동작도 해석할 수 있다.
● 초음파 센서
복부와 뒷면 허리 부위에 초음파 센서를 채용, 아시모 주변 3m에 위치한 장애물들을 탐지한다. 초음파 센서는 시각센서가 감지하기 어려운 투명유리도 탐지해낸다. 복부에는 또 주행경로 전방의 지면 굴곡도를 파악하는 레이저 센서가 별도로 탑재돼 있다.
● 배터리
등 부위에 배낭처럼 부착된 약 6kg 중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로부터 구동력을 얻는다. 배터리 수명은 보행기준 40분이지만 배터리 소진 시 스스로 자동충전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가동이 이뤄진다.
● 라인업
신형 아시모는 기존 회색에 더해 노랑, 파랑, 녹색, 핑크색 등 5개 색상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 로봇 팔
혼다는 재난현장이나 사람이 진입하기 위험한 장소에서의 작업을 위해 아시모의 기술을 적용한 로봇 팔을 개발했다. 원격조종이 가능한 이 팔은 장애물을 헤치고 좁은 공간에서 파이프라인의 밸브를 개폐할 수 있으며 손에 해당하는 끝부분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여러 임무에 투입할 수 있다.
중량 29.5㎏
길이 158.3㎝
자유도(DOF) 10개
▶ 내가 제일 똑똑해
신형 아시모는 한층 스마트해졌다. 다양한 센서들을 활용해 주변 정보를 수집, 다음에 일어날 상황을 스스로 예측한다. 일례로 예정된 경로에 사람이 걸어오고 있다면 그 사람의 진행방향을 몇 초 앞서서 분석, 부딪히지 않게 피해서 걸을 수 있다. 자동을 넘어 자율로봇으로 진화한 것이다.
◀ 3명 동시 인식
얼굴 및 목소리 인식센서를 통해 동시에 3명이 내린 지시를 알아듣고 각각의 명령을 수행한다. 이는 사람조차 수행하기 어려운 능력이다.
머리 부위에 카메라와 마이크로폰들이 탑재돼 있다.
다섯 개의 손가락과 손바닥에 촉각센서와 힘 센서가 채용돼 있어 사람처럼 각각의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덕분에 쇼핑카트를 밀고, 악수를 하며 음료수가 담긴 쟁반을 옮길 수 있었던 기존 수준에서 더 나아가 병뚜껑을 열고 종이컵에 음료수를 따르는 일까지 척척 해낸다. 또한 사랑해[사진], 가족, 안녕 등의 단어를 수화로 표현할 수도 있다.
◀ 깽깽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아시모의 투입 요구가 있었음에도 2세대 모델은 평평한 지면만 걸을 수 있어 투입이 불가했다. 하지만 3세대는 다리의 강도, 이동 범위, 그리고 동작 중 발의 착지 위치를 바꿀 수도 있는 자세 균형 능력의 획기적 증진을 꾀해 울퉁불퉁한 바닥에서도 보행이 가능하다. 특히 일명 '깽깽이'라고 하는 외발뛰기와 두발 점프, 뒤로 달리기도 할 수 있다.
▶ 달리기
3세대 아시모는 최대 시속 9㎞로 달릴 수 있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1.5배나 빠른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