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안전 · 친환경 혁신 기술로 160년 승강기 역사 이어간다”

[INTERVIEW] 켄 말러 오티스 엘리베이터 코리아 대표

오티스 엘리베이터는 세계 1위 엘리베이터 업체다. 에스컬레이터 및 무빙워크 제조, 유지보수 전문회사로 현재 전 세계 200여 국가에 6만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180만 대 이상의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국내에는 1910년 조선은행(한국은행 전신)에 설치한 한국 최초의 엘리베이터를 시작으로 진출했다. 2000년에는 LG산전(현 LS 산전)의 엘리베이터 사업 부문을 인수해 ‘오티스-LG엘리베이터’를 설립했으나 지난 2006년 LG지분을 100% 인수한 후부터는 ‘오티스 엘리베이터’로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티스 엘리베이터 코리아의 켄 말러 대표를 만나 160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오티스의 혁신 기술과 경영 노하우에 대해 알아봤다.

김의준 기자 eugene@hmgp.co.kr
사진 윤관식 기자 newface1003@naver.com

Q 우선 설립 160주년을 축하한다. 그동안의 사업 성과와 오티스 코리아의 업적에 대해서 말해달라.
A 오티스는 1853년 안전 장치가 부착된 엘리베이터를 세계 최초로 발명한 회사다. 에펠타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뉴 월드 트레이드 센터, 오페라 하우스 등 전 세계 수많은 랜드마크 빌딩들이 오티스 엘리베이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매출 12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으며 이 중 영업 이익만 25억 달러에 이른다. 오티스 코리아의 경우 2006년 LG산전과의 파트너십을 정리 했지만 꾸준한 성장을 통해 올해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엘리베이터 업계 최초로 승강기 유지관리 10만 대를 돌파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전 세계 오티스 사무소 중에서도 5위 안에 드는 규모다.


엘리베이터 하면 역시 ‘안전’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승객의 안전을 위해 어떤 노력이 이뤄지고 있나?
안전에 대한 신뢰는 고객 서비스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OM프로그램’과 ‘엘리트 서비스’가 있다. ‘OM’은 ‘Otis Maintenance’의 약자로 선진형 유지관리 시스템이다. 승강 설비가 최적의 상태로 유지되도록 종합진단, 예방점검, 부품 교체 및 수리 공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일종의 ‘종합유지관리 계약’이다. ‘엘리트 서비스’는 업계 최초로 개발된 원격제어 시스템으로 365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점검을 가능하게 해 준다.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점검 서비스를 실시하는 셈이다. 700여 명의 엔지니어가 상시 관리하고 있으며 24시간 돌아가는 콜 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다.


사고율에 대한 수치 같은 것이 있나?
지난해 엘리베이터당 사고율은 0.1% 미만이었다. 사고의 대부분은 승객 부주의로 일어난다. 고객에게 다양한 안전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사고율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의 추락 또는 엘리베이터 안에 갇혔을 때 질식할 가능성에 대해 두려워하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엘리베이터 자체가 추락할 수 없게 설계 되어 있고 환기 장치도 필수적으로 장착되어 있다. 실제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안전기준은 업계 최고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요구하는 기준보다도 훨씬 더 까다로워 업계에서는 ‘안전 바이블(Bible)’로 통한다.


지난해 글로벌 친환경 캠페인 ‘The Way to Green’을 발표했다. 친환경 정책이나 기술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우선 엘리베이터가 상승하거나 하강할 때 발생되는 에너지를 전기로 재생산하는 ‘리젠 ReGen 드라이브’가 있다. 과거에는 열로 태워 버려졌던 에너지를 리젠이라는 자가발전 시스템을 통해 빌딩의 조명이나 냉난방 기기 등에 되돌려 주는 것이다. 최대 75%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한국처럼 여름마다 ‘전력난’을 겪는 나라에서는 특히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현재 서울시 청사에도 설치되어 있다. 오티스가 2003년에 세계 최초로 발명한 ‘Gen2’라는 제품도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이다. 기존에 승강기를 잡아주던 쇠밧줄을 대체 할 플랫벨트 (Flat Belt) 모양의 제품으로 최대 3배 이상의 긴 수명을 자랑한다.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철의 양도 줄여주고 쇠밧줄처럼 지속적으로 오일이나 윤활유를 주유해 줄 필요도 없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30만 대 이상의 Gen2 제품이 판매 되었으며 이는 오티스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국내에서도 연구개발이 이뤄지나?
오티스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총 8개의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에 있다. 특히 한국에 위치한 디자인 센터는 오티스 그룹 내에서도 최고로 손꼽힌다. 엘리베이터에 사용 되는 버튼이나 디스플레이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특화된 디자인에 주력하고 있다. 오티스 코리아 디자인 센터가 2008년에 개발한 ‘Mini Touch’제품은 업계 최초로 ‘IF디자인 어워드(International Forum Product Design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오티스 코리아 안에 ‘시그마 엘리베이터’라는 회사를 따로 설립했는데, 어떤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인가?
오티스 코리아는 매우 독특한 ‘두 브랜드 전략 (Two-brand Strategy)’을 고수하고 있다. LG산전을 인수했을 때 LG산전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해외 지사들을 오티스 글로벌 그룹 내로 흡수하지 않고 오티스 코리아 산하에 두기로 했다. 대신 그 지사들을 ‘시그마 Sigma 엘리베이터’로 리브랜딩하고 자체 제품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즉 오티스 코리아 제품은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시그마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역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그마는 현재 7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오티스 코리아 설치 부문의 매출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오티스 제품과 경쟁하기도 하지만 오티스 제품과의 가격 차이로 인해 공략하는 지역이나 계층이 약간 다른 것은 사실이다. 도요타와 렉서스의 관계랑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건설 시장이 전체적으로 불황인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가?
국내 건설 시장은 분명 큰 성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을 세분화했을 때 고층 건물에 대한 수요는 다소 주춤했지만, 중간 또는 저층 건물 시장은 여전히 매우 활발한 상태다. 이 분야는 ‘Gen2’ 제품이 집중 공략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건물의 현대화에 대한 수요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낡은 건물을 수리하면서 엘리베이터도 새로 바꾸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만 두 자릿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오티스 코리아는 시그마 사업으로 인해 사업의 다양화가 가능하다. 국내 시장이 다소 위축되어도 해외 75개국에 진출 해 있는 시그마 사업이 일종의 ‘완화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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