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적군·아군 구분 없이 모두와 손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통신이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되기 때문이죠. KT가 주도하는 IoT 생태계를 만들어 중소기업부터 해외사업자까지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생각이에요."
15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만난 김석준(48·사진)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상무는 지난 8월25일 출범해 지난달 17일 첫 모임을 가진 '올레 기가 IoT 연합'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IoT 관련 업무는 물론 기가(GiGA) IoT 추진 TF장까지 맡고 있다.
'올레 기가 IoT 연합'은 노키아·차이나모바일 등 해외사업자 6개를 비롯해 총 200여 개 회원사를 갖춘 개방형 IoT 사업자 연합이다. 최근 IoT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미래 먹거리 창출에 온 힘을 쏟는 KT로서는 장기적으로 KT를 중심으로 한 IoT 생태계를 만드는 게 역점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상무는 "국내 중소기업이 IoT 관련 상품을 만들어도 해외에 진출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KT가 갖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훨씬 편해진다"며 "KT가 최근 개발한 IoT 플랫폼, 'IoT 메이커스'를 상용화 시점부터 활성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칙적으로는 '올레 기가 IoT 연합 메이커스 데이'를 분기별로 개최할 방침"이라며 "KT가 현재 텔레포니카와 함께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플랫폼 연동·네트워크 표준 작업 등을 포함한 IDE(IoT 데이터 생태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KT가 앞으로 IoT 생태계에서의 자기 기반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 11월말쯤 베타 서비스를 예상하고 있는 'IoT 메이커스'에 대한 해외 평판에 대해서는 "다소 학구적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다만 현존하는 IoT 플랫폼들과 달리 개방성을 특징으로 한 데다 삼성전자의 IoT 플랫폼인 '아틱'과도 호환성이 뛰어난 만큼 승산은 충분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학구적인 면이 있어 오히려 사용자들이 더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전자의 아틱과도 호환이 잘 되는 만큼 패키징을 통한 상용화 시점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사업자라기에는 KT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KT의 역할은 플랫폼 기능만 제공할 뿐, 그 위에 서비스는 파트너사들의 몫으로 두겠다"고 답했다. 김 상무는 특히 KT가 내다보는 미래 IoT 사업이 스마트홈보다는 스마트팩토리·자동차·에너지 관리·교통 등 산업·공공 IoT 영역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상무는 "KT가 창조적 IoT 서비스까지 맡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며 "KT는 강점이 있는 관제·보안 등을 뒷받침해주고 서비스 콘텐츠는 작은 협력사들이 마음대로 꾸리는 플랫폼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IoT 시장이 어느 정도 열리면 구글·애플 등 해외 공룡 플랫폼 사업자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임을 인정하고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상무는 "한중일만 놓고 보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본, 신뢰도가 떨어지는 중국에 비해 한국이 경쟁력이 있다"며 "그러나 구글·애플 등 플랫폼 서비스 중심의 글로벌 사업자는 이미 플랫폼 관련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잠재적 경쟁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