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사진) 금융위원장이 금융위원장 타이틀을 떼고 '사무관' 신분으로 중소기업 자금 담당자를 만난다.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하던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의 연장선상이다.
특히 후반기 금융 개혁의 초점을 금융 이용자에 두고 이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는 취지도 있다.
1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 업계에 따르면 임 위원장은 다음주 중 서울 모처에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금융 서비스 이용의 애로 사항을 들을 계획이다.
취임 당시부터 금융 현장을 직접 찾고 있는 임 위원장이지만 이번에는 금융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뗀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임 위원장은 '일일 현장지원반원'으로 변신해 실무진의 눈높이에서 금융 이용자의 목소리를 듣는다. 현장지원반원은 사무관과 서기관급으로 구성된다.
기업의 자금 담당자들 역시 최고경영자나 임원진이 아닌 실제로 은행으로부터 대출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로 꾸리기로 했다. 임 위원장이 일일 반원으로 변신한 까닭은 금융개혁의 초점을 금융회사에서 금융 이용자로 전환하기로 한 만큼 장관이 직접 나서서 챙기겠다는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다.
금융 이용자들의 경우 법령이나 규제에 대한 지식이 금융 회사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이전 금융 개혁 작업과 달리 전반적인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고 임 위원장 본인부터 이 같은 기조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임 위원장의 현장 행보가 자칫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처리해야 할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장관이 굳이 현장을 찾아야 하느냐는 얘기다.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임 장관의 뜻은 높이 살 만하지만 반대로 장관이 직접 나서는 경우 편향된 목소리만 들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면서 "목소리 큰 업계의 민원만 처리해준 그간의 금융 개혁 결과를 볼 때 실제로 이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