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전자 500메가급 알파칩 생산/국내 MPU자급 ‘전기’

◎상대적 취약 비메모리 분야 성장 가능성 확인/저가형 개발 PC시장 진출이 성공여부 가늠자삼성전자가 5백㎒급 「알파」 마이크로프로세서(MPU)를 생산하여 이를 채용한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한 것은 국내에 「MPU 자급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을 포함한 일부 기업이 미국이나 일본의 기업과 기술제휴로 마이컴(마이크로컨트롤러)을 생산하고 있지만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MPU를 양산하는 것은 처음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삼성은 이를 계기로 그동안 취약했던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강화하고 종합 반도체업체로 부상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MPU는 올해 4백59만달러에서 오는 99년 9백13만달러로 늘어나는 등 연평균 18.7%의 고속 성장이 예상돼 메모리 부문에 치중된 삼성의 사업과 매출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도 반도체 분야에서 한 단계 「점프 업」하기 위해서는 MPU 등 비메모리 분야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은 지난해말 미국 디지털이큅먼트사(DEC)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확보한 프로세서 설계기술과 자사의 첨단 공정을 결합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5백㎒급 「알파」 프로세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8개월 동안의 시험 과정을 거쳐 국내 처음으로 MPU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개가를 올리게 됐다. 그렇지만 삼성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험준하기만 하다. 제품 양산과 시장성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텔이 세계 MPU 시장의 90% 정도를 장악하고 있는데다 「알파」는 휼렛팩커드의 「PA」,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스팍」 등 64비트 RISC 프로세서 가운데 열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삼성이 「알파」칩을 통해 운신할 수 있는 폭은 그만큼 좁다고 할 수 있다. IBM­모토롤러­애플의 「파워 PC」 연합군과 마찬가지로 인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알파 프로세서는 세계에서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차세대 운영체제(OS)인 「윈도 NT」가 인텔의 펜티엄프로와 함께 알파 프로세서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인텔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MPU는 「알파」 뿐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근 삼성­DEC­미쓰비시의 「알파」 연합군은 1년동안 총 1천2백만달러를 들여 공동 마케팅을 벌이기로 합의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도 벌이고 있다. 또 인텔이 장악하고 있는 PC용 MPU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속도는 느리지만 가격이 싼 PC용 「알파」칩의 생산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얼마나 가격을 낮춰 PC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느냐가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알파 프로세서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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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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