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일제당·롯데제과·신동방/창사이래 흑자 행진 식품 북두칠성 찬란

◎야쿠르트·오뚜기·남양유업·크라운/대부분 사업확장않고 한우물 승부/크라운제과 89년 적자위기 보유부동산 팔아 탈출/제일제당 매출 1조8,000억 국내최대 식품사 도약식품업체들 가운데 짧게는 30년 가까이 길게는 50년 동안 창립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업체가 상당수에 달하고 있어 화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제당과 롯데제과 신동방 한국야쿠르트 오뚜기 남양유업 크라운제과 등은 회사 창립 이후 지금까지 줄곳 당기 순이익만을 실현했다. 시장전망에 대한 판단착오, 또는 경쟁업체의 도전이나 불가항력적인 외부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경영실적이 나빠질수도 있는데 이들 업체들은 갖가지 악조건을 이겨내고 한결같이 흑자경영을 해온 것이다. 특히 선발업체들의 벽을 뚫어야 하는 사업 초창기에는 고전하기 마련인데 창립 첫해부터 흑자살림을 꾸려왔다는 점은 대단한 경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수십년간 흑자경영을 이끌어 온 업체들의 공통점은 내수 중심에다 자타가 인정하는 막강한 영업력이다. 또 무리한 사업확장을 피하고 안정을 지향하면서도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한우물을 파온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동안 흑자경영을 해온 업체는 크라운제과. 지난 47년 설립돼 오는 9월로 창립 반세기를 맞는 크라운제과는 아직 적자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해 외형 2천4백여억원으로 성장한 크라운제과도 한때 위기가 있었다. 89년 처음으로 상당액의 경상적자가 발생했던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을 팔아 고정자산처분이익을 내 영업손실을 보전하고 5억7천여만원의 당기 순이익을 실현했다. 또 53년에 창립한 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액 1조8천여억원, 국내 최대 식품업체로 성장하기까지 몇번의 경상적자는 있었으나 당기 순익에서는 줄곧 흑자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의 삼성그룹을 일궈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롯데제과도 출범 첫해 매출액 7억6천만원에 3천만원의 당기 순이익을 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경상이익과 당기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견실한 경영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6년부터 대두유시장을 개척, 종합식품업체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온 신동방도 마찬가지다. 이와함께 지난 69년 카레제품을 선보이면서 식품사업에 뛰어든 오뚜기는 초창기 1백∼2백50%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 적자와는 아예 거리가 멀었다. 이 회사의 경영전략은 경쟁업체에서 고개를 내저을 정도인 저돌적인 영업력과 철저한 품질관리였다. 이를 통해 새로 내놓는 제품마다 리딩 브랜드로 키워냈다. 카레 수프 마요네즈 케첩 소스 드레싱 잼 당면 등 시장 1위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와함께 유산균 발효유 전문업체인 한국야쿠르트도 지난 27년 동안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가장 밑거름이 됐던 것은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방문판매조직이다. 지난해 3천8백7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남양유업도 64년 창립이래 경상이익은 물론 당기순이익에서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홍두영회장이 공사석에서 자주 『나는 적자라는 것을 몰랐다』며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홍회장의 넓이도 좋지만 깊이를 중시하는 경영철학과 사람중심의 철저한 조직관리, 소수정예주의가 큰 몫을 했다. 한편 단 한번의 적자로 「창립이래 흑자경영」 대열에서 아깝게 탈락한 업체도 있다. 지난 74년 한미칠성음료를 인수, 출범한 롯데칠성음료도 회사정비기였던 76년 7억원의 적자를 내 아쉬움을 남겼다. 또 69년 창업한 동원산업은 신규 공장건설에 따른 과다한 감가상각비와 금융비용 때문에 지난해 처음으로 경상적자 2백7억원, 당기순손실 1백93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회사소개 책자의 「창사이래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는 문구를 올해초 부랴부랴 삭제해야만 했다.<문병언>

관련기사



문병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