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략업종에 사력 “제2도약”/선진기업 리스트럭처링 성공사례

◎IBM­네트워크 컴퓨팅 주력… 작년순익 60억불 예상/GM­성장기술 분야 적극 발굴 연7%대 고성장 구가/“감원만으론 한계” 적자사업 과감정리사업구조 재편에 대비한 「몸집줄이기」를 하느라 국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한계·적자사업은 과감하게 털어내고 불요불급한 부서는 흡수통합하고 있다. 또 지원부서인력을 영업 등 「돈버는 분야」에 집중배치하고 있다. 끝이 안보이는 경제불황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몸부림이다. 기업들은 현재의 몸부림을 단순한 거품제거 차원이 아닌 군살·생살빼기차원이라는 말로 절박함을 표현한다. 거품은 불면 걷히지만 살을 빼기 위해선 살을 애는 아픔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세계 초일류 기업들도 90년대 초반에 불어닥친 범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이같은 위기를 겪었다. 특히 우리기업에 이상적인 모델이었던 해가 지지않는 컴퓨터 제국 IBM, 세계최대 전기전자업체인 GE등도 불황이 불어닥치면서 「지는 해」가 될 뻔했었다. 그러나 이들기업은 다운사이징 리스트럭처링에 나서 회춘을 맞고 있다. 한때 규모가 큰 회사는 우량기업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유연성과 신속성이 생명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몸집이 크면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IBM과 GE는 이같은 흐름을 파악, 변신에 성공하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마련하고 있다. 70년대 세계 컴퓨터 산업을 이끌었던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등에 밀려 90년 들어서면서 유례가 없는 위기를 맞았다. 92년과 93년에는 각각 49억달러, 81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흑자로 돌아서 96년에는 매출 7백70억달러에 순익 60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공룡이 되어버린 자신의 몸집에 메스를 가하고 철저한 고객중심 경영체제를 구축한 결과다. 이같은 대수술은 지난 93년 4월 경영권을 넘겨받은 루이스 거스너회장에 의해 추진됐다. 그는 『변화만이 살길이다』며 대대적인 감원과 조직축소를 추진했다. 거스너 회장은 93, 94년 전세계 직원 31만명중 8만5천명을 줄이는 대량 감원을 실시했다. 또 재고 물류관리 인사등을 네트워크상에서 처리토록 하는 업무효율화를 도모, 지난해 관련비용 70억달러를 줄였다. 이와함께 94년들어 인터넷과 인트라넷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놓치지않고 네프워크컴퓨팅사업에 뛰어들어 경영회복에 불을 댕겼다. 이는 올해의 매출액 7백70억달러중 60%인 5백83억달러가 과거에는 부진했던 PC워크스테이션 정보서비스분야의 매출로 이어지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고객밀착형 판매 전략도 IBM의 매출을 회복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5명의 고객과 상담하면 4명과는 반드시 사인하라」는 거스너의 판매원칙을 적용, 업무시간의 40%이상을 고객과의 대화시간으로 할애했다. 또 복잡한 컴퓨터운용에 애를 먹는 고객이 많자 시스템운영업체를 인수, 서비스를 향상시켰다. 세계최대의 전기전자업체인 GE는 변신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잡아 성공한 모델케이스. 그 성공은 국내 총수들 대부분이 존경하는 경영자로 꼽는 잭 웰치회장에서 시작됐다. 웰치회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 81년. 당시 GE의 종업원은 40여만명에 사업부문은 1백50여개에 달했다. 그는 취임 3년만에 총자산의 20%에 해당하는 1백17개사업부문을 매각처분하고 직원은 40여만명에서 27만명으로 줄였다. GE의 상징이었던 가전부문까지 팔아 치웠다. 아무리 이익을 내도 1·2등이 아닌 업종은 정리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웰치 회장은 또 사업영역을 ▲핵심사업 ▲성장기술사업 ▲금융사업등 3개 부문으로 나누고 미래의 사업성장방향을 명확히 했다. 특히 성장기술사업부문을 직접 담당, 성장을 주도하고 신규사업기회를 적극 발굴, 기업을 매수해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당시 1백20억달러였던 GE의 주식가치는 현재 6백50억달러로 커졌다. 또 GE의 주경쟁사인 웨스팅하우스는 최근 연평균 성장률이 3%이내에 그치고 있지만 GE전자는 7%대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인원삭감은 일류 기업들도 국내기업과 마찬가지로 손쉽게 선택하는 방안중 하나였다. 그렇다고 불황타개에 있어 인원삭감이 능사는 아니다. 인원 감축 이상의 고질적인 단점을 찾아내고 경쟁력없는 사업의 과감한 포기와 전략사업으로의 집중등 사업구조의 대대적인 리스트럭처링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 선진우량기업의 성공사례가 던져주는 시사점이다.<이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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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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