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청담동 레스토랑 「시츄러스」(이제는 리노베이션시대)

◎“지중해로 초대” 외벽색상 차별화/중앙 원형계단 없애고/건물앞 「열린마당」 설치/영업장공간 보다 넓게/3층엔 독립적 방 꾸며/중요모임장소 제공도대지는 이제 포화상태다. 기존 건축물의 틈새를 찾거나 기존 건축물을 없애고 신축한다는 것은 큰 낭비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기존 건물을 새로운 사용목적에 맞게 고치고 단열·설비시설을 잘 갖추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서울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청담사거리 쪽으로 1백여m 떨어진 곳에 있는 레스토랑 「시츄러스」는 이를 잘 말해준다. 이 건물은 두 번의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처음에는 20∼30대를 겨냥한 게요리 전문점으로 신축됐다. 상품 자체가 주요 고객층인 젊은 취향에 맞추기에는 친숙하지 못한 탓이었는지 얼마 안돼 다른 영업장으로 바뀌었다. 카페 파푸아로 용도가 변경되면서 건물은 첫번째 리노베이션을 하게 된다. 당시 리노베이션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공간 구석구석에 남태평양 이미지를 담는 일이었다. 조도도 낮고 짙은 색상으로 이뤄졌던 공간은 밝은 분위기로 변했다. 게요리 전문점에서 새롭게 바뀐 파푸아는 내부 사정상 다시 외식업체인 시츄러스로 바뀌었다. 시츄러스는 지중해에서 서식하는 감귤류를 말한다. 외국 체인점이 아닌 국내 업체다. 건축주는 건물 역시 차별화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연면적은 1백50평. 시츄러스의 주변엔 대형 건물이 많다. 또한 유동성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곳이다. 따라서 3층의 외소한 건물 외관을 사람들의 인상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중저가 레스토랑 이미지에 맞춰 편안하면서도 조금은 가볍게 접근하기로 했다. 건물 외관은 상호명에 걸맞게 지중해 분위기로 표현했다. 건물 앞에는 열린 마당을 설치해 여름에 영업장으로, 행사장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설치된 부분은 내부 바닥면적을 고려하고 대지 경계선을 맞추어 건축 법규상 건축물 면적산정에 아무런 하자가 없게 했다. 건물 내부 벽과 천정은 수성페인트로 마감돼 있던 기존의 상태에 거칠게 미장을 한 뒤 다시 수성페인트를 칠했다. 거친 회벽의 질감으로 투박하게 표현되어 부담이 없고 편안함이 느껴진다. 원래 건물의 1∼3층은 레스토랑의 중앙에 버티고 있는 원형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1, 2층을 잇는 원형계단은 입구 바로 앞에 있어 공간을 둘로 나누고 시선을 막았다. 게다가 이용이 잦은 1층의 영업에도 지장을 주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층과 2층 사이의 원형계단을 없애고 대신 내부 한쪽 측면에 계단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입구에 들어서면 단절이 느껴지던 공간은 연결성을 되찾고 동선도 원활하게 되었다. 2, 3층 사이의 계단은 그대로 살렸다. 2층은 뚫려 있던 한쪽 면 끝부분을 4평 정도 이어 증축해서 모자란 공간을 보충했다. 2층의 증축은 건폐율에 여유가 있어 가능했다. 드나들기가 어려웠던 3층은 1, 2층과 다르게 독립된 공간으로 꾸몄다. 각각 3개의 방으로 만들어 중요한 모임 장소로 만들었다. 소홀하기 쉬운 구석 공간을 잘 활용한 시츄러스는 내 집과 같은 섬세함을 느끼게 한다. 공사 기간은 지난 1월부터 3개월. 비용은 철거 1천만원, 목공사 3천만원, 도장 5천만원, 금속 9백50만원, 미장·타일 2천만원, 설비 1천만원, 조명 1천만원, 전기 8백만원, 수장공사 5백만원, 유리 3백만원, 조경 2백만원, 가구 3백만원, 에어컨 4백만원, 자재·노임 등 기타 5천만원 등으로 평당 1백50만원이 채 안들었다. 저렴한 예산으로 경쟁력 있게 변경하기 위해 마감재료를 바꾸기 보다는 색상과 질감에 차별화를 주는 방향으로 공사를 추진했다. 또 기존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 새로운 요소를 덧붙이기 보다는 거추장스러운 것을 뜯어내는 철거 위주로 리노베이션했다. 시츄러스는 리노베이션을 경제적으로 이끌어 공간의 미적 효과는 물론 영업 수익까지 늘린 좋은 사례다.<도움말=수목건축 (02)578­3777><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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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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