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단기금리 반짝 안정

인민은행 돈 줄 풀었지만 상하이 증시 반등 실패<br>유동성 공급 여전히 의문 신용경색 싸고 전망 엇갈려


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저지하기 위해 뒤늦게 나섰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유동성 공급의 타이밍을 놓치며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26일 중국 증시는 전일 밤 인민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발표했음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0.4% 하락한 1,951.50포인트를 기록하며 반등에 실패했다.


단기금리가 폭등해도 요지부동이던 인민은행은 전일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일시적으로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은행들에 유동성을 공급했고 앞으로도 금융기관에 문제가 생긴다면 적절한 조치(유동성 공급)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2ㆍ4분기 통화정책위원회에서 '미세조정'을 언급하며 당장은 돈을 풀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데서 한발 물러난 셈이다.

인민은행의 시장 달래기에 26일 중국 단기금융시장은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1일물 금리는 18.3bp(0.183%포인트) 하락한 5.53%를 기록했다. 7일물 금리도 44.3bp 내린 7.20%를 나타냈다. 오전 1년짜리 금리스와프의 경우 전일 대비 33bp 하락하며 3.745%를 기록, 2008년 1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단기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발표를 시장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의 초기대응 실패로 유동성 위기가 중소은행과 중소기업으로 확산돼 돌이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역시 "인민은행이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인민은행은 은행과 주식시장이 울면 젖을 주는 유모가 아닌 만큼 경제체질 및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짝 죄고 있는 금융개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관련기사



UBS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중국 은행들의 유동성 부족이 오는 7월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말 반기 결산을 앞두고 은행들의 유동성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또 중국 금융당국이 그림자금융 통제와 신용팽창 억제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풍부한 유동성 공급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번 기회에 금융개혁을 위해 유동성 공급 카드로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일부 은행에는 책임 있는 조치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이 같은 중국의 유동성 위기의 향방에 대해 월가도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스터 브릭스로 불리며 신흥국 투자의 귀재인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회장은 "시장이 불확실성을 나타내고 있지만 중국에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있다는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리에서 열린 국제캐피컬 콘퍼런스에서 "중국의 거대한 근본적 거시경제 딜레마는 중국인들이 저축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이라며 "만약 중국이 금리를 0%로 내리기를 원한다면 5분 내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해 중국의 유동성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반면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는 "중국은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친 신용확장으로 거대한 신용거품을 안고 있다"며 "기업 등이 제조업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국영은행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려 의심스러운 대출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