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기온에 사람들이 찾는 에어컨. 거실 한 켠에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여름철만 지나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는 에어컨이 4계절 가전 제품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에어컨 본연의 냉방 기능 이외에 가습기와 제습기ㆍ공기청정기 기능을 기본으로 채택,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모델인 스마트 에어컨 Q9000은 공기청정기와 제습ㆍ가습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면서 저렴한 사용료로 인해 가전 카테고리 킬러로 주목 받고 있다.
우선 Q9000의 공기청정 기능은 월 1,650원(1일 8시간 가동 기준)의 전기요금으로 사용이 가능해서 공기청정기 개별제품(삼성 제품 기준)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의 요금인 2,112원보다 저렴하다. 여기에다 공기중의 독감 바이러스를 99% 이상 제거하는 바이러스 닥터 기능을 갖추고 있어 기능도 뛰어난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에어컨 제품 설계에서부터 단독 기능만 사용하는 경우와 절전을 중요한 테마로 제품을 기획했다”며 “에어컨 한대만으로 가정에서 필요로 한 모든 소형 가전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습 기능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다. 에어컨의 제습기를 사용하게 되면 한달에 3,680원(1일 3시간 가동 기준)의 요금을 부담하면 되고 제습기 단독 제품의 비용(4,280원)보다 저렴하다.
가습 기능은 한달 710원(1일 4시간 기준)으로, 단독 제습기의 전기요금(845원)보다 싸게 사용할 수 있다.
제품 구매 비용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공기청정기(30~60만원)와 바이러스 닥터(17만원), 제습기(40만원, 10L 기준), 가습기(20만원)을 개별적으로 구매할 경우 전체 최고 137만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300만원의 Q9000 한대를 통해 137만원의 소형 가전 이외에도 냉방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 역시 올해 신제품에 대해 공기 청정과 제습ㆍ제균 기능을 추가했다. 집안의 미세먼지와 바이러스를 제거해 집안 공기를 정화해주기 위함이다. 특히 손연재 스페셜G 에어컨은 공기청정 기능을 대폭 개선해 개별 공기 청정기에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할 정도다.
하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간혹 가정에 있는 에어컨이 제습과 공기청정 기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제품을 구매하러 오는 고객이 많다”며 “개별 제품이 전기요금이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에어컨의 부가 기능이 오히려 저렴한 만큼 추가적인 제품 구매보다는 에어컨의 부가 기능을 충실히 활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조언했다.
에어컨의 이 같은 변신으로 인해 에어컨 판매량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올 1~4월 현재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2011년 수준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