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사재기’ 자음과모음, “사옥 매각ㆍ지분 조정으로 경영 쇄신”

‘책 사재기’ 의혹에 휩싸인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강병철 대표의 사임에 이어 사옥 매각 및 지분 조정에 나선다. 이 출판사는 지난해에도 같은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과태료 300만원 부과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문학평론가인 황광수, 심진경 편집위원을 주축으로 구성된 자음과모음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저녁 2차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대위 측은 “회사 입장에서 (SBS의) 방송 내용에는 사실과 형평성 문제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점들이 없지 않다”면서도 “(사임한 대표 대신)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주도로 건전한 출판사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을 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SBS는 시사 프로그램 ‘현장 21’을 통해 출판업계에 만연한 ‘도서 사재기’현상을 고발하며, 특히 자음과모음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출판업계를 넘어 큰 파장을 불러왔고,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대표인 강병철 씨가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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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이어 사재기 대상으로 지목된 책의 저자들에 대해 사과의 뜻도 밝혔다. “이 방송에서 거론된 소설들과 그 작가 분들은 이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상태에서 졸지에 엄청난 불명예를 떠안는 참화를 겪게 됐다”며 “안으로는 사원들의 사기와 명예를 회복하고, 밖으로는 모든 출판 관계자들, 저자, 그리고 독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책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책은 지난해 하반기에 출간된 소설가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와 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백영옥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 등 3종이다. 이에 대해 황 씨는 방송을 통해 바로 출판사에 절판을 요구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 씨와 백 씨도 같은 입장이다.

또 민주적인 경영 시스템을 위해 사옥 매각 및 지분 조정도 진행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존경받는 전문경영인을 유치하여 합리적인 경영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사옥이 팔리는 대로 (강 대표의) 지분 문제까지 새롭게 재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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