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울포럼 2011]"대중과 소통하는 인간적 과학 중요… 서울포럼이 창구역할 할것"

■석학들이 던지는 '기초과학의 위기' 경고<br>스토리 넣어 흥미 자아내는 학문으로 자리잡아야<br>한국 대기업 위험 두려워 말고 R&D 집중투자를

'서울포럼 2011'에 참가하기 위해 26일 입국한 세계적 과학자들의 복장은 국적이나 성격만큼이나 다양했다. 왼쪽부터 정장 차림의 시모무라 오사무 미국해양생물연구소 석좌교수, 캐주얼 복장의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 과학 다큐멘터리 제작자답게 청바지 차림의 자유로움을 보여준 랜디 올슨 박사. /인천공항=김동호기자


[서울포럼 2011]"대중과 소통하는 인간적 과학 중요… 서울포럼이 창구역할 할것" ■ 석학들이 던지는 '기초과학의 위기' 경고한국 기초과학 뒤쳐진다는 지적에… "기술력 뛰어나다"스토리 넣어 흥미 자아내는 학문으로 자리잡아야한국 대기업 위험 두려워 말고 R&D 집중투자를 인천공항=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김흥록기자 rok@sed.co.kr 이수민기자 noenemy@sed.co.kr '서울포럼 2011'에 참가하기 위해 26일 입국한 세계적 과학자들의 복장은 국적이나 성격만큼이나 다양했다. 왼쪽부터 정장 차림의 시모무라 오사무 미국해양생물연구소 석좌교수, 캐주얼 복장의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 과학 다큐멘터리 제작자답게 청바지 차림의 자유로움을 보여준 랜디 올슨 박사. /인천공항=김동호기자 '2011 서울포럼'에 참석한 해외 스피커들은 한결같이 '과학의 대중화'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과학이 일반국민들 사이에 깊숙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렵고 딱딱하게 여겨지는 과학이 국민들로부터 소외되거나 외면 받는 처지로 전락해서는 안 되며 스토리와 흥미를 자아낼 수 있는 학문으로 자리잡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골 아저씨 분위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랜디 올슨 박사(과학 다큐멘터리 제작자)는 "사람들은 과학이 어렵다고 느낀다"면서 "그 간격을 줄이려는 노력을 통해 과학을 인간답게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은 사람과 연관된 것이지만 현재 과학은 인간적이지 않다"며 "과학에 스토리를 넣어 인간답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신 미소를 지으며 인터뷰에 응한 그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과학자들이 마치 로봇 같다는 인상을 풍겨서는 안 되며 인간미를 지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포럼이 과학을 통해 한국 국민들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슨 박사는 과학영화를 만들 때도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역점을 둔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는 어떤 매체보다 많이 관객들과 소통한다. TV나 영화 같은 영상 미디어는 더욱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 이런 수단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사람들이 과학을 재미있게 느끼고 흥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서울포럼을 통해 '과학은 곧 재미'라는 메시지를 한국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로드 램버츠 호주 과학공공인식센터 부소장은 과학 대중화를 위해 무엇보다 과학자들이 소통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 과학은 일상의 모든 일과 연관돼 있다. 과학을 보통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우선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주 작은 과학 사건이나 이야기일지라도 사례를 곁들여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야 한다"고 소통을 강조했다. 한국의 기초과학이 뒤처진다는 지적에 대해 램버츠 부소장은 손사래를 치며 오히려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호주에서도 기초과학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학생들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변호사와 의사를 선호한다"면서 "이 같은 문화와 시스템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의 젊은 발표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의 기술력은 뛰어나다"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젊은이들의 열정과 학구열을 보면 한국의 발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램버츠 부소장은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들에 위험을 두려워하지 말고 연구개발(R&D)과 과학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한국 대기업의 경쟁력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 한국은 실패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이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시도해야 한다"고 도전과 응전을 통한 발전 모델을 제시했다. 이날 오전 가장 먼저 입국한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과학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장기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오늘날에는 정부조차 기초과학과 기본지식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 관료제 정부는 기업처럼 겨우 10년 정도를 관측하고 투자할 뿐"이라면서 "이는 내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한국의 삼성이 5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다면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승자가 될 것"이라며 "벨 등 미국의 유수한 회사들도 그렇게까지 멀리 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임 교수는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이 언급했던 'known unknown(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속해서 알려고 노력하는 것)'을 인용하면서 "기업이 이를 계속 추구한다면 그 결과로 얻어지는 수익은 수천억원을 넘어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인과 함께 인천공항에 입국한 시모무라 오사무 미국 해양생물연구소 석좌교수는 과학과 친숙해지려면 '왜(why)'라는 질문을 항상 던져야 한다고 전했다. 83세의 고령임에도 노익장을 과시한 그는 "아기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어른이 돼서도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과학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흥미가 없다면 모르는 것이 있어도 그것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한국, 실력은 뛰어나지만…" 뼈있는 충고 ▶ "과학자의 자유로운 영혼이…" ▶ MB "과학기술 새 지평 제시할 것" ▶ "80세가 되어도 호기심을 가져라" ▶ [서울포럼 2011] 기사 전체보기 [IT·과학&자동차] 앗! 내가 몰랐던 정보들도 가득!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