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폭락 배경과 전망

◎시중금리 급등·경기악화 전망·부도사태 우려/증시 3각파도에 “휘청”/버팀목역할 개인 투매양상/실명제보완 등 없을땐 “공황”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자금 신청이후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수는 10년전 4백40∼4백60선을 오르내린 지난 87년 7월 수준으로 뒷걸음질쳐 금융실명제 보완 등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심각한 증시공황 사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가 폭락사태가 재연되고 있는 배경은 IMF 긴급자금 신청이후 정부가 긴축정책을 펼 수밖에 없어 금리상승, 부동산값 폭락, 기업부도, 성장둔화, 물가상승 등의 총체적 복합불황이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반응이 나타난 것은 시중 실세금리다. 24일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상오부터 급등세를 보이다가 결국 16%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문제는 금리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인데 IMF로부터 긴급자금을 지원받았던 다른 국가의 예를 볼때 금리상승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멕시코,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경우 IMF의 긴급자금 지원이후 한두달 사이에 금리가 2∼6배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물가상승, 연쇄부도, 강력한 통화긴축정책,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금리도 한두달 후 20%대이상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 주식시장의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들은 금리상승으로 인한 자금난이 더욱 가속화되는데다 금융기관의 대출자금 회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대규모 부도사태」가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주식투매를 더욱 가속 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해온 개인투자자들은 보유주식의 투매외에는 다른 길이 전혀 없으며 팔기 싫더라도 담보부족계좌가 속출해 앉아서 반대매매를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주말 김영삼대통령의 담화에서 그동안 기대했던 금융실명제 보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투매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실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환율급등으로 외국인투자가들이 대규모로 주식을 매각하는 와중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국내의 매수세력이 자금을 유입, 주가하락을 억제해왔다. 이달들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5천9백74억원, 3천2백55억원을 순매도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무려 9천1백71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그 자금의 성격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구구한 억측이 오갔지만 이들 매수세력에 대해서는 마치 구한말때 외세에 대적했던 의병이라고 평가를 내릴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물을 받으면서 매수에 나섰던 세력들의 의중에는 정부가 결국 금융실명제를 보완하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가 뒷받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진 투자자들의 투매는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결국 증시공황 사태를 막기위한 마지막 남은 수단은 문민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운 금융실명제를 손질하는 것 뿐이다. 금융실명제 보완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주가폭락과 기업들의 연쇄부도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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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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