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국민의 삶·행복과 무관한 GDP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지음, 동녘 펴냄 경제를 논할 때 국내총생산(GDP)은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경제활동지표다. 세계 유수의 나라들이 GDP를 경제성장률의 지표로 삼고 있으며 해당 국가의 경제 수준을 말할 때도 GDP는 중요한 준거가 된다. 그런데 GDP는 삶의 질과 국민들의 행복 지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패권국으로 도약한 중국을 보자.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2위, 세계 최고의 외환보유국인 중국의 1인당 GDP는 고작 4,210달러에 불과하다. 국가는 부유하지만 국가를 이루는 구성원인 국민 개개인은 가난하다. 미국도 1999년부터 2008년까지 GDP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소득은 계속 줄어들면서 계층간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의 소득증가율은 1990년대 연평균 4.4%에서 2000년대 25.2%로 6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가계의 소득증가율은 같은 기간 12.7%에서 6.1%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GDP 상승과 국민의 행복 지수간 반비례 현상이 심각해지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아마르티아 센, 장 폴 피투시 등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해결책을 연구할 것을 요청했다. ‘경제 실적과 사회 진보의 계측을 위한 위원회’, 일명 ‘스티글리츠 위원회’는 광범위한 영역에 대한 연구 끝에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보고서에 실린 이들의 분석과 권고가 ‘GDP는 틀렸다’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저자들은 1930년대 만들어진 GDP가 오랜 기간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을 측정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군림해 왔지만 급속한 부채 증가와 환경파괴, 불균형한 소득 분배, 복지 저하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계량 시스템의 중심을 경제적 생산에서 인간의 행복으로 이동해야 하며 행복의 측정은 ‘지속가능성’을 중심선 상에 놓고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물질적 행복을 평가할 때 생산보다는 소득과 소비에 주목하라 ▦가계의 입장을 강조하라 ▦소득과 소비를 재산과 함께 고려하라 ▦소득, 소비, 재산의 분배를 좀 더 부각시켜라 등을 구체적인 실천 항목으로 권고했다. 결함이 있는 편향된 통계의 잘못을 인정하고 지속가능한 높은 성과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수 있는 계량 방식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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