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되살아난 '리먼 악령'

파산 3년만에… 그리스 디폴트 공포 글로벌시장 강타<br>국내시장도 환율 30원 폭등·코스피 63P 급락 '휘청'


되살아난 '리먼 악령' 파산 3년만에… 그리스 디폴트 공포 글로벌시장 강타국내시장도 환율 30원 폭등·코스피 63P 급락 '휘청'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2008년 9월14일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할퀴고 지나간 지 꼭 3년. 이번에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시간 문제로 간주되고 유로존(유로통화 사용 17개국) 붕괴 우려까지 증폭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재차 신용위기(credit risk)에 빠져들고 있다. 유럽경제의 암울한 현실은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유럽 지역에서 창출하는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떨어뜨리게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달러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면 외환시장 변동에 취약한 한국 금융ㆍ증권시장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한국경제에 신용위기와 실물경제 침체라는 더블 카운트펀치를 날릴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반영해 원ㆍ달러 환율은 급등했고 주가는 폭락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30원50전 급등한 1,107원80전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100원선을 넘어선 것은 5월25일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추석연휴 기간 유로존 가운데 그리스의 부도 위기가 불거진 점이 환율급등을 이끌었다. 이진우 농협선물센터장은 "원ㆍ달러 환율은 최근 물가안정에 나선 정부의 미세한 시장개입으로 1,060~1,070원을 오갔지만 이날 유럽사태 불안을 일시에 반영하면서 30원 이상 급등했다"며 "1,100원선이 쉽게 무너진 만큼 1,15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이 급등했음에도 이날 정부가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서지 않은 것을 두고 금융시장에서는 정부가 환율상승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총생산(GDP)의 52%를 차지하는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되면 성장률 저하가 불가피한 만큼 원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물가를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큰 만큼 고환율 정책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패닉 조짐은 증시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63.77포인트(3.52%)나 급락한 1,749.1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6,900억원에 달하는 매도 공세에 나섰는데 이는 8월10일(1조2,759억원) 이후 가장 많은 매도금액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 은행들에 대한 자본확충 계획이 나와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매도에 따른 증시약세 현상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 쇼크 장기화… 한국경제 수렁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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