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NYSE, 독일에 넘어간다

<뉴욕증권거래소><br>美 자본주의 상징·월가의 심장<br>獨·美 6:4 합병 급물살<br> 승인땐 세계 시총 32%… 공룡 거래소 탄생할 듯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월가의 심장으로 21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독일의 손에 넘어간다. NYSE를 운영하고 있는 NYSE유로넥스트와 독일 증권거래소 운영업체인 도이체뵈르세 사이의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지구촌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32%를 담당하는 초대형 글로벌 증권거래소의 탄생이 임박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를 운영하는 LSE그룹과 캐나다 최대 거래소 운영업체 TMX가 합병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NYSE유로넥스트와 도이체뵈르세가 합병 추진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증권거래소의 호주거래소 인수 발표 이후 고조되던 전세계 거래소 간 합병 흐름에 정점을 찍은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의 합병으로 탄생하는 통합거래소의 지분을 도이체뵈르세 주주가 60%, NYSE유로넥스트 주주가 40%를 갖게 된다. 또 통합거래소 회장은 도이체뵈르세의 레토 프란치오니 최고경영자(CEO)가, 통합거래소 CEO는 니더 라우어 NYSE유로넥스트 CEO가 각각 맡게 될 것으로 알려져 합병 이후 통합거래소의 주도권이 독일 측으로 기울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792년 뉴욕 월스트리트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 모인 증권거래인들의 증권거래법 서명을 통해 탄생한 NYSE는 월가발 글로벌 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프랑스ㆍ벨기에ㆍ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 거래소를 운영하는 유로넥스트를 통합, NYSE유로넥스트로 재출범(2006년)하는 등 글로벌 자본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자본주의의 중심기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NYSE는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위상 추락과 최근 글로벌 거래소 빅뱅 속에서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도이체뵈르세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월가에서는 거래소 상장기업의 총 시가총액이 10%에 불과한 독일 도이체뵈르세에 미국 자본주의의 심장부가 넘어간 데 대한 자조와 한숨의 목소리가 흘러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이 최종 승인될 경우 NYSE유로넥스트와 도이체뵈르세가 운영하는 미국 및 유럽 내 거래소의 상장사 시가총액은 17조7,500억달러로 전세계 상장사 시가총액의 32.34%를 차지하게 된다. WSJ는 "합병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전세계 어떤 거래소보다도 더 많은 주식과 선물ㆍ옵션 등 파생상품을 거래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세계 무대에서 뉴욕 월가의 지배력 약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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