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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들 무심코 즐기던 커피가… 섬뜩
[이슈 인사이드] 골다공증 환자 5년새 44% 급증… 왜?무리한 다이어트… 하루 커피 3잔… 20~30대 여성도 '유리뼈'영양불균형·자외선차단·카페인이 악영향50대 이상서 대개 발생하지만 20대까지 확산약한 충격에도 골절… 생활습관 개선해야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젊은 여성 골다공증의 주원인으로 무리한 다이어트와 과도한 자외선차단이 꼽힌다. 하루 15~20분정도 햇볕을 쬐어 주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서울경제DB
얼마 전 빙판길에 미끄러지다 짚은 손목의 통증이 가시질 않자 병원을 찾은 20대 직장인 김희영씨(28)는 뜻밖에 골다공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골다공증은 어머니 세대에나 있는 질환이지 20대인 자신이 걸릴 것으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씨가 젊은 나이에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것은 몸매 관리를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했기 때문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최근 들어 뼈대가 약한 한국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 환자수는 2007년 53만5,000명에서 2011년 77만3,000명으로 5년 동안 약 44.3%가 늘었다.
골다공증이란 '뼈의 양이 감소하고 질적인 변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의 위험이 커지는 질환'을 말한다. 신체의 모든 부위에서 골절이 일어날 수 있지만 특히 손목과 척추, 고관절에서 자주 발생한다. 10명 중 9명이 여성으로 여성의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대부분 50대 폐경기 이후에 발생한다. 최근에는 사회적 활동이 한창 왕성한 20~30대 여성 환자도 해마다 1만명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젊은 여성에게서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주요한 원인으로는 무리한 다이어트와 자외선 차단제, 커피가 꼽힌다.
다이어트로 인한 저체중과 영양불균형은 골밀도를 떨어트리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영양불균형으로 인해 여성호르몬 분비가 적어지면 칼슘 대사에 균형이 깨지면서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특히 한 가지 음식만을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를 하면 칼슘 등의 영양소가 뼈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골다공증이 초래된다.
많은 여성들이 체중을 빨리 감량하기 위해 선택하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골건강에는 치명적이다. 한 가지 식품만 섭취할 경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뼛속의 칼슘이 빠져나가고 골밀도가 낮아진다.
도현우 구로예스병원 원장은 "뼈의 강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뼈의 질(구조, 미세 손상, 무기질 정도)과 양인데 무리한 다이어트로 뼈에 영양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뼈의 질이 현격히 떨어져 골다공증이 나타나기 쉽다" 며 "한번 낮아진 골밀도는 쉽게 회복하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 뼈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젊은 여성들이 많이 쓰는 자외선차단제도 피부 노화 예방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뼈 건강에는 오히려 해롭다. 뼈의 주성분인 칼슘은 비타민D에 의해 흡수되는데 비타민D는 자외선을 통해 자연적으로 합성된다. 그런데 피부에 자외선차단제를 지나치게 많이 바르거나 선글라스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시키면 비타민D 생성이 줄어 뼈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젊은 여성에게 사랑받는 커피도 골다공증을 앞당길 수 있다. 커피 속 카페인은 칼슘 흡수 불균형을 유발하여 뼈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성인의 하루 카페인 섭취권장량은 400mg이고 임산부는 300mg이다.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300ml 기준 100mg~285mg에 이르는 만큼 성인여성의 경우 하루 2~3잔 이상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은 "여성은 남성보다 호르몬이나 식생활습관 때문에 골다공증에 쉽게 노출되므로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젊은 여성 환자가 가볍게 넘어지는 충격에 의해서도 척추뼈가 골절되어 병원을 찾은 경우가 있는데 이런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예전에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한 적이 있다"며 균형 잡힌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년여성들은 주로 폐경기 이후의 여성호르몬 감소, 비만 등의 영향으로 골다공증이 증가한다. 중년과 노년 이후의 골다공증은 특히 골절발생확률이 높아지고 부상이 심각해 진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노인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욕실, 화장실의 미끄러운 바닥 및 책상 모서리 등의 물건)에서 발생하는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도현우 원장은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이 발생하면 이후 재골절의 위험이 2~10배 증가하고 지속적인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자체로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골절이 발생하면 통증이 심하고 일반인에 비해 치료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낮은 골밀도의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요인과 일부 스테로이드 약제, 흡연, 알코올,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알려져 있으며 가장 큰 원인은 골격계의 노화현상이다. 뼈의 노화는 50대 이후 급격히 진행되므로 고연령일수록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높다. 또한 여성의 경우 폐경이후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골격계의 노화현상이 남성보다 훨씬 빨리 진행된다.
골다공증은 골밀도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약물치료(칼슘과 비타민D의 투여)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 여성에게 많이 사용되는 여성호르몬 제제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정흥태 부민병원 이사장은 "골다공증 증상은 골절이 발생한 후에야 나타나며, 그 전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평소 주의를 기울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도 다이어트, 편식 등으로 영양소가 부족해 골다공증을 판정 받는 사례가 많으므로 남녀노소 모두 골다공증을 주의하고 예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