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내년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초로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KOTRA가 71개국에서 한국산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1,416개 바이어 및 주재상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간한 '해외시장에서 바라본 2012년 수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한국 수출은 6,09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12년 수출 증가율은 세계 경제 불안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 우려로 2011년 예상치(18.9%)의 절반 수준인 9.4%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특히 선진국 소비ㆍ투자 회복 둔화, 유럽 재정위기 우려 지속, 불황에 따른 각국의 보호주의 동향 등이 우리 수출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내수소비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의 수출 비중 확대로 전체적인 수출 증가세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對)중국권 수출은 중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감소에 따른 긴축 완화로 12.5%의 양호한 증가세가 기대된다. 인도ㆍ브라질 등 신흥 대국은 경제성장에 따른 내수시장 확대에 따라 한국산 제품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보고서는 2012년에는 아시아(10.5%), CIS(11.1%), 중동(13.1%), 중남미(11.8%) 등 대신흥국 수출이 우리 수출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예측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및 부품이 2012년에도 호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시장인 유럽연합(EU),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효과와 완성차 수출 증가에 따른 국산 자동차 부품 수요 증가도 여기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국산 완성차가 신흥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수출 증가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계ㆍ철강 등도 세계 경제의 전체적인 둔화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 수요 증가로 수출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수출이 어려웠던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은 2012년에도 세계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수출 증가세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선박 수출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컴퓨터류의 수출도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 기기 보급 확대에 따른 수요 감소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선희 KOTRA 통상조사처장은 "한국은 이제 무역 2조달러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 제품의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신흥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하고 하드웨어 제조업 수출 위주에서 벗어나 서비스ㆍ고도기술제품 등 고부가가치 수출로 변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