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리그 3ㆍ4위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가 8일부터 벌이는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는 ‘방패’ 대결로 요약된다. SK는 불펜, KIA는 선발진의 강점에 힘입어 포스트시즌까지 올라왔다.
SK는 시즌 초반부터 김광현, 송은범 등 선발투수들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계투진에 의존했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김광현과 브라이언 고든, 송은범으로 선발진을 짜고 불펜을 풀 가동하는 ‘벌떼’ 작전으로 KIA의 방망이를 막는다는 계산이다.
SK 불펜에는 2명의 이승호를 필두로 홀드왕 정우람, 전병두, 신예 박희수 등 왼손 투수가 5명이나 있다. 이들의 활약으로 SK는 2.78의 불펜 방어율을 기록,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2.44)에 이어 두 번째로 튼튼한 허리를 과시했다. 홀드 부문에서 정우람이 25개, 정대현이 11개, 박희수와 전병두가 8개씩을 올리는 등 KIA(37홀드)의 2배에 가까운 63개를 올렸다. 구원승은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38차례나 거뒀다.
반면 20년 만의 4관왕 투수 윤석민을 보유한 KIA의 조범현 감독은 선발 야구의 색깔을 유지할 전망이다. KIA의 올해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은 3.91로 삼성(3.88)에 이어 2위. 올해 거둔 70승 중 52승을 선발승으로 챙겼다. 다승(17승)ㆍ평균자책점(2.45)ㆍ탈삼진(178개)ㆍ승률(0.773)에서 1위를 차지한 윤석민은 KIA의 필승 카드다. 아퀼리노 로페즈와 트레비스 블랙클리의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서재응과 양현종이 버티고 있다. 이 둘은 윤석민과 함께 SK를 상대로 올해 각각 2승씩을 거뒀다. 선발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한 투수 운용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한기주를 선발과 롱 맨으로 동시에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양 팀의 상대전적은 KIA가 11승8패로 앞섰다. /양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