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처방 필요한 공공의료 정책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소득수준이나 경제적인 능력과 관계없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됐다. 그러나 의료는 의사가 환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정보의 비대칭성, 질병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질병 발생의 불확실성, 이로 인한 공급자 유인수요의 문제와 함께 공공성이 강한 서비스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를 시장에만 맡겨두면 적절한 의료 이용을 보장받지 못하는 의료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즉 보건의료를 민간부문이나 시장에만 맡겼을 때 의료기관 등 의료자원이 부족한 의료 취약지역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제적 부담능력이 없는 의료 취약계층의 문제가 나타난다. 또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하는 분만ㆍ어린이ㆍ희귀질환 의료서비스 및 응급의료 등 특정 의료서비스의 공급 부족 문제가 초래된다.

의료비 상승하는데 만족도는 추락


보건의료분야에서 정부와 공공보건의료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정부와 공공보건의료의 역할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공공보건의료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모든 의료기관은 정부의 수가통제를 받는다. 또 건강보험 당연요양기관으로 지정돼 국내 민간 의료기관은 모두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 소유의 공공의료기관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보건의료의 시장실패로 초래되는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공공보건의료의 적정수준과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공공보건의료의 적정수준과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러한 결정은 보건의료체계의 특성과 사회ㆍ경제적인 여건, 우리가 직면한 주요 보건의료문제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보건의료체계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구축돼 있는가와 함께 의료의 공공성을 얼마나 담보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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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의 공공성을 나타내는 공공보건의료비 비중은 2009년 58.2%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의 평균인 72.5%에 비해 상당히 낮으며 의료비 본인부담비율은 2009년 32.4%로 OECD 국가 중 칠레와 멕시코 다음으로 높았다.

비효율적인 보건의료체계는 노인인구와 만성질환자의 증가 등 보건의료환경의 급격한 변화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국민 의료비는 지속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의료 이용량의 증가에도 국민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상태다.

의료공급 효율 높이는 방안 시급

건강보험제도와 함께 보건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러한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정부와 공공보건의료의 역할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공공보건의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의료가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우선 의료자원의 적정수급과 의료전달체계를 포함한 의료공급체계를 효율적ㆍ합리적으로 구축하고 합리적인 지불보상제도 등도 추진해야 한다. 효율적 의료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의료 접근성 향상,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의료자원의 효율적 이용, 이를 통한 국민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제고할 뿐만 아니라 국민 의료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보건의료체계의 핵심이다.

이러한 효율적인 의료공급체계는 의료의 특성상 공공부문과 민간의료부문이 조화롭게 발전해나갈 때 달성될 수 있다. 현재 시장실패로 야기된 문제를 해결하고 합리적인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상호 보완적ㆍ협력적 관계 속에서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에 대해 합리적인 견제를 할 정도로 공공의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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