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매년 다양한 도서전이 자국의 상황에 맞게 개최된다. 도서 유통망이 좋지 않은 국가에서는 거의 한달 동안 집중적으로 도서를 판매하는 기회로 도서전을 활용하는가 하면 어떤 국가에서는 도서를 중심으로 한 흥겨운 문화축제로 도서전을 즐긴다. 또 어떤 나라에서는 철저하게 출판인들을 위한 도서 저작권 거래 시장으로 도서전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는 도서가 팔고 사는 상품이기는 하지만 다른 상품과 달리 수식어가 앞에 하나 더 붙기 때문이다. 바로 문화라는 수식어이다. 도서가 문화상품이다 보니 도서전은 다른 업계의 박람회나 전시회와는 확연히 성격이 다르다. 어떤 성격의 도서전이 다른 어떤 성격의 도서전보다 좋다 혹은 못하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2000년대 초 출판계에 전자책이 등장하고 인터넷이 급속하게 발전하기 시작할 무렵 많은 사람들은 이제 아날로그적인 도서전은 사양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사회 전반이 디지털화라는 급속한 변화를 겪으면서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사람들 간 만남이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도서전은 바로 독자, 저자, 출판인, 출판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서로 소통ㆍ교류하는 장으로서 어느 때보다 의미가 더 커지고 있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2011 서울국제도서전이 대한출판문화협회 주최로 오는 6월15일부터 닷새간 서울 COEX에서 개최된다. 이번 도서전에서는 독자들이 보다 다양한 출판사들과 저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2011 서울국제도서전의 특별전으로 '우리의 찬란한 기록문화유산'과 '전자출판물관(E-square)'이 설치 운영된다. 1,000년이 된 아날로그의 역사적 출판물인 초조대장경과 최첨단의 디지털 전자책의 만남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 독자들이 출판인, 저자, 일러스트레이터 등 출판 관계자들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12만명이 방문했던 서울국제도서전에 올해는 더 많은 독자들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