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이슈 분석] 강남 재건축 투자 시점은

서울시 정책 등 불확실성 커… "일단 연말까지는 기다려라"<br>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 못해 낙폭보다는 적정수익률 관심을<br>"일러야 올말·내년 초 투자적기… 사업 속도·기부채납도 따져야"



'지금 사야 할까, 더 기다려야 하나.' 집값의 바로미터이자 핵심 투자처로 불리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값이 속절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말을 정점으로 3~4년간 계속된 가격 하락으로 고점 대비 수억원씩 떨어진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민간 연구소를 중심으로 올해 말에서 내년 1ㆍ4분기면 집값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적정 매수시점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얼마나 떨어졌나=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 아파트 값은 일시적인 반등이 있기는 했지만 최근 3~4년 동안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이하 공급면적)는 2007년 1월 13억1,500만원에서 현재(10월 말 기준) 11억500만원까지 하락했다. 강남 저층 재건축추진단지 밀집지역인 개포동 일대 개포주공1단지 49㎡도 2008년 4월 10억원까지 상승했다가 현재 8억4,00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송파구 일대 재건축단지들의 가격 하락폭 역시 만만찮다. 잠실동 주공5단지 119㎡ 가격은 2007년 7월 15억2,500만원에서 11억3,500만원까지 떨어졌고 가락동 가락시영1차 56㎡,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1단지 59㎡도 고점 대비 각각 1억5,000만원, 8,000만원 정도 내렸다. 많게는 웬만한 서울시내 중소형 아파트 한 채 값인 4억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전문가들, "아직은 글쎄…"=그렇다면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진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 지금 투자해야 할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큰 폭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아직 투자 적기는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낙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 시세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지금은 적정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 이유로 우선 강남 재건축단지 사업에 큰 영향을 주는 서울시 정책의 불확실성이 꼽히고 있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팀장은 "한강변 초고층 개발 등 지구단위 개발보다 각 단지별로 재건축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각 단지별로 진행한다고 해도 기부채납 비율 등 공공성을 강화할지 약화할지 알려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서울시의 부동산정책 세부 윤곽이 드러나야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강남권 재건축은 원활한 사업 진행 여부가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며 "서울시 정책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투자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일단 연말까지는 기다려봐야=얼어붙은 부동산시장도 재건축 투자를 '심사숙고' 해야 하는 이유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DTI 규제 등으로 시장이 하락기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가격이 낮아졌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설명했다. 채 실장은 또 "사실상 강남권 신도시인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 역시 강남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투자 시점은 빨라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꼽고 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급매물이 나오면 저가매수할 수는 있지만 시장이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며 "가격 하락폭이 심하지는 않아도 내년 상반기까지 반등세로 돌아서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사업 속도, 기부채납 비율 등 꼼꼼히 따져야=강남권 재건축 투자를 결심했다면 사업 진행 속도, 기부채납 비율, 주변 단지와의 시세 차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예를 들어 은마아파트 투자를 결심했다면 주변 도곡 렉슬 정도의 가치를 형성할 수 있는지 등 주변 새 아파트와 비교를 해보는 것이 좋다"며 "평생 모은 자금이 몇 년 동안 묶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투자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언 팀장은 "압구정동 옛 현대아파트의 경우는 기부채납 비율이 재건축 투자수익의 핵심"이라며 "서두르기보다는 정책 변화를 살펴보며 내년 초 정도 투자 시점을 저울질해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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