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선 고교 "역사 교과서 어찌할꼬"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갈등에 47곳 채택 못한채 눈치보기

우편향 논란을 빚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면서 일부 고등학교가 아직도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려니 동문을 비롯한 진보 진영의 반대가 신경 쓰이고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근대사 부분에서 공부할 만한 내용도 있다고 판단되는 교과서를 쉽사리 포기하기도 힘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연장된 교과서 채택 마감 시한은 유명무실해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국회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8일 현재까지 제출 받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선정·채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794개 고등학교 가운데 47개 학교가 아직 새 학기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률은 0.06~0.11% 사이를 오가는 등 극히 저조한 것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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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바로는 9일 현재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파주 한민고와 서울디지텍고가 유일하다. 8일까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유지했던 유일한 2개교 가운데 1개교였던 경북 청송여고는 이날 학부모간담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다. 서울디지텍고는 같은 날 위안부에 관한 서술 등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수정된다는 전제하에 교학사 교과서를 비상교육 교과서와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이렇듯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한 학교가 한두 곳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아직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못한 학교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하는 동시에 해당 학교는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학교로 주목 받게 되고 비난을 받을 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사 교과서를 아직 결정 못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어쨌든 학기 시작 전까지는 교과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며 "자칫 잘못하다가는 곤욕을 치를 수도 있어 섣불리 판단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교과서 채택 마감 시한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0월11일이었던 마감 시한은 11월 말, 12월 말로 두 번이나 연기됐다.

현행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은 '1학기에 사용될 교과용 도서는 해당 학기 개시 6개월 전까지 주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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