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무바라크 '점진적 권력 이양' 쪽에 무게

시위 소강상태속 권력이양 방안 싸고 각계 분열양상…<br>권력공백 장기화·혼란 우려<br>美클린턴 "부통령 중심 개혁 지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 13일째인 6일(현지시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 무바라크 새판짜기가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권력 이양 문제를 놓고 정부와 군은 물론 야권에서까지 의견 분열 조짐을 보이는데다 미국도 점진적 권력이양 방안을 선호하고 있어 자칫 이집트의 권력 공백 장기화에 따른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무바라크 대통령이 9월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현재 이집트 내부에서는 다양한 권력 이양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 여당에서는 즉각 퇴진을 거부하고 있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명목상 최고 지위를 유지하면서 사실상의 권력은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위임해 9월 대선을 치르는 단계적 이양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집트의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NDP)의 지도부는 지난 4일 당수인 무바라크 대통령을 제외하고 일괄 총사퇴했다. 야권 일부에서도 이 같은 방안을 지지하고 있으며 국제 사회 역시 급진적인 정치ㆍ경제 시스템 변화로 인한 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방안을 가장 지지하고 있다. 특히 이집트 사태에 중대한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이집트 정국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47차 국제안보회의에서 "슐레이만 부통령이 주도하는 이집트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혀 종전의 '즉각적인 이양'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동안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을 요구해온 시위대와 또 다른 야권 인사들은 여전히 무바라크의 무조건적인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권력 새판짜기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이 지지하는 단계적 권력 이양은 성공할 수 가 없다"고 일축하면서 "이집트 국민들은 당장 무바라크의 등을 보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향후 시위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엘바라데이 전 총장은 "평화롭던 시위가 피비린내나는 혁명으로 바뀌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경고했다. 시위대와 정부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군은 권력 이양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채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미 해군대학원(NIPS)의 로버트 스프링보그 교수는 "이집트 군부는 시위대의 분노가 군사정권이 아닌 무바라크 대통령 개인에게 향하도록 하는 데 집중할 뿐"이라며 "군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착보다 군사정권 유지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이집트에서 권력이양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권력 공백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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