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건주의」 행정/연성주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이 내용이 신문에 발표되면 우리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 정상적인 검역을 받고 돼지고기를 수입했는데 이제와서 세균이 오염됐다며 제품을 폐기처분하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격입니다.』 3일 만두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본부 발표가 나온뒤 만두회사 사장이 기자실에 달려와 눈물로 하소연했다.축산물가공업무를 싸고 연초부터 벌이고 있는 농림부와 보건복지부의 밥그릇 싸움으로 애꿎은 기업들이 골병이 들고 있다. 이 문제로 차관까지 경질된 복지부는 궁지에 몰리자 산하 식품의약품안전본부를 통해 농림부 동물검역소가 치명적인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성 리스테리아균을 검사하지 않은채 수입축산물을 통관시켜 이 균에 오염된 돼지고기가 냉동식품에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제조용 원료 돈육의 검사를 농림부에 위탁했으나 검역이 수박겉핥기식이어서 식품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농림부는 『검출과정을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채 모든 잘못을 검역에 돌리고 있다』며 『가열된 식품의 원료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되는 것은 큰 문제없다. 이 균은 일반세균으로 한우고기에서도 최고 17%까지 검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농림부는 먹어도 별 문제없는 것을 가지고 복지부가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저의가 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농림부는 수입과정에서 리스테리아균을 검사해야 하는데도 엄격하게 검사할 경우 수출국이 꺼린다는 이유를 내세워 샘플조사조차 하지 않은데 대한 책임을 면할수 없다. 최근 대법원이 무죄확정한 우지판결에서 보듯 무책임한 한건주의식 행정으로 죽어나는 것은 기업이다. 복지부와 농림부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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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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