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 그룹<우즈­대우>(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중앙아에 쓰는 ‘자동차 역사’/“최초의 차공장” 우즈벡서 올 7월 출범/프레스 등 자동화 90% 연 20만대 생산우즈베키스탄은 우리에게 그리 가까이 느껴지는 나라는 아니다.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던 사마르칸드란 고대도시가 있는 곳,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의 중심권에 자리한 나라라면 어렴풋이나마 그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코리아」는 특별한 나라다. 동양인을 보면 대부분이 「코리아」를 떠올리고, 한국의 기업을 아느냐고 물르면 『대우』가 쉽게 튀어 나온다. 이 나라 최초의 자동차 공장을 대우가 건설, 지난 7월 국가적 축제속에서 준공식을 가진 뒤에 나타난 모습니다. 바로 「우즈­대우모터사」다. 이 공장은 수도인 타슈켄트에서 동쪽끝 3백50㎞ 지점에 있는 안디잔주 아사카시에 자리하고 있다. 수도인 타슈켄트에서 아사카로 가는 길은 끝없는 평원과 그것을 덮고 있는 목화밭(세계최대의 생산국), 우리나라에서와 똑같은 모양의 사과, 복숭아, 자두 등이 널려있는 과수원, 우리말을 쓰는 사람들(고려인), 그리고 달구지가 함께 하면서 수십년전 우리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인구 2천만명의 비교적 큰 나라인데도 「도로를 전세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는 한산하다. 대우가 왜 이곳을 독립국가연합, 중국, 파키스탄 등지의 진출거점으로 삼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문화적 동질성과 자동차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우즈­대우공장은 아사카시는 물론 이 나라 전체의 변혁에서 중심에 있다. 대우 덕분에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유일한 자동차 생산국이 됐다. 이 공장은 우즈베키스탄의 국가기간 산업이다. 우즈­대우사의 건물지붕은 황색다. 황색은 이나라에서 행운으로 통한다. 우즈대우의 본사로 새로 지은 검은색 유리건물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최고급 빌딩으로 명물이 되고 있다. 모두 카리모프 대통령의 희망을 대우가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 94년 부터 시작된 공장건설에서 건설 본부장을 맡은 사람은 줄라베코프 수석 부총리다. 이 역시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따른 것이다. 국내 업체가 해외에 직접 건설한 최대규모로 연산 20만대의 설비를 갖추고 있는 이 공장은 자랑할게 많다. 세계 어느 공장에 손색없는 최신설비를 갖추고 있다. 『창원 국민차 공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으로 보면 된다』는게 이관기 우즈­대우 회장의 설명이다. 프레스 자동화율 90%, 1백20대의 용접로봇, 완전자동의 도장공장, 89개의 각종 조립공정은 어느 공장에 손색이 없다. 설비만 최신이 아니다. 근로자들도 모두 대우 창원공장에서 6∼12개월씩 연수를 받아 높은 기능수준을 자랑한다.『주변국가의 중공업체에 비해 최고 5배의 생산성을 갖추고 있다』는게 품질을 책임지고 있는 김용탁과장의 설명이다. 하루 생산규모는 티코 50대, 다마스 20대, 넥시아 40대 등 1백10대. 이 공장의 가능성은 많다. 우선 시장이다. 『중앙아시아 4개국, 파키스탄, 중국, 이란 등지에 수출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인구 2천만명의 대체수요만 갖고도 연간 20만대는 팔 수 있는 시장』(김우중 회장)이다. 노동의 질도 매우 높다. 이를 증명하듯 우즈대우 공장의 3천2백여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은 6개월 이상의 연수를 잘 소화, 높은 생산성을 거두고 있다. 이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중앙아시아 최초의 자동차 근로자며, 세계 어느나라에서나 통하는 차(넥시아­씨에로의 해외브랜드, 티코 등)를 자신들의 손으로 만든다는 강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수잔 일로프씨(23)는 『올해안에 마이카를 갖는다는 꿈을 갖고 열심히 일한다』고 말한다. 『모든 일에 만족한다』는 그가 한달에 받는 임금은 3천숨(약 60달러). 대학 교수의 급여수준(1천5백∼2천숨)에 비하면 그의 만족은 괜한 얘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즈­대우는 이 나라에선 「선구자」로 통한다. 자동차 생산도 처음이며, 서방국가들과의 대규모 합작 및 기술협력도 처음이다. 아사카은행과 합작으로 할부금융회사를 만든 것도 처음이다. 판매와 마케팅 개념도 대우가 진출하면서 심어놓은 것이다. 자본주의의 교과서 역할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공장을 비롯 무역, 섬유(원면), 전자(컬러TV, VCR, 카오디오), 통신(전전자교환기), 정보통신서비스(이동통신, 삐삐), 금융에 이어 부동산, 중공업 등 현지에 「무국적 그룹체제」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우그룹 세계화전략의 성공 가능성은 어느 지역보다 높아 보였다. ◎우즈­대우 오토컴퍼니 현황 ◇투자지분=(주)대우 50%, 우즈베키스탄 자동차 공업협회 50%, 자본금 2억달러 총 투자 6억5천8백만달러 계획 ◇공장위치=수도 타슈켄트 동쪽 3백50㎞ 지점의 안디잔주 아사카시 ◇공장규모 및 특징=부지 15만평, 건평 5만평,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공장 및 부대설비를 갖춘 최신 일관 생산공장 ◇공사기간=94년 5월∼96년 3월(23개월), 준공식 96년 7월19일 ◇생산규모=연산 넥시아 10만대(생산 96년 3월), 티코 5만대, 다마스 5만대(96년 6월) 등 20만대 ◇모델별 생산계획=넥시아 96년 1만4천대, 97년 5만3천대, 2000년 8만대, 티코 96년 5천대, 97년 2만6천대, 2000년 4만대 다마스 96년 1만1천대, 97년 2만6천대, 2000년 4만대 ◇부품국산화 인력=96년 30%, 97년 40%, 98년 60%, 99년 70%, 2000년 80% 현재 기능직 2,500명, 관리·기술직 700명(계 3,200명) 98년 기능직 3,000명, 관리·기술직 750명(계 3,750명) ◇96년 판매계획=티코 5천대, 다마스 1만대, 넥시아 1만3천대 등 2만8천대(내수 2만1천대, 수출 7천대) 판매망 현재 6개, 연말까지 15개 확대 ◇부품업체=▲동흥전기(시트) ▲코람프라스틱(범퍼, 인스트루먼트 패널) ▲동주산업(페인트) ▲동서기연(내장재) ▲호남석유화학(플라스틱 원재료 및 성형) ▲세명공업(연료탱크) ▲동원금속(머플러) ▲수석프라스틱(블로우 몰딩) ▲한일튜브(브레이크 및 연료파이프) ▲북두(스피커) ▲홍성화학(방음재) ◎인터뷰/이관기 우즈­대우 회장/“정치 안정… 현지 인력도 우수” 이관기 우즈­대우 회장(56)은 대우중공업 국민차 사업부문을 맡고 있으면서 우즈―대우사의 회장도 겸하고 있다. 이 공장은 (주)대우가 자본금(2억달러)의 절반을 투자했지만 건설, 설비 및 부품공급, 현지근로자들의 국내연수 등 제반사항은 모두 국민차 사업부문에서 맡았다. 이회장은 트랙터 엔진공장 이던 이곳을 인수, 최신 자동차 공장으로 변모시킨 이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모두 책임져 수행한 사람이다. 『이제는 우즈베키스탄에 관한한 박사가 됐다』는 이회장의 말은 이 사업과 그의 관계를 잘 설명해 준다. ­어려운 점은.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와 자동차 사업에 대한 제도의 미비였다. 우즈베크는 소연방에서 분리독립된 91년 9월 이후에 다시 태어났다고 보면 된다. 모든 것을 알려주어야 했다. ­우즈베크 근로자들의 장점이 있다면. ▲지시하는 일은 완전하게 소화한다. 우즈대우공장의 생산성은 주변의 중공업 공장에 비해 4∼5배 높다. 한국에 비해 70% 수준인데 조만간 따라잡을 것으로 본다. ­중앙아시아 여러나라 가운데 왜 우즈베크를 택했는가.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무엇보다 인력이 좋다. 사람이 좋으면 모든게 잘 풀린다는 것은 대우의 세계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정희자 대우개발 회장이 김우중 회장에게 투자를 요청한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안다. 정회장은 현지에 있는 우리동포(고려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 ­설비가 매우 좋아보이는데. ▲세계 어느 공장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는 최신설비다. 창원 국민차 공장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보면 된다. 중앙아시아 최초의 자동차 공장으로 주변국가들이 모두 부러워한다. 우즈베크 정부는 이 공장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의 70년대 초 생활수준에 20세기말 최신설비가 준 「충격」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박원배> ◎카리모프 대통령 “한국 배우고 싶다” 『자동차를 한 가구에 한대씩 공급하는게 꿈이다.』 이슬람 A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58)의 말이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그의 의지를 잘 담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우즈­대우공장 준공에 맞춰 대우그룹의 세계경영 광고모델로 무료 출연을 허락했을 정도로 한국과 대우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다. 카리모프 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우즈­대우공장은 우즈베크와 한국의 상호신뢰와 경협을 상징하는 것이다』는 의미 부여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그는 『이 공장을 통해 한국의 고속성장과 한국기업의 진취성을 배우고 싶다』며 현재 전개하고 있는 『한국을 배우자』는 경제개발 정책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대우와 김우중 회장에 대한 그의 신뢰도 매우 높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김회장·대우와 공식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접촉하는 동안 책임감, 신중함, 큰 회사라는 것을 의심할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많은 기자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얘기할 정도. 그는 이 공장에 국가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아사카(우즈벡)=박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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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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