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책임경영 어깨 더 무거워진 '신동빈 롯데'

롯데그룹이 17일 열린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함께 법과 원칙에 따른 경영방침을 승인하면서 신동빈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20일간의 경영권 분란을 마무리 짓고 양국 롯데를 아우르는 원톱 체제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일본 주주들이 신 회장의 안건을 예상과 달리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것은 경영권 조기 안정의 필요성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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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뉴 롯데' 체제를 이끌어나갈 신 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이 주총 직후 "가족과 경영은 별개 문제"라고 역설한 것도 단지 친인척 문제가 아닌 내부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절박감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경영권 분쟁에서 드러난 주먹구구식 경영과 전근대적 기업문화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롯데의 미래조차 장담하기 힘든 게 엄연한 현실이다. 신 회장은 무엇보다 국민에게 약속했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에 대한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아야 한다. 롯데가 연매출 83조원의 글로벌 기업이라고 자부한다면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정도경영과 책임경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매출의 90%를 한일 양국에만 의존해온 만년 내수기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양국 롯데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고 중국과 베트남 쇼핑몰 등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야 할 것이다.

롯데 사태는 다른 대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러 기업이 창업 3세로의 세대교체를 맞으며 경영권 승계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 전반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는 곳이 롯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 경제에 더 이상 '오너리스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이해관계자들을 포용하고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는 열린 자세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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