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금리안정' 팔걷었다

정부가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의 열쇠가 투신문제이고 투신문제의 해결여부는 금리안정에 달려 있다고 보고 금융감독위원회가 주관이 돼 한국은행, 재경부등과 함께 금리안정에 나섰다.투신업계 역시 생존을 위해서는 금리안정이 가장 필요한 요인이라고 보고 3년만기 회사채 기준 한자리수로 금리를 끌어 내리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은행들도 최근 투신권을 이탈한 자금들이 단기 저축상품으로 몰려들면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금리가 하락한다는 징조가 명확하면 채권을 사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금리 하락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고 볼수 있다. 금감위는 지난 3일 재경부, 한국은행, 은행·증권·투신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투신사 지원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투신이 보유하고있는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를 은행에서 직접 매입해 주기로 했다. 은행이 투신보유 국공채를 직접 사 주면 투신권이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를 시장에 내다 팔지 않아도 돼 금리상승 분위기를 꺾을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 역시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9월중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필요시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에서는 3일 은행의 투신보유 국공채 직접매입조치를 지금까지 발표된 시장 안정대책중 가장 영향력있는 조치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 채권부 박성진(朴成振)팀장은 『이번 국공채 및 우량회사채에 대한 「빅 세일」은 은행들이 우량채권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가 평균 9.5%선인 점을 감안하면 9%이상의 국채와 이미 10% 선에 다다른 산금채와 공사채, 그리고 삼성전자 기준 10.40%~10.45%대의 우량회사채는 은행들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투신위기가 본격화되면서 MMDA등 단기상품을 중심으로 8월중 13조5,131억원의 수신고 증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주식, 채권등 유가증권은 사지 못하고 대출수요는 증가하고는 있지만 수신고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운용처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4%대초반 금리의 초단기자금(콜)으로 여유자금을 운용하면서 일부에서는 역마진을 낳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유자금 운용처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금리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되면 채권매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 투신사를 중심으로 한 투신권도 금리하락이 생존의 과제라고 보고 회사채기준 금리를 한자리수로 끌어내리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 대형투신사 채권부 관계자는 『은행들이 언제까지 콜 등 단기자금으로 여유자금을 운용할 수는 없는 만큼 채권 대기매수세가 풍부하다고 본다』며 『시장안정 분위기가 확산되면 한자리수 금리를 위한 대규모 채권매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14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올 국채 발행계획 서울은 행, 대한생명등 구조조정대상 금융기관에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위해 예정된 예금보험공사채 발행계획 채권단 사이의 이견으로 인한 대우 워크아웃 지연 은행권의 기업대출 증가 대우여신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은행권의 자기자본비율(BIS) 하락 등이 금리하락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투신권이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를 대량 매각할 경우 펀드내 잔류자금의 자산등급이 하락할 수 있고 이는 다시 환매를 유인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대규모 미매각 수익증권을 떠 안고 있는 증권사들 역시 투신사로부터 채권으로 상환받아 이를 은행에 매각할 경우 장부가와 시가와의 차이를 부담해야만 해 영업수지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대한투신 한동직(韓東稷)채권투자부 부장은 『대우 워크아웃의 성공적인 진행여부와 투신 환매규모, 이에 따른 투신 구조조정 착수여부등이 금리 한자리수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의식 기자ESA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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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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