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종편 출범 한달 앞두고 곳곳서 파열음

과도한 광고비·특혜 요구 따라 불만 목소리 커져<br>케이블 "시장규모 생각 안한 방통위 안일한 결정"


종합편성채널 출범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와 관련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광고비 요구에다 채널선정과정에서도 특혜를 요구, 산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요구를 들어주기도 쉽지 않지만, 거절할 경우 기존 거대신문과 연계된 종편의 '불리한 보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광고시장 생태계 파괴하는 종편= 현재 종편 사업자들은 광고비를 MBC나 KBS와 같은 지상파의 75%정도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상파들은 25% 수준을 고려하고 있다. 박현수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종편의 2012년 평균 시청률은 0.57%로 지상파 평균의 4분의 1 수준이다. 대기업의 광고담당 관계자는 "종편이 요구하는 광고 금액은 자체적으로 추산한 광고액보다 지나치게 높아 업체로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종편이 광고 영업을 강화함에 따라 여타 군소 미디어의 존립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현재 국내 미디어 업체의 매출 중 90% 가량은 광고 수입이다. 박현수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광고주의 68%, 광고대행사의 85%가 신문 광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으며 예산 또한 17% 줄어 경영환경이 악화될 전망이다. ◇케이블 사업자들도 볼멘 소리= 채널공급사업자(PP)들은 종편으로 인해 사업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종편이 '의무채널'에 선정되면서 70여개의 채널만 송출가능한 아날로그 방송의 경우 PP 4곳을 송출 목록에서 제외해야 한다. 송출목록에서 제외된 PP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 케이블 업체들이 의무전송해야 하는 채널은 14개로 종편과 보도채널들이 본격 출범하는 내년에는 20개로 늘어날 예정이다.이와 관련해 서병호 한국PP협의회 회장은 "정부는 종편을 의무전송 채널 목록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만은 케이블사업자(SO) 또한 마찬가지다. SO들은 현재 종편의 채널 배정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문제는 종편으로 인해 SO의 계열 PP들이 연계 피해를 보게 된 것. 현재 씨앤앰은 드라맥스를, 티브로드는 이채널을, CJ헬로비전은 TVN 등을 계열 PP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앞번호에 배치돼 있다. 하지만 종편 때문에 이들 채널 번호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종편 사업자들이 시청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앞번호 채널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정부측에서도 은근히 종편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 SO 업계 관계자는 "종편은 주요 언론사가 주축이 돼 탄생한 PP인 만큼 '갑'으로 불리는 SO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협상이 진행중에 있지만 이들이 앞번호를 강하게 요구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무엇이 문제인가 = 이렇게 종편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선정된 업체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광고 시장 규모는 9조원 정도로 전망되는데 종편 채널 하나당 운영 비용은 2,000억원에서 2,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결국 제한된 시장에 너무 많은 업체가 뛰어들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 업계 관계자는 "시장규모를 생각하지 않은 방통위의 안일한 결정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결국엔 2개의 종편만 시장에 남을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그러기 전에 군소매체나 PP 사업자들이 다 죽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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