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례없는 최장기 무이자할부 경쟁/차3사 매월 1,100여억 손해

『얼마나 깎아 줍니까.』『다른 조건은 없나요.』 요즘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영업사원들에게 어김없이 던지는 말이다. 거의 모든 제품에서 할인이 관행화됐지만 자동차에서는 줄곧 유지돼온 「판매질서」가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자동차업계가 벌이는 판매경쟁은 「전에없던 것」이다. 현대와 기아는 4월부터 무이자할부판매를 실시했다. 지금까지 여러차례 무이자할부가 있었지만 길어야 한두달이었다. 「최장기무이자할부」의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신차로 이 대열에 가세할 수 없는 대우는 3년뒤의 중고차값을 미리 공제한뒤 할부를 하는 제도를 도입, 타사에 맞서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정상적인 판매로 보기는 어렵다. 과연 무이자할부가 불황의 타개책이 될 수 있는가. 이에대해 대우의 한 관계자는 『무이자할부를 통해 차를 구입하는 고객의 절반가량은 단순히 구매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밝히고 있다. 구매시기를 앞당긴 기간은 5개월 정도. 게다가 무이자할부는 큰 손실로 이어진다. 현대의 경우 무이자할부를 실시하면 한달에 약 5백억원, 기아와 대우는 3백억∼4백억원의 금융부담을 안게 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상적인 판매와 비교해 줄어드는 수익은 연간 수천억원에 달한다. 국내 승용차 3사의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은 지난해의 경우 1.8%로 일본(5.5%)에 비해 크게 뒤지며 매출액대비 순이익률도 0.5%로 일본의 절반에 머물고 있다. 장기간의 무이자할부 실시로 올해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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