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통 INSIDE] 대형마트 '신성장동력 찾기' 붐

"이번엔 창고형 할인매장이다"<br>기존 마트보다 10~30% 저렴… 판매 품목 적어 인건비도 싸<br>이마트 용인구성점 새단장후 매출 2.5배 늘어 전환 가속도<br>지역 상인 "제2 SSM 아니냐" 반발… 울산·대구선 사업허가 놓고 갈등도



대형마트들이 창고형할인매장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기존 마트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창고형할인매장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출점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용인 구성점을 시작으로 4개 점포의 문을 연데 이어 추가 출점을 추진중이다. 롯데마트도 내년 상반기에 서울 금천점을 창고형할인매장으로 전환시킬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지난 7월부터 기존의 3개 대형마트 점포 내에 숍인숍 형태로 운영에 나섰다. 창고형할인매장의 대표 업체인 코스트코홀세일은 전국에 현재 7개 점포를 운영 중이지만 광명역점, 울산점, 용인점 등 3~4곳의 추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진출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 '제2의 SSM(기업형슈퍼마켓)'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품종 대량 염가판매가 컨셉트= 창고형할인매장의 업태는 '소품종 염가 대량판매'다. 대량구매 고객들을 겨냥해 기존 대형마트 보다 제품 수는 10분의1 아래로 줄이면서 대량 판매하되 대형마트 가격보다도 10~30%나 싸게 운영한다는 컨셉트다. 코스트코홀세일처럼 철저하게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도 있고 이마트처럼 비회원제로 운영되기도 한다.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판매품목이 적어 매장 관리인력을 기존 대형마트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만큼 제품을 저가에 공급할 수 있어 관련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4년 신세계와 코스트코홀세일이 합작으로 '프라이스클럽'(나중 코스트코홀세일로 변경)이란 이름으로 양평동에 첫 점포를 연 게 처음이다. 1998년 신세계가 이마트의 전국 출점을 위해 지분을 철수했고 이마트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시장이 한계에 이르자 다시 창고형할인매장 시장 진입에 나섰다. 코스트코홀세일을 운영하는 코스트코코리아는 이후 지속 성장해 알짜 회사로 거듭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09년9월1일~2010년8월31일 회계연도에 1조5,788억원 매출에 당기순이익이 685억원에 이른다. ◇급속히 확산되는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는 우선 인수한 월마트 점포 중 실적이 잘 안나오는 곳을 중심으로 '트레이더스'라 이름으로 창고형할인점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전환한 용인구성점의 경우 새단장 후 매출액이 2.5배 가량 늘면서 전환사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인천 송림점, 대전 월평점, 부산 서면점이 '트레이더스'로 문을 열었으며 대구 비산점도 새롭게 단장한 후 개점을 기다리고 있다. 롯데마트도 디지털파크와 더불어 2대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설정해 창고형할인점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대형마트 경쟁이 치열한 서울 금천점을 롯데카드나 롯데백화점 등 롯데멤버쉽회원 등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창고형할인매장으로 바꿀 계획이다. 내년 2~3월 리뉴얼 공사에 착수해 상반기중 문을 열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품목수는 5,000개 정도로 컴팩트하게 하고 1차적으로 2,200여 롯데멤버스 회원을 대상으로 회원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도 지난 7월부터 서울 월드컵점, 서울 강서점, 인천 간석점 등 3개 점포를 대상으로 창고형 할인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홈플러스는 별도의 창고형 할인매장을 내기보다는 숍인숍 형태로 '소품종 염가 대량매매 코너'로 운영한다. 코스트코홀세일도 추가 점포를 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코스트코홀세일은 현재 서울에 양평점, 양재점, 상봉점, 수도권에 일산점, 지방에 대전점, 대구점, 부산점을 운영 중이다. 코스트코홀세일은 울산점과 광명역점, 용인 공세점의 신규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중소 상인 반발로 '제2의 SSM' 우려= 창고형할인매장은 대형마트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만큼 자영업자 등 소비자들로부터 환영 받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대형마트에서 전환한 곳의 매출도 적지 않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주변 중소상인들이 손님을 빼앗기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 상인 반발로 이마트의 대구 비산점과 코스트코홀세일의 울산 진장점은 사업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코스트코 울산 진장점의 경우 울산 북구청청장이 거부하고 있지만 울산시장은 승인하는 등 이해관계가 뒤엉키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민노당 울산시당이 적극적으로 저지에 나서면서 지역사회에서 큰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입점 반대론자들은 "울산은 인구 110만명에 대형할인점이 12개나 있어 이미 포화상태에 있다"며 "대형 할인점 간의 경쟁이 중소상인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울산 북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북구청은 물가가 배추 한 포기에 1만5,000원인 시대에 장바구니를 걱정하는 서민과 울산 전체의 소비자를 생각하라"고 게재되는 등 일반 주민들은 입점을 반기고 있다. 이마트 대구 비산점도 이미 리뉴얼을 끝낸 상황이지만 관할 서구청이 사업전환을 승인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기존 직원들은 인근 점포로 재배치했지만 계약직 사원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반면 팔달시장 등 인접한 상가의 중소상인들은 트레이더스 비산점이 문을 열 경우 상인들의 생계가 크게 타격 받을 것이라며 저항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역 중소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국회에서도 적지 않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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